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해녀정신(海女精神)
불굴의 해녀정신(海女精神)
  • 김병곤
  • 승인 2011.08.11 11:32
  • 호수 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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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이 없는 해녀들/비참한 살림살이 세상이 알아/ 추운 날 무더운 날 비가 오는 날에도/ 저 바다 물결위에 시달리는 몸…/ 배움 없는 우리 해녀 가는 곳 마다/ 저놈들의 착취기관 설치해 놓고/우리들의 피와 땀을 착취해 간다/ 가이 없는 우리해녀 어디로 갈까/ 제주해녀들이 일제의 착취 수탈에 맞서 부른 ‘해녀의 노래’다.

해녀 역사는 인류가 바다에서 먹을 것을 구할 때인 원시시대부터 였다는 고증이다. 제주해녀 역사는 고고학적으로 기원 전후라는 것이다. 어부와 해녀를 관장하는 신당(神堂)이 고대로부터 전해오고 있다는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오랜 물질의 역사에서 해녀는 한국여성의 강인함과 살아있는 상징으로 남아 있다. 분명 해녀들은 한국의 역사고 현재와 미래가 되고 있다. 하지만 옛 문헌에 남아 있는 해녀들은 탐관오리들에게 수탈당하고 생활이 비참했다고 기록돼 있다. 바다에서 물질을 해야 하는 숙명을 타고 난 제주 소녀들은 7∼8세때 부터 헤엄치기 시작해 12∼13세가 되면 두렁박을 받아 얕은 데서 깊은 데로 헤엄쳐 들어가는 연습을 했다 한다.

15∼16세가 되면 바닷속에서 물질을 시작해 비로소 해녀가 되고 17∼18세에는 본격적인 해녀로 활동한다. 이때부터 40세 전후까지가 가장 왕성한 활동시기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제주 해녀들은 약 5000여명에 불과하다. 더구나 거친 바다에 잠수장비 없이 작업하는 특성상 젊은 여성들이 없어 제주 해녀는 60세 이상이 75.4%, 70세 이상도 39.7%를 차지하고 있다.

해녀들은 일제 강점기에 여성 어업인이 주도한 전국 최대 항일투쟁의 주인공으로서 대중항일투쟁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고 지금은 유형무형의 문화적 가치와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해녀들은 때로 추위와 싸우고 거센 파도에 몸을 맡기며 수산업을 지켜온 그야 말로 우리나라 수산업의 산 증인이다.

거친 바다를 두려워하지 않고 이에 맞서 싸워나가면서 생존해 온 해녀 정신은 우리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기에 충분하다. 해녀들의 이러한 강인함과 근면성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저평가됐던 것이 사실이다. 지역 경제사의 한축을 담당했고 일제 강점시기 항일운동의 정신이 살아있었음에도 새롭게 조명 받지 못했다.

마침 11일 수협중앙회가 제주해녀 위안 행사를 연다. 지난 2009년에 이어 제주에서 두번째다. 차가운 바다와 함께 평생을 살아오며 물질로 우리 수산업을 지켜온 해녀들의 개척정신에 대해 전국 수산인의 마음을 담아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해녀들의 귀중한 경험과 정신을  수협정신으로 승화시켜 수산업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을 것도 다짐한다.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거친 파도와 천길 물속은 해녀들에게 고난의 일상사다. 그래서 해녀들의 정신엔 협동심과 도전정신, 상호배려, 자기관리가 있다.

우리가 분명 배워야 할 대목이다. 해녀들의 억척스런 삶은 승리의 역사다. 그들의 삶을 한번쯤 되돌아 보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 대한 가장 분명한 열쇠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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