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 보고 놀란 가슴 맛보고 더 놀랄 ‘삼세기·쑤기미·고무꺽정이’
외모 보고 놀란 가슴 맛보고 더 놀랄 ‘삼세기·쑤기미·고무꺽정이’
  • 배석환
  • 승인 2022.11.30 18:50
  • 호수 6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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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식이·삼숙이’가 일반적이지만 표준명은 ‘삼세기’
날카로운 가시에 숨겨진 독, 쏘는 물고기 ‘쑤기미’
얼큰한 ‘망치매운탕’의 주인공 이름은 ‘고무꺽정이’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외모 때문에 오해를 받거나 심지어 천대를 받는 것은 비단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수산물 중에서도 생김새가 험상궂어 잡자마자 버리거나 수산시장에서 거들떠 보지 않았던 어종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못생긴 어종을 대표하는 것 중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것은 아귀나 꼼치 정도다. 

하지만 아귀나 꼼치는 명함도 못 내밀 만큼 우락부락하게 생겨 ‘악마의 고기’라고 불리는 어종들이 있는데 ‘삼세기’, ‘쑤기미’, ‘고무꺽정이’다. 심지어 이 세 어종은 닮은 것도 비슷해 어류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들이 보면 세쌍둥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먹으면 큰일 날 것 같은 외모지만 겨울철 매운탕 재료로 인기가 높다. 

▲ 삼세기

삼세기는 우리나라 전 연안에서 어획되기는 하지만 주로 서해와 동해에서 나온다. 어류도감에는 쏨뱅이목 삼세기과에 속한다고 돼있고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농어목 날개줄고기과 어류로 소개하고 있다. 이름은 많이 들어 보았지만 실제로 본적은 별로 없는 ‘삼세기’는 흔히 ‘삼식이’ 혹은 ‘삼숙이’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불리는 탓에 실제 표준명인 삼세기가 생소하다. 

삼식이라는 명칭은 전라도를 비롯해 서해에서 주로 부르고 있는 지역 방언이다. 정확히 어떤 이유로 삼식이라 부르게 됐는지 알 수는 없다. 못생긴 외모를 가지고 놀릴 때 삼식이라는 별명을 부르곤 하는데 삼세기 역시 생긴 것이 특이해 삼식이라 부르게 됐다는 설과 반대로 삼세기의 생김새를 보고 사람의 외모를 낮잡아 부를 때 삼세기를 닮았다고 했던 것이 삼식이로 변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삼숙이는 동해에서 삼세기를 부르는 명칭이다. 특히 강원도 해안가에 위치한 매운탕 전문점에 들어가면 메뉴판에 ‘삼숙이매운탕’이라는 메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삼숙이라는 명칭 역시 어떤 연유로 부르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머리는 납작한 편이며, 몸은 후방으로 갈수록 납작하다. 등지느러미는 2개이며 제1등지느러미는 전새개골 끝부분의 등쪽에서 시작해 몸의 2/3지점까지 길게 뻗어 있다. 눈은 매우 크며 두 눈 사이는 깊게 휘어져 있고 눈 등쪽에는 1개의 긴 수염모양의 촉수가 나있다. 

입은 매우 크며 위턱의 뒤끝은 눈 뒷가장자리 아래에 달한다. 양턱에는 송곳니가 여러 줄로 나있고 서골과 구개골에는 턱니보다 강한 이빨이 무리지어 있다. 아래턱의 배쪽 가장자리를 따라 길게 발달된 수염 모양의 촉수가 조밀하게 나있다. 

몸의 등쪽과 중앙은 황갈색바탕에 사각형의 커다란 짙은 갈색 무늬가 7~9개 나있고 배쪽은 밝은 황색을 띤다. 모든 지느러미는 붉은빛을 띤 갈색이며 가슴지느러미만 기저 부위가 황갈색을 띠며 바깥쪽은 검다. 깊은 수심에서 생활하며 겨울철 산란기에는 얕은 수역으로 이동해 산란하고 최대 체장 40㎝까지 성장한다. 

▲ 쑤기미

서·남해와 동해 일부에서 어획되는 쑤기미는 삼세기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고 있어 구분하기 힘들 수 있다. 보통 수산시장에서는 붉은빛이 도는 것을 쑤기미라고 하지만 자란 환경에 따라 삼세기 역시 붉은빛을 띠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것으로 구분하는 것보다 입모양으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아귀처럼 둥근 입모양이 삼세기, 뾰족하게 튀어나온 것이 쑤기미다.

이 두 어종을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쑤기미가 가지고 있는 독 때문이다. 삼세기는 등지느러미에 가시가 없어 만져도 이상이 없지만 쑤기미는 날카로운 가시가 나있고 특히 중간 부분 가시는 독선이 있어 찔리면 극심한 통증을 수반한다. 이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쑤기미를 먹어서는 안되는 어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속명 ‘손치어(遜峙魚)’라 적고 ‘쏘는 물고기’로 설명하고 있다. 

쏨뱅이목 양볼락과에 속하며 몸은 가늘고 길다. 머리 부분은 납작하고 뒷부분은 납작하게 돼 있다. 머리 부분 양옆쪽과 아래턱에는 촉수모양의 피질 돌기가 발달 돼 있다. 두 눈 사이는 넓으며 입은 작고 위로 향해 있으며 양턱에는 융털모양의 이빨 띠가 있다. 머리의 뒷면은 매우 울퉁불퉁하며 위턱 중앙부는 매우 융기돼 있다. 

산란기는 6월 하순부터 7월 중순으로 바위 위에 낳는다. 체장은 24㎝ 정도로 새우류, 게류 등 갑각류와 작은 어류를 잡아먹는다. 몸 빛깔은 연안에 서식하는 것은 흑갈색 또는 유백색을 띠며 깊은 곳에 서식하는 것은 적색 또는 노란색을 띠고 있다.

▲ 고무꺽정이

너무도 생소한 이름 ‘고무꺽정이’. 하지만 ‘망치고기’라 하면 무릎을 치며 들어 본 적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동해에서 주로 나오는 고무꺽정이는 ‘물망치’, ‘풍덕궁이’로도 불리고 있으며 음식점에서는 ‘망치매운탕’의 재료로 쓰인다.

삼세기와 쑤기미처럼 날카로운 지느러미는 없지만 생김새는 비슷하다. 언뜻 아귀처럼 생기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더 날렵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농어목 물수배기과에 속하며 머리는 크고 납작하지만 체고는 머리 뒤끝에서 가장 높다. 머리 등쪽에는 여러 개의 날카롭고 강한 극이 돌출되어 있으며 두 눈 사이에 4쌍의 극이 있고 두정부에는 1쌍의 극이 있다. 

입은 비스듬히 경사지며 매우 커서 위턱의 뒤끝은 동공의 중앙 아래에 달한다. 아래턱이 위턱보다 조금 앞쪽에 위치한다. 양턱에는 작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무리지어 있고 서골에는 이빨이 있지만 구개골에는 없다. 꼬리지느러미는 약간 둥글다. 등지느러미는 2개로 경계부는 근접하며 제1등지느러미보다 제2등지느러미가 더 높다. 뒷지느러미 기부의 등쪽에서 중앙을 따라 드물게 긴 수염모양의 촉수가 나있다.
※참고 : 국립수산과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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