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슴푸레 밝아오기 시작하는 가을 포구에 어선들이 귀항하기 시작한다.
가장 먼저 도착한 배는 조업을 끝낸 정치망 어선. 새벽 경매 때면 어업인들의 신경이 다소 날카로워진다는 것을 아는 눈치 빠른 여행객 몇 명을 따라 삼척수협 장호위판장 옥상으로 올라간다.
새벽 위판 구경으로 시작되는 바다여행
이런 모습이 한 눈에 들자 관광객들의 ‘어머! 이것 봐라, 야! 저것 봐라’하는 환호가 여기저기서 이어진다. 삼척 장호마을에서야 날마다 되풀이되는 어업인들의 일상사지만 도시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볼거리로 다가서는 모양이다. 자망어선들이 연달아 입항하면서 위판장의 활기는 수그러들지 않는다.
지난해 최우수 체험어촌으로 선정된 삼척시 근덕면 소재의 이 장호마을은 농림수산식품부 지정, 강원도 1호 어촌체험 마을이자, 일명 한국의 나폴리로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세를 타고있다.
장호마을 어업인들이 주도하는 어촌체험은 크게 바다체험과 어업체험으로 나뉜다. 항구를 끼고 있는 장호1리는 투명카누, 바다래프팅, 스노클링으로 바다 속 엿보기, 고둥잡이 등 바다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국내에 3대밖에 없다는 투명카누가 모두 이곳에 있다. 카누를 타고 맑은 바다 속 생태계를 관찰하는 것은 색다른 체험인데 여전히 관광객들의 인기를 끌어 모으고 있다.
스노클링은 수경과 호흡장비인 대롱만으로 아름다운 바다 속 생태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체험이다. 깨끗한 바다가 있기에 가능하다. 스노클링 체험 중에 지천인 고둥을 잡아 볼 수도 있다. 큼직한 갯돌 하나만 들추면 열댓 마리의 고둥을 잡을 수 있어 인기. 게다가 국내 어촌 최초로 시도된 바다래프팅 체험은 장호마을의 해안절경 감상에 손낚시까지 덤으로 할 수 있어 애 어른 할 것 없이 좋아라 한다.
뿐이랴, 아담한 해수욕장이 있는 장호2리에선 ‘창경바리’와 후릿그물 체험을 대표선수로 내세운다. 창경바리 체험이란 전통 어구인 사각형 수경을 통해 바닷속을 내려보다가 뜰채와 작살 등으로 해산물을 채취해 보는 것. 운좋은 관광객은 문어도 잡고 놀래미도 잡아낸다.
뭐니뭐니해도 후릿그물체험의 인기가 으뜸이다. 배에서 내린 그물을 백사장에서 힘을 합해 끌어올리면서 내는 ‘영차!’소리에 답답했던 도시생활 찌꺼기를 날려버리는 동시에 어업인들의 고된 어촌생활을 직접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물 속에 든 다양한 수산물로 즉석회와 즉석 매운탕 맛까지 볼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쉬운 것은 계절 특성상 올해 체험은 이미 마감돼 있다는 것. 그럼에도 가을 여행지로 장호마을을 택한 요즘 여행객들은 빼어난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곳에서 잠시나마 그 자연에 동화되기도 하고 마을 어업인들의 인심에 흡족해 하며 하루 이틀씩 보내다 추억을 한아름씩 안고 돌아가곤 한다.
체험문의 011-363-0529
홈페이지 http://jangho.seantou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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