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제주의 맛
색다른 제주의 맛
  • 배병철
  • 승인 2011.09.22 15:05
  • 호수 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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섭지 해녀의집 겡이죽과 성게칼국수

▲ 섭지 해녀의 집은 어촌계 해녀분들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로 유명한 섭지코지 인근에 어촌계에서 직영하는 식당이 있다. 바로 섭지 해녀의집, 3개의 마을이 모여 하나의 어촌계를 이루고 있는 고성·신양어촌계에서 운영하는 식당인데 이집에 제주 특유의 음식이 눈길을 끈다.

주메뉴는 전복죽인데, 전복죽이야 제주에 있는 많은 해녀의 집들에서 언제든지 먹어볼 수 있는 보편적인 메뉴라 크게 눈길이 가지 않는데, 겡이죽이란 특이한 이름을 가진 죽이 눈에 띄었다.

서빙을 하는 분께 여쭤보니 우리가 정말 흔히 볼 수 있는 바닷가, 갯벌에 사는 작은 게를 곱게 갈아 체로 걸러낸 물과 노릿노릿하게 볶아낸 쌀을 섞어 끓인 죽이라고 한다.

겡이(깅이)란 게를 뜻하는 제주말로, 성산포 및 동부지역에서는 겡이죽, 제주시권에서는 깅이죽이라 불리는 이 음식은 부연 설명을 붙이지 않아도 제주도 사람들이 먹는 말 그대로 서민음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먹을 것이 없을 때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었던 구황음식일 수도 있겠다는 느낌도 든다.

최근 우리가 예전에 먹던 구황음식들이 대부분 웰빙음식으로 그 이름을 떨치듯이 겡이죽 또한 웰빙음식이 될 듯하다.

꽃게나 털게, 대게보다 작기는 하지만 그 껍질째로 다 먹는 것이니 그냥 추측만 해도 단백질, 칼슘, 비타민 뿐만 아니라 게에 많이 함유된 키토산 성분까지그대로 들어 있을 것 같다.

겡이죽은 처음 듣는 이름 때문에 그 맛이 궁금해 시켜 먹어보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겡이죽의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구수하다”는 말이 제일 어울릴 듯 하다.


게향이 나는 듯 하면서도 아닌 것도 같고, 비린 것 같으면서도 그렇지 않고, 먹어본 이들이 대체적으로 평가하는 말이 구수하다는 것이다. 단골 손님들 중에는 그 구수한 맛을 잊지 못해 찾아오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섭지 해녀의 집에 있는 또한가지 색다른 메뉴는 바로 성게칼국수, 무심코 시켰다가 그 맛에 놀라고 간다는 섭지 해녀의 집의 히든카드라 할만 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곳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죽 한가지와 성게칼국수를 시켜먹고 있었다. 성게칼국수는 다른 지역에서 팔고 있는 조개나 바지락, 해물을 넣어 만든 칼국수보다 더 시원한 맛이 느껴지는 맛이다. 해장용으로 좋을 듯 하다.


성게칼국수는 먹다보면 더 놀라게 된다. 왜냐면 먹을수록 성게알이 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성게알 대부분이 바닥에 가라앉아 있어 국수를 휘휘 저어서 아래위를 섞은 후에 먹는게 성게칼국수를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이라면 방법일 듯 하다.

섭지 해녀의 집은 음식 뿐만 아니라 뛰어난 경관을 지닌 음식점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식당 내부에서도 창을 통해 성산일출봉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건물을 신축하면서 만들어 놓은 테라스에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마시는 커피 한잔이야말로 세상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맛이다.

전화번호 : 064) 782-0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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