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깃함이 일품 ‘소라’? 실제는 고둥류
쫄깃함이 일품 ‘소라’? 실제는 고둥류
  • 배석환
  • 승인 2022.11.23 17:52
  • 호수 66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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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명 소라는 제주에서 어획되는 ‘뿔소라’
참소라·삐뚤이소라는 소라 아닌 고둥류
제주 해녀가 채취한 소라(뿔소라)
제주 해녀가 채취한 소라(뿔소라)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뱃살을 다리처럼 이용하는 패류를 복족류라 부른다. 대표적인 것으로 전복, 소라, 고둥 등이 있다. 이중 소라는 쫄깃한 식감이 매력인 수산물이다. 또한 소라껍데기를 귀에 갖다 대면 파도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들을 수 있어 생소한 수산물이 아닌 친근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복족강 밤고둥목 소라과에 속한 소라는 우리나라 전 해역에 걸쳐 서식하고 있으며 조간대 바위 밑에서 살다가 자라면서 수심이 깊은 조하대에서 서식한다. ‘참소라’, ‘삐뚤이소라’, ‘뿔소라’ 등으로 불리며 판매되고 있지만 실제 생물학적으로 표준명 소라라 불리는 종은 우리가 뿔소라로 부르고 있는 종으로 그 이외는 대부분 고둥류다. 따라서 참소라는 ‘피뿔고둥’, 삐뚤이소라는 ‘갈색띠매물고둥’이라 불러야 한다.

소라(뿔소라)
소라(뿔소라)
갈색띠매물고둥(삐뚤이소라)
갈색띠매물고둥(삐뚤이소라)
피뿔고둥(참소라)
피뿔고둥(참소라)

 

▲ 지역에 따라 달리 불리는 소라

고둥과 소라가 혼용돼서 불리고 있는 이유는 그 생김새가 흡사함은 물론 식감과 맛이 비슷해 모두 소라로 불러도 별다른 불편함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 담정이 집필한 ‘우헤이어보’에서는 소라를 고둥으로 소개하고 있다. 명칭에 대해서도 ‘서울 사람들은 소려(小蠡)라고 하는데 이 소려는 방언으로 소라다.’고 쓰여져 있다. 이와함께 “소라 중에는 황소라가 있다. 백소라와 비슷하지만 매우 크다. 깨끗이 씻어 절여 먹으면 매우 맛있고 끓여 먹어도 좋다.”고 기록한 것으로 미뤄보아 고둥과 소라를 크게 구별하지 않았던 것을 알 수 있다. 

소라는 제주에서 70% 이상 생산된다. 나선 모양의 껍질층이 7층이고 굵은 가로선이 있다. 관상형 돌기가 나선 층마다 솟아 올라 있는데 그 모습이 뿔이 튀어나온 것 같아 보여 뿔소라로 불리고 있다. 관상형 돌기는 파도가 심하고 바위가 많은 제주 바다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것으로 돌기로 바위틈에 끼어 파도에 떠내려가지 않고 서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제주에서는 뿔소라라는 명칭은 생소하다. 소라는 제주 방언으로 ‘구제기’라 하거나 그냥 소라로 부른다. 뿔소라는 제주 이외 지역에서 더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해녀들이 물질을 통해 채취하는 소라는 과거 과도한 어획으로 어획량이 급속하게 감소해 1999년부터 총허용어획량제도로 관리되고 있다. 또한 6㎝ 이하 크기는 어획이 금지돼 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 함부로 소라를 채취해서는 안된다.

참소라로 불리는 피뿔고둥은 뿔소라삐뚤이소라보다 어획량이 많아 음식점이나 수산시장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으로 크기가 15㎝ 정도까지 자라는데 패각이 두껍고 단단하며 무거운 것이 특징이다. 복족강 신복족목 뿔소라과에 속하며 껍데기는 무엇을 먹고 자랐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흔하게 볼 수 있는 껍데기 색은 황갈색이다. 

입구는 달갈 모양이며 안쪽은 황백색의 광택이 난다. 특히 입구에 새겨진 빗살무늬는 다른 비슷한 고둥과의 차별점이다. 

주로 서해에서 어획되는데 통발에 고등어 미끼를 넣고 소라를 잡거나 물이 빠진 갯벌에서 손으로 잡는다. 피뿔고둥이 아닌 참소라로 불리는 정확한 이유는 기록된 것이 없다. 다만 제주에서 나는 소라보다 식감이 조금더 부드럽고 그 크기도 크니 진짜 소라라는 의미로 참소라로 불리고 있다고 추론하고 있다. 

동해에서 주로 나오는 삐뚤이소라는 본래 이름인 갈색띠매물고둥과 너무도 동떨어져 있다. 복족강 신복족목 물레고둥과에 속하고 피뿔고둥과 유사하게 생겼지만 전체적으로 더 길쭉한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갈색 바탕에 굵고 가는 띠가 있다. ‘삐뚜리’, ‘피투리’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인데 정작 동해쪽 수산시장에서는 소라로 판매하거나 골뱅이에 섞여 판매되고 있다.


▲ 중구난방 명칭 구입시 문제 될 수도

이렇듯 지역마다 제각각인 소라의 명칭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일반인들이 소라를 구입시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소라는 삶아서 먹기도 하지만 알맹이만 꺼내서 전복처럼 곧바로 잘라서 먹기도 한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소라나 고둥류의 타액선에 들어있는 ‘테트라민’이라는 독소다. 삶아도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어 다량 섭취할 경우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제주에서 나오는 뿔소라, 즉 소라는 특이하게도 타액선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내장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먹어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제주 물회에는 삶지 않은 소라가 들어가기도 한다.

참소라(피뿔고둥)는 타액선에 미미한 양의 독이 있다. 한 두 마리 섭취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량 섭취하면 어지러움증이 유발될 수 있으니 제거해서 먹는 것이 좋다. 삐뚤이소라(갈색띠매물고둥)는 타액선의 독성이 강해 반드시 제거하고 섭취해야 한다.

따라서 제주에서 소라를 생으로 먹어도 괜찮다고 해서 서해나 동해에서도 소라를 생으로 섭취하면 안된다. 제주의 판매되는 소라와 서해나 동해에서 소라로 판매되고 있는 종이 다름에도 각기 지역에서 지역 앞바다에서 나오는 것을 소라, 혹은 참소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 : 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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