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어’라 놀리지 마라 매운탕은 우리가 한 수 위
‘잡어’라 놀리지 마라 매운탕은 우리가 한 수 위
  • 배석환
  • 승인 2022.12.28 17:57
  • 호수 66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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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습성 이용 인공미끼로 어획 ‘쏨뱅이’
성장하면서 성 전환 ‘양태’…‘장대’는 양태 방언
음식점 노래미 메뉴는 ‘노래미’ 아닌 ‘쥐노래미’
아름다운 가슴지느러미, 관상어로 인기 ‘성대’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 그 의미를 가지고 있고 나름의 역할이 있다. 그럼에도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있는 반면 천대받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수산물에도 이러한 경우가 있다. 고급어종에 딸려 오는 일명 ‘잡어’들이 그러하다.

잡어의 뜻은 낚시나 조업을 할 때 어획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던 대상종이 아닌 나머지 종을 뜻하는데 여기서 우리가 좀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어획할 것이라 예상한 대상종’이라는 부분이다. 

다시 말해 아귀를 어획하려고 조업에 나선 어선은 비싼 돔류가 그물에 걸려도 잡어가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격이 싸거나 생긴 것이 특이하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서 잡어로 취급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그동안 잡어라 천대 받았던 어종들 중 상당수가 귀하고 비싼 어종을 접할 수 없었던 백성들에게 양질의 단백질을 제공해 왔던 진정한 의미의 민어(民魚)일 수 있을 것이다.

셀 수 없이 많은 어종 중 잡어를 대표하는 것들을 꼽으라면 ‘쏨뱅이’, ‘양태’, ‘노래미’, ‘성대’ 등이 있다. 이 종들의 특징은 회로 먹기엔 수율이 너무 낮아 몇 점 나오지 않고 탕으로는 손가락을 치켜세울 만큼 그 맛이 좋다. 

 

▲ 쏨뱅이
암초 지대에 많이 서식하는 쏨뱅이는 자기 영역에 침범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낚시의 경우 이러한 공격적인 성격을 이용해 인공미끼로 낚기도 한다. 최대 체장은 30㎝ 정도로 소형 어종에 속한다. 돔이나 볼락이 나오는 곳에 쏨뱅이도 많다. 그래서 돔을 잡으려는 이들에게 잡어 취급을 많이 받는다.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데 볼락과 어류들의 특징 중 하나가 지느러미 가시에 독성이 있다. 쏨뱅이 역시 등지느러미 가시에 찔리면 붓고 쓰라린 통증을 느끼니 조심해야 한다.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붉은쏨뱅이가 있는데 이름에도 알 수 있듯 쏨뱅이에 비해 빛깔이 붉은색을 띤다. 하지만 이는 서식환경의 차이일 수 있다. 간혹 쏨뱅이 중 붉은색이 강한 것들도 어획되기 때문이다.

눈은 크고 등쪽에 접해 있으며 등쪽 가장자리를 따라 4개의 가시가 줄지어 있다. 양턱에는 작고 가느다란 이빨이 무리지어 있으며 위턱은 동공의 중앙에 달한다. 큰 이동은 없고 성장에 따라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남해와 제주해역에서 주로 어획된다. 특히 전남에서는 쏨뱅이를 매우 맛있는 생선 중 하나로 꼽는데 ‘쏨뱅이 매운탕’ 때문이다. 회로도 즐기지만 나오는 양이 적어 가성비가 낮다. 그래서 매운탕을 더 선호한다. 

 

▲ 양태
농어목 양태과 속하는 양태는 ‘장대’로 더 잘알려져 있다. 주로 서해에서 어획되는데 수온이 내려가는 가을부터 남쪽으로 이동해 월동을 하고 봄이 되면 다시 서해로 이동한다. 성장함에 따라 성이 전환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20㎝ 이하는 수컷이며 암컷은 50㎝ 이상에서 나타난다. 

암수 한 쌍이 같이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날카로운 가시가 곳곳에 있기 때문에 잡을 때 주위를 기울어야 한다. 회 보다는 매운탕 재료로 인가 좋다. 

몸은 위아래로 납작하고 긴 편이며 특히 머리 부분이 폭이 넓고 배부분은 편평하다. 두 눈 사이는 넓으며 머리 위쪽에는 작은 돌기형 가시들이 있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며 위턱에는 이빨의 크기는 같지 않지만 폭넓은 이빨 띠를 형성하고 있고 아래턱에는 앞쪽에 3~4줄의 이빨 띠가 있다. 아가미뚜껑 중앙에는 2개의 가시가 있으며 아래쪽의 것이 약간 크다. 비늘은 매우 작은 빗비늘로 잘 떨어지지 않는다.

몸 빛깔은 등쪽은 암갈색, 배쪽은 백색이며 머리와 몸 옆구리에 검은색의 작은 반점들이 많이 흩어져있으며 꼬리지느러미 중축부에 흑색의 세로띠가 하나 있고 그 위아래에 각각 2줄의 흑색의 비스듬한 띠가 있다.  

 

▲ 쥐노래미
먹을 것이 없는 생선으로 천시받았던 ‘노래미’는 ‘놀래미’로 더 많이 불린다. 크기가 작아서 회로 먹기 위해 손질하면 몇 점 나오지 않고 맛 또한 특별하게 맛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이 때문에 노래미를 잡으면 다시 방생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음식점이나 수산시장에서 노래미를 판매하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는 노래미가 아니며 다른 어종인 쥐노래미다. 쥐노래미는 최대 체장 60㎝까지 자라는 중형 어종에 속하고 가을 산란을 위해 여름에 살이 오르기 때문에 여름이 제철로 이시기에는 조피볼락이나 넙치만큼이나 맛있다고 한다. 

노래미와 쥐노래미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는 금어기 때문이다. 노래미의 경우 금어기가 없지만 쥐노래미는 11월부터 12월까지 2달간 금어기다. 따라서 금어기때 생긴 것이 노래미인줄 알고 함부로 잡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두 어종의 구분이 쉬운 편은 아니다. 몸의 빛깔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노래미의 경우 서식환경에 따라 몸의 빛깔이 달라진다. 몸통 옆으로 새겨진 측선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노래미 어종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측선을 찾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꼬리지느러미 모양으로 구분하는 것이 가장 쉬운데 노래미는 부채꼴 모양이고 쥐노래미는 꼬리지느러미가 활처럼 가운데 움푹 들어가 있다.

 

▲ 성대
가슴지느러미를 펼치면 나비가 꽃잎에 앉아 있을 때 모습과 같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성대는 농어목 성대과에 속한다. 가슴지느러미의 화려함 때문에 관상어로도 인기가 있다. 부레를 압출시킬 때 나오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내며 가슴지느머리쪽에 연한 뼈가 3개로 분리돼 바닥에서 먹이를 찾을 때 사용되는데 이 모습이 마치 걸어다니는 것처럼 보여 ‘걸어다니는 물고기’로도 불린다. 

머리는 납작한 편이며 단단한 골질판으로 덮여 있다. 등지느러미는 2개로 분리돼 있으며 꼬리지느러미는 수직형에 가까운 만입형이다. 측선은 몸의 등쪽에 치우쳐 일직선 형태로 꼬리자루에 달한다. 몸은 매우 작은 빗비늘로 덮여 있으며 몸의 등쪽 정중선을 중심으로 등지느러미의 기부에서 끝까지 날카로운 1줄의 가시가 나타난다.

몸의 등쪽은 붉은빛의 남청색을 띠며 몸의 중앙에서부터 밝아져 희게 된다. 등지느러미 극조부는 연한 붉은색을 띠며 연조부는 투명하다. 배지느러미는 황색을 띠며 뒷지느러미의 기저 부위는 약간 붉지만 전체적으로 희다. 

※참고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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