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미조항 ‘공주식당’
남해 미조항 ‘공주식당’
  • 배병철
  • 승인 2011.05.19 11:38
  • 호수 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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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회? 갈치회? 그 비린 것을 회로?

▲ 갈치회와 멸치회를 상추에 싸 먹으면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남해 미조항에 늘어선 갈치회, 멸치회 전문점들.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비린 것을 어떻게 회로 먹냐며 반문하지만, 산지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는게 이 곳 사람들의 말이다.

멸치회와 갈치회로 유명한 미조항의 여러 식당들 중에서도 “원조”라는 두글자가 붙어 있는 공주식당을 찾았다.


아담한 규모의 식당벽들은 이곳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으로 가득해 그간의 명성을 쉽게 확인해볼 수 있었다.

멸치회, 갈치회, 갈치조림, 갈치구이 이 네가지 메뉴가 이곳의 전부였다. 하지만 진정한 맛집은 메뉴 수가 적다는 세간의 말이 여기서도 통했다.

주문을 하자 새콤달콤한 향기를 풍기며 멸치회와 갈치회가 한접시 나온다. 大자는 3만원, 中자는 2만원이다. 생각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회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회가 아닌 회무침으로 나온다.

아마도 비린맛을 없애기 위함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회를 무친 양념의 맛이 독특해 어떤 양념이냐고 물으니 막걸리를 발효시킨 식초로 맛을낸 양념이라고 한다.

갈치회는 뼈째 같이 썰어 나와 조근조근 씹는 맛이 일품이다. 반면에 멸치회는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 하다.

내장과 머리를 제거하고 살만 발라낸 멸치회는 그야말로 진미였다. 같이 나온 상추에 멸치회, 갈치회를 올려 싸먹은 뒤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으면 세상천지에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공주식당을 30여년 운영해온 김정선씨는 여기에 멸치회 갈치회를 하는 많은 식당들이 있지만 자신이 원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한다. 그만큼 맛에 자신이 있고, 전통에 자부심이 있는 듯 하다.

▲ 공주식당의 또다른 별미 갈치구이
멸치축제 기간이고, 주말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이집의 갈치회, 멸치회 맛을 보려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가 않았다.

갈치회와 멸치회, 비리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독특한 비법을 이용해 미식가들의 입맛을 달래어 온 공주식당. 남해의 나폴리 미조항의 아름다운 풍광과 미조식당에서의 든든한 한끼, 보물섬 남해의 진정한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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