줄탁동기는 협동정신이다
줄탁동기는 협동정신이다
  • 김병곤
  • 승인 2011.11.10 14:37
  • 호수 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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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수협은 아주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것이다. 반세기 한국 수산업을 이끌어 온 수협은 새로운 반세기를 위해 어업인들의 대표조직으로 변화와 개혁을 이끌어 가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협동의 참 의미를 되찾는 어업인과 조합, 조합과 중앙회가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이다.

줄탁동기란 말이 있다. 계란 속의 병아리가 껍질을 두드려 바깥으로 나갈 때를 알리는 소리에 어미 닭이 밖에서 껍질을 깨준다는 의미다. 중국 송나라 때 스님들이 수행하면서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갔다고 생각하면 스승이 제자들에게 화두를 던져 그걸 풀면서 깨우치게 되는 데서 비롯됐다.

이것은 병아리와 어미 닭이 안과 밖에서 함께 해야 새 생명이 탄생 할 수 있다는 ‘상생과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상호협력의 협동 원리와 같은 철학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수협은 50주년에 발맞춰 여러 분야에서 상생과 협력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선 많은 조합들이 중앙회 출자금 증대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자금 증대운동은 선택이아니라 필수라는 생각으로 자발적인 운동이 펼쳐진 지난 3월 이후 13개 조합에서 36억4700만원을 선뜻 증자했다. 이 운동에 동참한 조합들이 과거부터 결코 경영이 좋은 조합들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 때 전국의 많은 조합들이 경영개선자금이 투입되는 등 상당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었다.

하지만 이들 조합들은 뼈를 깎는 고통을 딛고 경영부실을 털어내고 중앙회 출자금 증대에 동참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회도 ‘줄탁동기’의 정신으로 어업인과 회원조합을 위해 내년예산을 확대 편성했다. 수산피해 복구예산 등 어업인 지원을 30%나 늘려 잡았고 회원조합 지원에 281억원을 증액했다. 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상생을 이끌고 자생력 강화와 지도사업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최우선 배정한 것이다.

이처럼 수협은 어업인의 대표 역할에 진정성 있게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수산정책에 대한 혼재가 문제다. 협동조직 육성에는 냉소적으로 바라보면서 어촌을 살리겠다는 이유로 품목별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협동조직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어촌계를 자율관리라는 미명하에 협동조직에서 분리하려 하고 있다.

물론 많은 어업인들이 정부의 보호와 지원 속에 대우받으면 더 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우리 어촌에 존재하는 협동조직에 힘을 실어야 정책이 일관되게 추진될 것이다. 주식회사에 투입할 것이 아니라 전략품목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품목별 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자율관리어업은 수협이 맡아 관리해야 한다.  수협은 다른 협동조직과 달리 상부상조의 이념을 역사속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계(契)가 존재하고 있지만 수협의 풀뿌리 조직으로 전혀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행정적으로 분리되고 어촌계에 맡겨진 자율관리 공동체 사업마저도 수협과는 무관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수협이 여전히 어촌에 살아 있으며 협동조직이 영원히 존재하고 어업인 꿈이 영글어서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따스하게 덥혀주고 바람을 막아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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