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먹었던게 우럭이 아니라고? 사실은 표준명 ‘조피볼락’
내가 먹었던게 우럭이 아니라고? 사실은 표준명 ‘조피볼락’
  • 배석환
  • 승인 2022.12.07 20:35
  • 호수 6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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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은‘울억어(鬱抑魚)’가 변형…표준명 우럭은 연체동물
난태성 어류로 뱃속에서 알을 부화시킨 후 새끼를 방사
낚시로 조피볼락을 잡고 있는 모습
낚시로 조피볼락을 잡고 있는 모습
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볼락
수산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불볼락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는 볼락류는 국내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만 40여 종 이상으로 매우 다양하다. 회나 구이로 먹거나 반건조해서 찜이나 탕으로 먹어도 그 맛이 일품으로 수산시장이나 음식점에서 접할 수 있는 어종으로는 볼락, 조피볼락, 불볼락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볼락류는 일반인들에게 낯선 어종이기도 하면서 자주 접하는 어종이다. 볼락, 불볼락의 경우는 명칭은 생소하지만 음식점에서 알게 모르게 생선구이 모듬이나 매운탕으로 자주 나오는 어종이다. 조피볼락의 경우 흔히 ‘우럭’이라 부르며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한 번쯤 먹어봤을 것이다. 

볼락과 불볼락의 경우 양식이 되긴 하지만 자라는 속도가 매우 느리고 다 자라도 체장이 작아 양식 어종으로서는 적합지 않다. 이 때문에 거제나 통영 일부 지역에서만 양식되고 있으며 대부분 현지에서 소비되고 있다. 이에 반해 조피볼락은 단기간에 빨리 자라고 취급이 용이해 일찍부터 양식어종으로 대량 생산되고 있으며 현재는 광어 다음으로 생산량이 높다. 

양볼락과 어류는 대부분 난태성 어류인데 볼락, 조피볼락, 불볼락 역시 알을 몸속에서 부화시켜 새끼를 밖으로 방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치어의 생존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볼락

볼락은 우리나라 전 연안에 서식하고 있다. 몸은 타원형으로 납작하며 주둥이는 뾰족하고 눈은 크다. 아래턱은 윗턱보다 길며 아래턱 앞끝의 이빨은 입을 다물어도 외부에 노출된다. 전장 10㎜ 이하 일때는 물밑의 바다풀 사이에서 숨어지내다가 30㎜쯤 되면 바다표면에 떠다니는 해조류 그늘 아래서 서식하고 60㎜로 성장하면 얕은 바다의 암초 사이에서 저서생활을 한다. 

조선시대 김려가 집필한 ‘우해이어보’에는 볼락을 보라어(甫羅魚)라 하고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보라어는 호서 지방에서 나는 황석어와 비슷하나 매우 작고 색깔이 옅은 자주색이 비친다. 이곳 사람들은 보락(甫鮥)이라고 하거나 혹은 볼락어(乶犖魚)라고 하는데 보는 아름답다 혹은 좋다는 뜻이다. 본래 보라는 아름다운 비단이라는 말과 같다. 그러므로 보라라는 명칭은 이것에서 처음 시작됐을 것’이라 쓰여 있는데 이러한 연유로 보라어가 지금의 볼락으로 변형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볼락의 종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단일 종으로 알고 있지만 어업인들이나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다른 빛깔의 볼락을 자주 어획하게 되면서 논쟁이 끊이질 않고 있다. 서식환경에 따라 몸체의 색이 달라질 수 있다는 주장과 각기 다른 종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볼락이 서식하는 일본의 경우도 이와 같은 논쟁이 있었는데 DNA 조사 결과 각기 다른 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 조피볼락

회나 구이로 자주 먹는 생선 중 하나인 우럭. 색이 검고 어두운 곳을 좋아해 자산어보에는 ‘검어(黔魚)’로 소개돼 있다. 하지만 우럭이란 명칭은 방언으로 표준명은 ‘조피볼락’이다. 조선시대 실학자 서유구가 집필한 ‘전어지’에 ‘울억어(鬱抑魚)’라고 기록돼 있는 것으로 미뤄보아 울억어가 우럭으로 변형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표준명 ‘우럭’은 우럭과 연체동물로 서해와 남해 갯벌에 서식한다.

그렇다면 조피볼락은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조피(粗皮)는 껍질이 거칠다는 의미다. 서식환경에 따라 변하는 조악(粗惡)한 피부에서 유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입은 크며 위턱은 눈 뒷가장자리에 달한다. 아래턱이 윗턱보다 약간 돌출돼 있으며 양턱에는 융털모양의 이빨띠가 있다. 몸은 긴 타원형으로 납작하게 돼 있으며 다갈색 바탕에 많은 흑색 반점이 산재하고 불분명한 4~5줄의 횡대가 있다. 눈 아래에는 2줄의 분명한 줄무늬가 비스듬하게 있다.

다른 볼락류에 비해 크기가 큰 편으로 최대 40㎝까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40㎝ 이상의 큰 조피볼락을 별도로 ‘개우럭’이라 부르곤 한다. 자연산과 양식산을 구별하는 방법은 크기와 외관 무늬로 구별이 가능하다. 양식산은 30㎝ 이하의 크기가 주로 유통되고 있으며 40㎝ 이상은 보기 힘들다. 또한 양식산은 외관 무늬가 고른데 반해 자연산은 불규칙적인 무늬가 나타난다.

▲불볼락

붉은 빛깔을 띠는 외형 때문에 ‘열기’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는 불볼락은 볼락류 중에서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대 전장이 30㎝까지 자란다. 하지만 실제 수산시장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은 20㎝ 정도의 크기들이 대부분이다. 수심이 차고 깊은 곳을 좋아하는 습성으로 인해 주로 남해와 동해에서 어획된다. 특히 신안군 홍도에서 어획되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몸은 긴 계란형으로 납작하며 두 눈 사이는 약간 융기돼 있다. 아래턱은 위턱보다 길며 양 턱에는 융털 모양의 이빨 띠가 있다. 몸 빛깔은 전체적으로 적갈색으로 몸 옆구리의 등쪽에는 5줄의 갈색 가로 띠가 있고 아가미 뚜껑 위쪽에도 1개의 검은 반점이 있다. 등지느러미는 녹갈색을 띠지만 가슴지느러미, 배지느러미, 뒷지느러미는 오렌지 빛을 띠는 한편 꼬리지느러미는 짙은 갈색을 띤다.

※참고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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