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북부수협 앞, 울릉도회식당의 , ‘시원한 봄맛’물가자미회
영덕북부수협 앞, 울릉도회식당의 , ‘시원한 봄맛’물가자미회
  • 김상수
  • 승인 2011.04.15 14:15
  • 호수 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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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크기로 소문난 안주인의 만족할만한 맛


우리 바다에서 잡히는 가자미는 24종 정도. 특히 연중 어획되는 물가자미는 예로부터 동해안 어촌 아낙네들이 사철 식탁에 올리는 어종이다. 물가자미와 참가자미 등 가자미는 양식이 되지 않기에 자연산 좋아라 하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동해안에서 ‘미주구리’로도 불리는 물가자미는 찬물과 만나 별미가 된다.

영덕북부수협 건너편 울릉도회식당, 들어서는 손님들마다 약속이나 한 듯 ‘물가자미물회’를 주문한다. 널찍한 주방에선 김자선·김운자 씨 부부의 회칼이 도마 위에서 춤을 추기 시작한다.

화려한 칼질에 물가자미의 지느러미와 불필요한 부분이 제거되고 뼈째 썰어진 살로 도마 위가 그득해진다.

▲ 물가자미회 재료
시원한 물회가 되었든 고소한 ‘뼈꼬시(새꼬시)’ 혹은 매큼새콤한 식해가 되었든, 주재료인 물가자미는 이렇게 뼈째 썰어 조리된다. 꾸들꾸들 말려졌다가 양념되어 오르는 가자미조림도 마찬가지. 물가자미 뼈가 무르고, 포를 떠낼 정도의 두께가 아니니 뼈째 썰기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참가자미에 비해 두께가 얇은 이 물가자미는 상대적으로 살집은 얇지만 뼈째 썰어내면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된다.

김자선 씨 부부가 내는 물가자미물회는 동해안 어촌전통 음식 가운데 하나. 이런 물회는 주 재료 생선과 더불어 갖은 양념과, 온갖 야채와 과일을 썰어 함께 넣고 고추장으로 비빈 다음 물을 부어먹는 별난 음식이다.

▲ 고추장 양념에 버무린다.
손 크기로 주변에서 소문난 안주인 김운자 씨는 막 썰어놓은 물가자미 회부터 갖은 야채며 과일까지 덥석덥석 집어서 대접에 담는다.

손님입장에서는 기왕에 물회를 먹으니 물가자미를 그냥 회로 먹지 말라는 법 없다며 재료 접시 위에 젓가락을 들이밀기도 한다. 물론이다. 이렇게 뼈째 썬 물가자미는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먹어도 되고, 초고추장 넣고 버무린 회무침으로도 별미다.

회무침에 들어가는 양념이나 물회 양념이나 같은 까닭이다. 특히 요즘이 물가자미 제철. 울릉도회식당에서는 ‘생물 물가자미’를 이용해서 인기를 끄는데, 이는 영덕북부수협(구 축산수협)에서 15년동안 경매사로 일한 김자선 씨 덕이다. 어민들이 잡아온 어획물을 슬쩍 보기만 해도 上品인지 어떤지를 아는 이들이 수협 경매사 아닌가. 그런 눈으로 울릉도회식당에서 요리해 손님상에 올릴 생선들을 골라오니 주재료에서부터 차이가 날밖에.

▲ 물을 부어 완성
“퇴직한 것은 10년째지만, 집사람이 이 횟집을 운영한 것은 15년째지요. 진작부터 우리 집에 찾아왔던 손님들 역시 15년 단골자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비법요? 없습니다. 신선한 재료를 선택할 수 있는 눈이 비법이라 할까요.”

김자선 씨의 말인데, 기자가 본 또 하나의 비법은 안주인의 큰손에도 숨어있는 듯 했다.

주문한 회대접이 나오자, 손님들은 초고추장에 버무리고 찬물을 아낌없이 들이붓는다. 몇 번 젓가락을 담그다가 바로 밥을 만다. 물가자미물회는 안주도 되지만, 밥을 말아먹으면 훌륭한 한끼 식사가 된다는 것을 익히 알기 때문이다.

▲ 손맛의 주인공 김자선, 김운자씨 부부


연신 추가 주문하는 것은 ‘물가자미밥식해’다. 매콤 새콤한 맛이 자꾸 유혹하니 넉넉히 담아 올려도 금세 비어버리는 울릉도회식당의 밑반찬이다. 맛은 물론 값에서도 만족한다. 서너 명이 큰 것으로 하나 주문하면 배불리 먹을 수 있기에 그렇다. 수협직원에서 횟집주인으로의 변신에 성공한 김자선 씨의 생선 보는 눈과 큼직한 손이 안주인인 울릉도회식당에 5월이면 빈자리에 없어진다.

5월 27일부터 영덕물가자미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니 제 맛날 때 서둘러 찾아가 볼일이다.(전화번호 054-732-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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