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인전복물회집 해녀부부의 손맛보기
제주해인전복물회집 해녀부부의 손맛보기
  • 김상수
  • 승인 2011.06.09 13:52
  • 호수 9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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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사천항 맛집

▲ 성게알 그득한 비빔밥
부인은 제주식 성게비빔밥과 성게물회의 손맛을 내고, 남편은 그 주재료인 성게 등을 물질로 잡아내는 해남이다. 옥호는 제주해인전복물회집이지만, 강릉 사천항에 위치해 있다. 막잡아내 바다향기가 그대로 남아 있는 성게비빔빕과 성게물회 紙上 맛보기.


아침에 채취한 성게 알, 점심상에 오르다

예로부터 성게 알은 해삼창자젓, 어란(음건한 숭어알)과 더불어 ‘천하의 3대 진미’라 불렸다. 특히, 성게 알은 생으로 먹기도 하지만 소금에 절여서 알젓을 만들어 먹는데 이때 불리는 이름이 바로 운단이다. 전통한의학에서는 ‘해담(海膽)’이라고도 하는데, 한 시절 서민들은 자주 먹을 수 없을 정도로 고가였고, 일본에서는 고급횟집에서나 구경할 수 있던 영양식이다.

이런 성게 알로 비빔밥과 물회를 만들어 손님상에 올리는 집이 있으니 제주해인전복물회집이다. 그것도 물질하는 남자, 곧 해남인 남편 홍순철 씨가 막 잡아내 싱싱한 성게를 부인이자 주방장이기도 한 구춘자 씨가 즉석에서 알만 골라내 바로 맛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갖은 매콤한 양념에 버무린 야채무침이며 김 가루와 어우러지는 성게 알 맛은 그 자체로도 환상이다. 밥과 비비면 씹을 것도 없이 술술 넘어간다. 어디 맛뿐이랴, 성게 알은 단백질, 지방, 비타민 B군과 비타민 C, 철분, 마그네슘, 칼슘 등등이 들어 있는 영양덩어리.

예전에는 결핵뿐만 아니라 가래를 제거하는 거담작용도 뛰어나 담배 많이 피는 남정네들이 좋아라 한 음식. 소화흡수가 잘 될 뿐만 아니라 피의 흐름을 좋게 하는 작용이 있음에 제주 등 우리 어촌에서는 강장, 강정제로 알려져 왔다. 최근 연구결과로는 각종 미네랄과 아미노산이 풍부, 간장을 비롯한 인체의 장기 전체를 강화시켜 준다고 알려지면서 찾는 이가 늘었다.

제주해인전복물회집에 여성 단골손님이 많은 까닭은 따로 있다. 성게가 변비와 피부미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고, 노화방지에도 따라올 것이 없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는데, 여성들이 주로 찾는 게 성게알비빔밥이라면, 들어서는 남정네들마다 성게물회를 주문한다. 속풀이에 좋고, 곁들여지는 전복 한 마리며 물가자미가 넉넉하게 들어있어 한끼 식사뿐 아니라, 술안주로도 좋기 때문이다.

이런 재료들은 특유의 매콤하면서도 새콤달콤한 육수 속에서 한데 버무려지고 비벼진다. 국물과 함께 성게나 전복 혹은 물가자미를 곁들여 먹으면 바다향기가 솔솔 풍겨온다. 물회 양도 많지만, 혹시 모자라다는 손님이 있을까봐 전복죽도 올리고, 국수도 삶아 올린다. 국수는 육수에 말아먹으면 바로 회국수가 되는 것이다.

사천항은 강원도에서 전복물회와 성게물회 등 ‘물회마을’로 알려져 있다. 그 중에서도 제주해인전복물회집은 제주식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부인인 구춘자 씨가 제주해녀 출신이기 때문에 제주식 맛이다.

“제주에서 성게 알은 여러 종류의 전통음식에 주재료로 이용하지요, 메밀칼국수나 메밀수제비에도 성게
▲ 전복과 물가자미회는 고명이요, 성게가 주인공인 성게물회
가 들어가고요. 여름이면 특히 인기가 많은 게 바로 물회입니다. 성게비빔밥이나 성게칼국수나 수제비는 연중 먹지만, 성게물회는 더운 날 먹어야 좋잖아요.” 안주인 구춘자 씨의 말이다.

해남인 남편, 홍순철 씨는 바다날씨가 좋으면 하루도 물질을 쉬는 날이 없단다. 홍씨가 아침에 잡아낸 성게며 멍게 해삼은 손님들의 점심상에 바로 오르니 더 없이 싱싱하다는 소문에 단골손님이 늘어간다. 게다가 부인 구춘자 씨의 손이 크니 대접에 담겨지는 성게 알이 넉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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