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 북한수역 조업 정부 대책 모색해야
중국어선 북한수역 조업 정부 대책 모색해야
  • 김병곤
  • 승인 2011.08.11 14:00
  • 호수 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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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선 규모는 900여척 넘어… 우리 어업인 출어포기 속출
7·8월 우리수역 회유 오징어 길목막고 싹쓸이


많은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조업에 뚜렷한 대책이 없다. 올해 북한수역에 투입된 중국어선 규모는 900여척이 넘는다. 북·중 공동어로협약이 체결된 2004년부터 따지면 2005년의 939척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많다.

2004년 100척, 2005년 939척, 2006년 582척, 2007년 497척, 2008년 325척, 2010년 642척으로 들쭉날쭉했지만 올해는 중국어선들의 추가 조업 가능성이 있어 사상 최대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들 어선은 7월과 8월, 우리해역으로 회유하는 오징어의 길목을 막아 싹쓸이를 하고 있다. 지난 달 강원 동해안의 오징어 어획고는 905톤으로 지난해의 73%, 2년 전보다는 43%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20마리 기준으로 예년에 5~6만원선이던 경매가가 최고 9만80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의 활어 공급이 가능한 채낚기오징어잡이의 최대 성어기인 현재 오징어가 없어 우리 어선들이 거의 출어를 포기한 상태다.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조업이 우리 어업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우선 남하하는 오징어를 중간에서 중국 어선들이 가로채는 데 있다.

또 중국 어선들이 북상하면서 우리 어업인들이 펼쳐 놓은 그물도 훼손하고 있다. 현재 어업인들의 어망훼손 신고는 42건이다. 피해 어망은 오징어 및 꽁치 자망 249닥(닥은 그물을 세는 단위로 1닥은 폭 3~4m, 길이 80~100m 정도)으로 피해 금액은 3000여만원으로 추정된다. 어업인들이 어망 피해 때문에 조업을 못하고 어망 수리를 하는 손실까지 감안하면 피해액은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오징어 자망 훼손 피해는 강릉시수협이 26닥, 죽왕 수협 21닥, 고성군수협 12닥, 속초시 9닥 등 모두 68닥에 이른다. 오징어 자망 1닥은 가격이 보통 9만원 정도 하는데 영세 어업인들이 오징어잡이를 할 때 보통 20~30닥짜리 어망을 쓴다.

특히 중국어선들의 북한수역 투입으로 오징어 어획량이 확실하게 줄어들었다. 그동안 오징어잡이 손실액이 200억원 가까이 된다고 추산한다.

고성군수협에 따르면 2009년의 경우 오징어 어획고는 2880t(90억8700만원어치)이었지만 중국 어선이 출몰했던 2004~2008년에는 한 해 평균 어획량이 1931t(58억4400만원)으로 떨어져 평균 32억4300만원의 소득 감소가 발생했다. 이를 2004~2008년과 2010년 6년치로 환산하면 194억5800만원에 이른다.

연도별 오징어 어획량을 보면 1991년부터 매년 20% 안팎의 증가세를 보여온 오징어 어획량은 1999년 24만9000t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 2000년 22만6000t으로 어획량이 줄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15만9000t까지 어획량이 떨어졌다.

문제는 뚜렷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수협중앙회가 피해대책TF팀을 구성하고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기는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여론이다.

남북간 긴장완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북한과의 어업협정을 맺고 우리 어선들이 북한수역에 진출하는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될 때마다 정부에 강력히 호소하고 탄원서도 보냈지만 정부는 늘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다. 이번에도 강원지역 어업인들은 “어업인의 위기가 곧 국가적인 위기임에도 안이하게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에 분노한다”면서 “이번 만큼은 정부의 보다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이 마련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정부의 능동적인 대처를 촉구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중국이 입어료를 내고 조업을 하고 있는 만큼 우리도 이에 상응한 입어료를 주고 북한수역으로 진출한다면 오징어 잡이 어업인들의 이중삼중의 피해는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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