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 공수마을
부산 기장 공수마을
  • 배병철
  • 승인 2010.01.12 19:19
  • 호수 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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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의 아름다운 슬로시티

▲ 공수마을

부산에 사는 연인들의 데이트 성지 송정해수욕장을 지나 대변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오른쪽에 슬며시 나타나는 작은 길 하나, 해안도로의 초입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길을 지나면 새색시처럼 곱게 숨어 있는 작은 마을 하나를 만날 수 있다. 유심히 보지 않으면 그 이름조차 알 수 없는 작은 해안가 마을, 바로 공수마을이다.

농림수산식품부 선정 아름다운 어촌 100선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공수마을은 체험학습장으로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공수마을 앞 바닷가 일대는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이 사시사철 자리를 잡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 공수마을 지압산책로

▲ 공수마을 인근에서는 낚시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적하고 운치있는 어촌
마을을 둘러싼 해안길은 오밀조밀하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해안길이 아니라 마을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이 안타깝지만 해안길을 따라 걷다보면 지압산책로도 나오고, 작은 백사장이 나오는 것이 그래도 갖출건 다 갖추고 있다.

오종종한 흰 모래를 밟으며 모래사장 끝으로 가면 작은 숲길 하나를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을 따라 계속 걸으면 한때는 동해남부 제일의 명승지로 불리기도 했다는 시랑대를 만나게 된다. 지난 1960년대만 해도 수많은 한시가 새겨진 절경의 바위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사람들의 무관심과 세월의 풍파에 못 이겨 이 절경의 바위들이 심하게 훼손되고 말았으니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다.

▲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 송정해수욕장

부산 데이트의 성지 송정해수욕장
공수마을에서 도보로 5분 정도 내려오면 송정해수욕장이 있다. 외지인들에겐 피서철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들리는 해수욕장이지만 부산 사람들에겐 사시사철 드라이브와 데이트를 즐기기에 알맞은 데이트의 성지로 불린다.

해운대를 지나 달맞이 고개를 넘어 오면 송정해수욕장에 들어서게 된다. 이 곳엔 백사장을 거닐거나 죽도공원에 들러 데이트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커피 한잔씩 들고 차안에 앉아 창밖으로 보이는 해변을 보며 도란도란 사랑을 속삭일 수 있어 주차장이 항시 차들로 빽빽이 채워져 있다.
송정해수욕장은 또한 학생들의 MT장소로도 많이 알려져 있는데 수도권 학생들이 강촌에 가는 것이나 매한가지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 듯 하다.

▲ 바다위에 세운 사찰 해동용궁사

바다 위의 사찰 ‘해동 용궁사’
공수마을에서 약 1km남짓 떨어진 곳에는 한국 삼대관음성지의 한 곳이며 산 속에 있는 대부분의 사찰과는 달리 바닷가 절벽위에 자리 잡은 해동 용궁사를 만나볼 수 있다.
용궁사는 1376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창건한 사찰로 바다와 용과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뤄 그 어느 곳보다 신앙의 깊은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누구나 꼭 현몽을 받고 한가지 소원을 이루는 염험한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20∼30명 단위로 하루 2∼3팀이 꼭 들르는 등 단체관광지로 인기가 많다. 용궁사를 찾은 일본인들은 이곳에서 바라다 보이는 동해바다의 아름다움에 감탄사를 연발한다고 하니 사찰이 많은 일본에서도 이러한 절경을 갖춘 곳은 드문가 싶은 생각이 들어 경외감이 더해진다.

▲ 해동용궁사 불이문
용궁사 또한 부산에 사는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중 하나로 입구에서부터 나 있는 계단을 내려가보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돌로 만든 문인 ‘불이문(不二門)’이 나온다. ‘불이’란 원래 부처님과 중생은 본디 하나요, 생과사, 만남과 이별도 둘이 아니라는 뜻이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곳을 지날 때 손을 잡거나 팔짱을 끼지 않은 채 따로 떨어져서 지나게 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헤어지게 된다는 믿지 못할 속설을 만들어 낸 곳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이 곳을 지나는 연인들을 유심히 지켜보는 것도 용궁사를 즐기는 또 하나의 볼거리라 하겠다.

공수마을 인근에는 눈으로 경치를 즐기며 입으로 맛을 즐기는 유명한 음식점들이 여럿 있다. 그 중에 부산의 명물인 짚불구이 곰장어를 파는 집들도 옹기종기 모여 있어 공수마을을 구경하다 으레 들러서 그 맛을 보고나면 한동안 잊지 못해 또다시 찾게 된다고 하니 미식가들이 유난히 공수마을을 많이 찾는다는 것도 빈말은 아닌 것 같다.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아 개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들이 많이 남아 있는 공수마을. 마을이 크거나 조경이 잘돼 있거나 위락시설을 잘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운치가 느껴지는 마을이다. 동부관광단지조성사업이 한창인 지금 어쩌면 해안선을 따라 바닷바람을 맞으며 자연 그대로를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을 수도 있으니 부산을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한번 공수마을에 들러 볼 것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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