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공적자금 조기상환… 또 다른 시작 새로운 동행
수협 공적자금 조기상환… 또 다른 시작 새로운 동행
  • 김병곤
  • 승인 2022.11.23 17:56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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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 열고 수협 미래 비전 선포
IMF 사태로 투입된 1조 1581억 원, 21년 만에 해소
공적자금 투입 반성속 정체성 찾기 위한 시도 결과
어업인과 국민에게 큰 힘이 되는 협동조합 탄생 기대
전임 수협회장 비롯 국회의원 참석 수협 미래 축하
수협 공적자금 상환 기념 동영상 참석자들 이목 집중
신문과 방송사 등 40여 개 언론사 열띤 취재 관심

수산업협동조합법 제1조는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바탕으로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의 향상과 어업 및 수산물가공업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함으로써 어업인과 수산물가공업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수협은 1997년 전대미문의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투입된 1조 1581억 원의 공적자금은 수협법 실현을 가로 막았다. 어업인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원은 물론 협동조직의 문화까지도 흔들어 놓았다. 공적자금 투입 이후 지도, 경제, 신용사업이 분리됐다. 직원들의 사업부문간 이동마저도 할 수 없는 일명 ‘한지붕 세가족’이 된 것이다. 신용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금은 협동조직의 주인인 어업인들에게 한 푼도 쓸 수 없었고 사업 부문별 직원들의 의식마저 달라 갈등을 초래하기도 했었다.  

철저하게 회계를 분리한 독립사업부제는 수협의 경영정상화를 조기에 이루려는 취지였다. 그러나 사업부문간의 협업이 원활하지 못해 새롭게 거듭나고자 했던 조직에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이와 맞물려 수협중앙회는 수협은행의 발전적 청사진을 그리기 위한 2001년 ‘신수협 운동’을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진행했다. 공적자금을 받아야만 했던 것들을 반성하고 어업인과 회원조합 본위의 경영과 협동체제의 조화로운 발전을 위한 시도를 시작한 것이다. 

신수협 운동은 어업인의 생산 증대, 회원조합 역할 정립, 경제사업 지원방안 수립, 협동조합의 정체성 회복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주요 골자로 삼았다. 

수협의 이러한 경영 혁신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으로 매년 수협의 순이익은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와 같은 성과 속에서 경제사업과 공제사업 등의 체질 개선을 통해 수협은 지도 사업을 강화하면서 협동조합 정체성을 지켜나갔다. 그리고 2011년에는 지도경제 통합을 통해 완전한 협동체로의 기능 회복을 향한 단초를 마련했다. 이후 다양한 경영혁신 방안을 내놓으며 공적자금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은 계속됐다. 

수협은 주식회사와는 달라 정부에서 자금 시장을 통해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었다. 수협 공적자금은 스스로 직접 상환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따라 2016년까지 잉여를 시현해 미처리결손금 9887억 원을 정리하고 2027년까지 1조 1581억 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해야만 했다. 수협 공적자금은 그 자체로 큰 짐이었고 진통이 따라야 했다.

임직원 급여반납 등 뼈를 깍는 노력을 경주해 왔다. 수협은 예금보험공사와 2017년부터 2028년까지 공적자금 분할 상환키로 하고 2016년 11월 수협은행 미처리 결손금 정리를 완료했다. 그리고 그해 12월 수협은행을 자회사로 독립했다. 개정 수협법에 따라 공적자금은 수협중앙회가 받은 것으로 하고 수협중앙회에서 분리한 수협은행이 필요한 자본 2조 원 가량을 중앙회가 공적자금과 추가자본을 마련해 보통주 형태로 100% 출자했다. 

이어 2021년 12월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조기에 일시 상환할 경우 고유목적사업비 한도 초과분에 대한 추가 법인세를 면제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으로 2022년 2월 공적자금 조기상환 관련 노력을 배가시켜 나갔다. 

그리고 2022년 5월 이사회와 6월 총회를 개최하고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합의서 체결안을 의결했다. 이어 지난 8일 예보와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따른 개정된 공적자금 상환 합의서에 서명했다. 마침내 수협의 공적자금이라는 굴레가 21년만에 풀리게 된 것이다. 

이날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에는 전임 수협회장을 비롯한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협동조합의 완전체로 재탄생된 수협의 미래를 축하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종구, 김임권 전임 수협중앙회장을 비롯 이달곤, 정운천, 양경숙 국회의원들과 조합장 등 2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특히 신문과 방송사 등 40여 개의 언론사들이 열띤 취재 경쟁을 하며 수협의 공적자금 상환 기념식에 관심을 보였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수협은 공적자금 투입 등 지난 경험을 발판 삼아 어촌과 수산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는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나겠다”고 전제하고 “수협은 대한민국 수산업 발전과 어업인, 그리고 국민 모두에게 큰 힘이 되는 협동조합으로 새 역사의 페이지를 힘차게 써 내려 나갈 것”을 약속했다.

한편 이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 중 하나는 수협의 공적자금 상환이 있기까지를 소개하는 기념 동영상 ‘새로운 수협, 위대한 신세계’이었다. 특히 동영상 말미 수협의 새로운 비전을 소개할 때 흘러나오는 웅장한 음악은 보는 이로 하여금 벅찬 감동을 선사했는데 드보르작 교향곡 9번 4악장 ‘from the New World’로 수협이 시련을 딛고 위대한 신세계로 향하고자 하는 의지를 잘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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