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라 東海야
웃어라 東海야
  • 배병철
  • 승인 2011.05.12 11:48
  • 호수 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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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묵호항
▲ 묵호등대에서 바라본 묵호항 전경

취재차 동해안을 갈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동해는 남자다움이 느껴진다. 오밀조밀한 서남해안의 느낌과는 달리 탁 트인 넓은 바다와 거친 파도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까지 뻥 뚤리며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그런 동해에서도 진짜 동해를 만나고 왔다.


묵호항의 변신은 무죄

동해에서도 진짜 동해인 동해시에 가면 동해 어업의 중심지이자 동해안 제1의 무역항이었던 묵호항을 만날 수 있다. 당연히 묵호항에는 동해 어업의 산실 동해시수협 본소가 위치하고 있다.

운이 좋아 아침 일찍 어선이 입항하는 시기를 잘 맞춰 묵호항에 가면 어시장에서 금방 잡은 싱싱한 횟감을 구할 수 있으며 잡아온 생선을 경매하는 장면을 구경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뿐만 아니라 선어 위판장과 활어 위판장이 구분되어 설치되어 있는 것도 색다르다. 묵호항이라고 하면 으레 묵호여객터미널을 칭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곳과 이곳은 엄연히 다른 곳이다.

묵호항은 1936년부터 삼척일대의 무연탄을 실어 내면서 항구도시로 모습을 갖추게 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곳이다. 1941년 8월 묵호항으로 개항했으며 1964년에 국제무역항으로 탈바꿈했다. 1974년 동해항 건설 이전까지는 우리나라 시멘트, 석탄 수출의 선봉에 섰던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묵호항이 최근 들어서는 해양관광어항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25년까지 2376억원을 들여 관광기능이 대폭 보강된 국제 무역항으로 재개발이 추진 중이다. 현재 동해시와 주민들 국토해양부, 항만청 등이 묵호항의 미래에 대해 활발히 의견을 개진 중에 있다고 한다.


드라마 찬란한 유산과 출렁다리 VS 등대오름길

묵호항 인근 동문산에는 1963년 6월에 건립된 유인등대인 묵호등대가 있다. 높이 12m의 내부 구조가 2층으로 된 원형의 철근콘크리트로 지어졌으며 새하얀 등대가 푸른 바다와 어울려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등대주변으로는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작은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입구에 들어서면 육당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글이 새겨진 조각이 넓게 펼쳐져 있어 눈길을 잡아끈다.

이곳 묵호등대로 오르는 길은 3가지 코스가 있는데 그중 하나는 자동차를 이용하는 길이고 나머지 두곳은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길이다. 이 중에서도 2009년 찬유폐인을 양산했던 드라마 ‘찬란한 유산’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출렁다리를 지나는 길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으나 수변공원 맞은편 작은 골목에서부터 시작되는 등대오름길은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이곳 등대오름길을 오르면 통영의 유명한 벽화마을인 동피랑마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곳곳에서 아기자기한 벽화와 안내표지들을 만나 등대까지 오르는 길이 심심치가 않다. 그 중에서도 길 중반에 붙여진 ‘헉헉 담배 끊으셔야죠’ 라는 표지는 백미. 게다가 길을 오르는 중간중간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갈증이 해소되는 듯한 시원함을 느끼게 되니 꼭 한번 이길을 올라보기를 권해드린다.


가시는 분들께는 수변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대오름길을 올라 묵호등대를 둘러보고 다시 출렁다리가 있는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는 코스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동해시에서는 이미 묵호항을 수산업과 수산관광 기능을 갖춘 특화된 동해안의 새로운 해양관광지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관광객과 시민들이 즐기고 머물 수 있도록 광장, 산책로 등 다양한 휴식기능을 갖춘 수변공원 등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항에서 어항으로 다시 다목적 해양관광어항으로의 변신을 앞둔 묵호항. 묵호항의 미래에서 동해와 진짜 동해의 희망찬 웃음이 그려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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