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수협 조합장들의 자강불식(自强不息)을 보며
일선 수협 조합장들의 자강불식(自强不息)을 보며
  • 김병곤
  • 승인 2011.04.21 15:29
  • 호수 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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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말이 있다. 주역에 나오는 이 문장은 동양역사에서 힘들고 어려울 때 마다 본인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으로 자주 인용됐다. “천체의 운행은 건실하다. 군자는 그것으로써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데에 힘쓰고 쉼이 없도록 한다(天行健 君子以自彊不息)”는 의미다.

대자연의 변화는 조금도 어긋남이 없음으로 높은 학식과 덕행을 지녔거나 높은 관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겸허한 자세로 부단히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말이다.

어쩜 자강불식의 자세가 우리 어업변화의 핵심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도하개발아젠다(DDA)협정 추진과 세계 각국과의 잇단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범세계적 시장 통합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자원 생태계 파괴와 각종 산업시설로 사라져가는 갯벌은 우리 수산업의 경쟁력 상실을 가져오고 있다.

우리의 수산업은 여전히 보호와 보조금 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대로 두면 수산업의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수협 역시 수산업의 환경변화와 열악한 경영여건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일선 수협들은 1000억원이라는 잉여를 냈지만 빈익빈부익부(貧益貧富益富) 현상은 여전하다.

더구나 일부조합에서는 조합장 선거 때마다 혼탁 과열로 잡음이 나고 있으며 선거후유증으로 끊임없는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조합 경영에 크나큰 타격을 주고 있고 외부로부터 좋지 않은 시각을 불러오고 있다.

협동 조직의 혁신 주체는 누가 뭐라 해도 조합장이다. 협동운동은 지도자의 자세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합장들은 경영 마인드와 기업가 정신, 핵심역량을 갖추고 주체적이며 실질적인 협동조직의 변화를 주도해야 하는 것이다.

때마침 일선 수협 조합장들이 스스로 ‘조합장 헌장’을 제정하고 선포식을 가졌다. 몸과 마음을 단련해 지혜와 바른 품성으로 조직을 이끌어 가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이들은 첫째, 성실과 청렴을 바탕으로 솔선해서 협동조합운동을 실천할 것. 둘째, 수협의 주인인 어업인이 조합을 믿고 이용하며 능동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신뢰를 구축해 자조조직 체계 확립. 셋째, 창의와 봉사정신으로 책임을 다하며 청탁과 이권개입 없는 투명한 경영활동으로 건실하고 자주적인 조합경영을 이룩할 것. 넷째, 협동을 통해 어업인의 지위를 향상시키고 조합의 성장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 다섯째, 바다를 소중하게 가꾸며 수산자원 조성과 보호에 적극 참여해 항구적인 수산업 발전을 도모한다는 5개항의 실천의지를 천명했다.

이들 조합장들은 자조와 자주, 협동조직인 수협의 조합장으로서 수협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수산업 발전과 어업인 권익증진을 도모하는 엄중한 사명을 부여 받고 있다며 이같이 헌장을 제정하고 의지를 다진 것이다.

이종구 회장도 헌장 마련은 “협동운동의 또 하나의 진전이다”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윤리 경영은 회피하거나 유예할 수 없는 시대적 명제"라며 "조합장들이 5개항의 실천강령과 자기 점검을 생활화해 수협이 어업인과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자강불식, 무한 경쟁시대에 우리가 생존을 위해 반드시 되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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