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좌읍 하도리마을
제주 구좌읍 하도리마을
  • 배병철
  • 승인 2011.10.13 11:39
  • 호수 1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해녀의 산실

▲ 하도리 마을 전경

제주시에서 동쪽으로 약4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도리는 한라산으로부터 가장 먼 거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형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해변가 주변으로는 넓은 경작 농지를 지니고 있으며, 제주도에서 어느 마을보다도 긴 해안을 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주란 자생지인 토끼섬과 철새도래지

하도리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문주란이 자생하고 있는 토끼섬이 있다. 하도리 굴동포구에 이르면 50여 미터쯤 떨어진 곳에 표류하는 듯 떠있는 작은 섬이 나타나는데. 그섬이 바로 ‘토끼섬’으로 한여름 하얀 문주란꽃이 온 섬을 뒤덮을 때 그 모양이 토끼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토끼섬은 원래 바깥쪽에 있는 작은 섬이라는 뜻으로 `난들여`라고 불렸다고 한다. 960여 평의 면적에 백사장과 10여 미터 높이의 현무암 동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간조 시에는 걸어들어 갈 수 있지만 만조시에는 백사장과 동산이 분리되고, 육지와도 분리된다.

문주란은 수선화과에 속하는 상록 다년생초로서 높이 60~70센티미터까지 자란다. 겨울에 말랐던 잎이 봄을 맞으면 파랗게 새잎이 돋아나고 7월말쯤부터 백설같은 꽃을 연달아 피워 9월까지 온 섬을 하얗게 물들이며 그 은은한 향기 또한 그지없이 좋다고 한다. 그 옛날 멀리 아프리카 남단에서 파도를 타고 온 씨앗이 정착하여 뿌리를 내렸는지도 모른다고 전해지는 토끼섬 문주란은 천연기념물 19호로 지정되어 보호를 받고 있다.

토끼섬 인근에는 돌많은 제주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습지도 위치해 있다. 이곳엔 특히 겨울철에 볼거리가 많다고 하는데, 이유인 즉슨 이곳이 철새도래지이기 때문이다. 겨울철만 되면 수많은 철새들과 그 철새들의 모습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고 한다. 때문에 제주시에서는 이곳에 바닷물이 순환할 수 있는 통수로와 관람데크 등을 설치해 생태관광지로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국내 유일의 해녀박물관

하도리에는 해녀가 많기로도 유명하다. 약 500여명의 해녀가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살아가고 있는데, 이는 하도리 어장이 육상의 인간에 의한 영향이 적고 계절적으로 해조류 성장에 필요한 영양염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이 다른 곳에 비해 비교적 크지 않기 때문에 해조류의 부착과 성장에 양호한 환경조건을 갖고 있는 제주도에서도 가장 큰 마을어장이기 때문이다.

하도리에는 또한 국내 유일의 해녀박물관도 위치해 있다. 해녀박물관의 홈페이지에 보면 일제의 수탈에 맞서 제주 해녀들이 주축이 되어 투쟁했던 해녀항일운동의 발상지에 해녀박물관을 세웠다고 소개가 되어 있다. 그만큼 이곳 하도리에 예로부터 해녀가 많았다는 반증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제주 올레길을 중심으로 제주 관광이 무척이나 활성화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올레길에 포함되진 않았더라도 멋진 해안도로와 자연유산을 가지고 있는 이곳 하도리 또한 제주 여행길에 그냥 지나치긴 너무나도 아쉬운 곳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