짭조름 하면서 단맛이 나는 갯벌 속 진주 ‘꼬막’
짭조름 하면서 단맛이 나는 갯벌 속 진주 ‘꼬막’
  • 배석환
  • 승인 2022.11.09 17:40
  • 호수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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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막’으로 불리다 사용빈도 높은 ‘꼬막’으로 표준명 변경
방사륵 개수로 꼬막·새꼬막 구별…크기 큰 꼬막 일본산 일수도
꼬막·새꼬막·피조개·큰이랑피조개 모두 같은 돌조개과 꼬막류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차가운 겨울 우리나라 청정갯벌에서 나오는 수산물 중 으뜸은 꼬막이라 할 수 있다. 돌조개과에 속하는 꼬막은 대부분 전라남도 갯벌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특히 보성, 고흥, 순천, 여수가 맞닿아 있는 여자만은 꼬막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이곳에서 나온 꼬막은 과거 임금님 수라상에 올라갈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았다.

담백하면서도 짭조름한 꼬막의 맛은 밥반찬으로도 좋지만 술안주로 제격이다. 이는 조선시대 허균이 저술한 ‘한정록’에도 언급돼 있는데 꼬막으로 요리한 ‘조감’이라는 안주를 대합조개, 게와 더불어 어패류 가운데 최고의 안주로 꼽았다.

이러한 꼬막은 여러 명칭으로 불려 왔다. ‘난호어목지’에서는 강요주(江瑤柱), ‘우헤이어보’는 와농자(瓦壟子)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정약전의 ‘자산어보’에는 감(蚶)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크기가 밤만 하고 껍질은 조개를 닮아 둥글다. 빛깔을 하얗고 문의가 세로로 열을 지어 늘어서 있으며 줄과 줄 사이에는 도랑이 있어 기와지붕과 같다. 조갯살은 노랗고 맛이 달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후 ‘작은 조개’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고막’과 ‘꼬막’이라는 말로 더 많이 불렸고 고막이 표준어로 등록됐다. 하지만 최대 생산지인 전라남도에서 꼬막으로 불러왔고 고막이라는 기존 표준어는 잘 사용하지 않을뿐더러 꼬막과 혼동이 있을 수 있어 지금은 꼬막이 정식 명칭으로 등재됐다.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꼬막 종류에는 꼬막, 새꼬막, 피조개, 큰이랑피조개 4가지 정도가 있다. 가장 맛있다고 알려진 꼬막은 ‘참꼬막’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으며 새꼬막은 가장 많이 나오기 때문에 우리가 꼬막이라 알고 먹는 것은 대부분 새꼬막으로 봐도 무방하다. 피조개는 그 크기가 가장 크고 조개 입을 벌리면 나오는 붉은색의 액체 때문에 피꼬막으로도 불린다. 꼬막, 새꼬막, 피조개는 우리나라 서해, 남해에서 채취되는 국내산 꼬막이지만 큰이랑피조개는 중국에서 수입되는 종으로 새꼬막과 비슷한 크기와 외형을 가지고 있다. 

11월부터 본격적인 채취에 들어가는 꼬막은 종에 따라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 가장 비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꼬막이다. 수요가 많은 시기에는 꼬막과 새꼬막의 가격 차이가 2배 이상이 날 만큼 꼬막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본래는 피조개가 가장 비싼 꼬막이었다. 채취하는 물량 대부분이 일본으로 수출될 만큼 인기가 높아 비싼 몸값을 자랑했지만 90년대 들어 일본 수입물량이 줄어들고 국내 소비 또한 급감해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제는 새꼬막과 비슷하거나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 일부에 서식하고 있지만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큰이랑피조개는 중국산 새꼬막으로 알려져 있으며 새꼬막과 비슷한 외형이지만 그 크기가 약간 더 크고 수율이 좋아 꼬막 요리를 취급하는 식당에서 사용되기도 한다.

꼬막 종류는 패각에 새겨진 부챗살 모양의 골인 방사륵의 개수를 유심히 살피면 일반인도 구분하기 쉽다. 꼬막은 17~18개 정도이고 새꼬막은 30~34개로 현저하게 차이가 나며 피조개의 경우 그 크기가 확연히 다르다.

문제는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꼬막과 새꼬막, 큰이랑피조개가 혼합돼 판매되고 있을 때다. 꼬막을 소량 구입하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외형을 살펴볼 수 있지만 망채로 구입하면 그 안을 모두 살펴볼 수 없어 새꼬막과 큰이랑피조개가 혼용된 것을 확인하기 어렵다. 

특히 일본산 꼬막은 우리나라 꼬막과 방사륵 개수가 비슷해 구별하기 어려운데 구입한 꼬막중에 그 길이가 5㎝ 이상 되는 큰 것들이 섞여 있다면 일본산 꼬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 꼬막

갯벌 위를 이동하는 뻘배를 타고 수작업으로 채취하는 꼬막은 쫄깃한 식감과 삶아서 그냥 먹어도 짜지 않고 감칠맛이 나기 때문에 꼬막 중 그 맛이 으뜸이라 ‘참꼬막’으로 불리기도 한다. 

다른 꼬막 종들은 어선에 설치된 형망틀로 바닷속 밑바닥 부분을 긁어서 채취하는데 반해 여전히 뻘배를 타고 채취하는 이유는 서식 환경이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갯벌 속 10㎝ 내외에서 자라기 때문이다. 

양식이 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잘못된 것으로 다른 종류와 마찬가지로 양식을 통해 채취하고 있다. 다만 양식을 통한 생산량이 적어 여전히 자연산이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꼬막으로 유명한 보성군 벌교에서는 줄어드는 꼬막 개체를 대신하기 위해 양식 종패 배양을 통한 생산량 증대에 나서고 있지만 폐사율이 높아 효과를 보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 새꼬막

꼬막 보다 그 크기가 더 크고 식감이 부드러워 무침이나 전 등에 주로 사용된다. 꼬막보다 감칠맛이 덜 하고 짠맛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주관적인 입맛의 차이일 뿐 사실상 구분하기 힘들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꼬막과 비교해 맛의 차이가 거의 없고 크기가 크기 때문에 수율이 좋아 인기가 높다. 양식을 통한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수산시장이나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꼬막은 대부분 새꼬막일 가능성이 높다.

수심 10m 이상의 바닷속 갯벌에서 자라는데 이를 채취하기 위한 어구가 형망이다. 새꼬막 종패를 뿌려 놓았던 양식장에 형망을 집어 넣고 어선을 천천히 움직여 바닥을 긁어 끌어 올리면 새조개가 가득 담겨 올라온다. 다만 올라오는 새꼬막의 절반 정도는 빈껍데기이고 다시 분리기를 통해 알맹이가 들어 있는 것을 골라내면 30% 정도만이 상품가치가 있는 새꼬막이 된다.

▲ 피조개

꼬막 종류 중에서 가장 크기가 크다. 보통 갑각류나 연체동물은 헤모시아닌이 포함돼 있어 산소와 결합하면 엷은 청색의 피가 흐르는데 피조개는 특이하게 헤모글로빈이 포함돼 있어 피 색이 붉은빛이 난다. 

새꼬막과 마찬가지로 형망어업을 통해 채취하고 있으며 주로 남해 진해만 일대에서 생산되고 있다. 1970년대 피조개 인공채묘 기술이 성공하면서 생산량이 증대되기 시작했다. 1980년대는 일본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며 수출효자 종으로 각광을 받았지만 2000년대 들어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해 현재는 양식 어촌계에서 생산량을 조절하고 있다.

▲ 큰이랑피조개

본래 우리나라 바다에 서식하지 않았던 종이지만 양식산업의 발달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서식하게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고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방사륵 개수가 새꼬막과 비슷해 구별이 쉽지 않으며 표면에 짙은 갈색 또는 검은색 각피가 덮여 있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 : 식품의약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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