쌉싸름한 감칠맛 암꽃게 VS 부드러운 속살 수꽃게
쌉싸름한 감칠맛 암꽃게 VS 부드러운 속살 수꽃게
  • 배석환
  • 승인 2022.09.21 17:43
  • 호수 6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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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피로 몸집 키우는 꽃게…초가을 햇꽃게 득보다 실 높아
꽃게 가격 부담이라면 민꽃게·깨다시꽃게·점박이꽃게도 대안

 

단단한 패각 속에 숨어있는 부드러운 속살이 매력적인 꽃게. 1803년 담정 김려가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인 ‘우해이어보’에는 꽃게에 대해 ‘껍질은 얇고 붉은색이다. 몸은 둥글고 양쪽 모서리는 약간 날카롭다. 껍질의 네 모퉁이에 뾰족한 부분이 있어서 마치 톱니 같기 때문에 거치라는 이름이 붙었고 이곳 사람들은 맛이 좋다 한다.’라고 소개했다. 예나 지금이나 꽃게의 맛은 사람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온 셈이다.

꽃게라는 명칭은 육지에서 바다로 가늘게 뻗은 끝부분을 일컫는 ‘곶(串)’과 가시처럼 뾰족하게 튀어나온 꽃게의 패각 모양의 생김새가 같아서 과거 ‘곶게’라 부르던 것이 오늘날 꽃게가 됐다고 하지만 이도 명확한 것은 아니다. 

분류학상 십각목 꽃게과에 속한다. 십각목을 분류되는 것은 집게다리와 유영각까지 포함해서 총 10개의 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꽃게의 수명은 3년으로 짧은 편이다. 갑각의 윤곽은 옆으로 긴 마름모꼴로 양쪽 끝이 뾰족하게 튀어 나온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꽃게는 주로 겨울 수온이 떨어지면 제주 먼바다로 나가 월동을 하고 여름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찾아든다. 꽃게 어종 보호를 위해 산란시기인 6월 말부터 8월 말까지는 꽃게 금어기로 어획을 할 수 없다. 따라서 꽃게를 잡을 수 있는 시기는 봄과 가을이다. 


▲ 봄 암꽃게 가을 수꽃게?

꽃게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봄 암꽃게, 가을 수꽃게’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봄은 암꽃게가 산란을 앞두고 영양분을 섭취하고 살을 찌우는 시기다. 전해 가을에 교미를 통해 알을 품고 있어 가장 왕성한 먹이 활동에 나서기 때문에 이때 가장 맛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간장게장이나 양념게장 재료로 인기가 높은데 몸통을 반으로 잘라 눌러주면 주황색의 꽃게 알이 살 부분과 함께 터져나오는 모습은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돌기 마련이다. 그래서 봄에는 암꽃게를 더 선호하고 가격도 수꽃게보다 비싸게 판매된다. 

하지만 암꽃게의 주황색 알이라 생각했던 것은 실제 난소 부분이다. 알은 산란을 코앞에 앞둔 시기 배 밖으로 돌출돼 나온다. 색깔도 주황색이 아닌 탁한 회색빛을 띠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맛있어 보이지 않을뿐더러 쪄서 먹으면 퍽퍽해서 맛이 없다. 이는 주황색 난소 부분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암꽃게를 제대로 맛보려면 쪄서 먹는 것보다는 게장으로 먹는 것이 더 좋다.

반면 찜이나 탕을 선호한다면 봄에도 수꽃게를 먹는 것이 더 현명하다 할 수 있다. 봄에 수꽃게가 살이 물러서 맛이 없는 것이 아니다. 암꽃게가 워낙 인기가 높기 때문에 판매가 덜 되는 것 뿐이다. 가을 수꽃게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직접 찜이나 탕을 만들어 먹는다면 수꽃게 구입을 추천한다.

가을에는 암꽃게가 산란을 끝내고 다시 몸을 찌우는 시기다. 간혹 산란이 늦은 암꽃게도 있지만 대부분 산란 직후라 살집도 부족하고 배쪽은 비어 있어 먹을 것이 없다. 이후 먹이 활동을 통해 11월 정도가 되면 암꽃게도 살이 다시 차오른다. 즉 늦가을에 잡힌 암꽃게는 봄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암꽃게를 값싸게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수꽃게는 여름에 탈피를 통해 몸집을 더 키우고 가을에 있을 교미를 위해 살을 찌우기 시작한다. 따라서 10월에 잡히는 수꽃게는 다른 계절보다 먹을 것이 많다. 암꽃게가 맛이 없을 시기라 가격도 더 비싸다. 


▲ 햇꽃게는 피하세요

최근 몇 년 사이 꽃게 금어기가 끝나면 대형마트나 수산시장에서 ‘가을 햇꽃게’라는 명칭으로 꽃게를 판매하고 있다. 이는 꽃게 종류 중 하나가 아닌 일찍 잡힌 꽃게를 의미한다. 

보통 9월 중순까지 잡히는 꽃게인데 문제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 시기 암꽃게는 산란을 막 끝낸 뒤고 수꽃게는 탈피를 한 상태라 갑각이 단단하지 못하고 살이 부족한 일명 ‘물렁게’가 많이 잡히는 시기다. 과거 이러한 꽃게는 판매가 되지 않아 버리거나 판매용이 아닌 가공품으로 어획됐는데 최근 햇꽃게라는 마케팅을 통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가 되다 보니 인기가 높다. 하지만 그 맛은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 우리 식탁에 오르는 다양한 꽃게류

꽃게가 워낙 대중적인 인기가 높기 때문에 꽃게는 한 종류라 생각할 수 있지만 꽃게 이외도 우리네 식탁에 올라오는 다른 종류로는 민꽃게, 깨다시꽃게, 점박이꽃게 등이 있다. 생김새가 꽃게와 약간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혼동되지는 않겠지만 각각 특색이 있기 때문에 알아두면 유용할 것이다.

민꽃게는 돌게 혹은 박하지라고 더 많이 불리는 종으로 꽃게보다 작지만 갑각이 매우 단단하며 꽃게와 비슷한 생김새지만 갑각 좌우에 뾰족한 돌기가 없다. 살이 단단해 간장게장용으로 제격인데 간혹 간장게장이 매우 싸거나 음식점에서 리필이 된다면 민꽃게로 만든 간장게장일 확률이 매우 높다. 싸다고 해서 맛이 없는 것은 아니다. 꽃게로 만든 간장게장보다 민꽃게를 더 선호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등쪽 갑각 중앙에 ‘H’자 모양의 흰무늬가 있는 깨다시꽃게는 서해 남부, 남해에서 주로 어획된다. 몸이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고 있어 황게라 부르기도 한다. 다른 꽃게들에 비해 껍질이 연해 먹기 편하다.

점박이꽃게는 등쪽 갑각이 전체적으로 녹갈색이고 흰색 테두리가 있는 적자색의 반점 3개가 있어 삼점게라고도 불린다. 살과 내장이 물러서 게장용으로 적합하다.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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