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릴 것 하나 없는 귀한 수산물 ‘전복’
버릴 것 하나 없는 귀한 수산물 ‘전복’
  • 배석환
  • 승인 2022.09.07 21:47
  • 호수 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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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전복류 통칭…대부분 양식산 참전복
오분자기는 작은 참전복 아닌 다른 종

전복은 배로 보행하기 때문에 복족류에 속하는 패류로 분류된다. 불규칙한 타원형의 단단한 껍데기 안에 말캉말캉한 속살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먹기도 전에 몸이 건강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만큼 전복은 보양식 수산물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 전복은 귀한 수산물로 임금님 수라상에 오르거나 재력 있는 양반가에서 주로 먹었다. 해녀들이 물질을 해서 잡거나 물이 빠졌을 때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 전복을 채취하는 방법 이외는 딱히 대량 생산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귀한 대접을 받았던 전복은 버릴 것 하나 없는 수산물이었다. 알맹이는 날것으로 먹기도 하고 말려서 귀한 날 상에 올렸다. 또한 껍데기는 광택이 좋아 비싼 공예품의 재료로 쓰이기도 했고 환자를 치료하는 약재로도 사용됐다.
이후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1970년대 국립수산과학원이 전복양식 기술을 보급하기 시작했고 1990년대 전남 완도에서 대량의 전복 치패 배양에 성공해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현재도 완도는 전복의 고장이라 칭할 만큼 전국 전복 생산량의 7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 전복의 종류
이처럼 대중화에 성공한 전복이지만 그 명칭에 있어서는 현재까지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우선 현재 부르고 있는 전복(全鰒)이란 명칭은 우리나라에 실제 서식하고 있는 종을 부르는 말이 아니다. 
외관으로 봐서는 다 같은 전복처럼 보이지만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전복은 참전복, 북방전복, 오분자기, 둥근전복, 까막전복, 말전복, 시볼트전복, 왕전복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중 참전복과 북방전복이 같은 종으로 판명됐고 둥근전복과 까막전복, 말전복과 시볼트전복이 같은 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즉 전복이란 학명을 가진 종은 없으며 앞서 언급한 전복류를 통칭해서 부르는 명칭으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가장 많이 소비되고 있는 종은 참전복(북방전복)이다. 완도에서 양식하고 있는 종의 대부분이 참전복으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전복이라 칭하는 것을 참전복이라 여겨도 무방하다. 겨울의 저층 수온이 12℃ 되는 한국해협과 우리나라 해역 대부분에 분포한다. 해수가 깨끗하고 해조류 특히 갈조류가 많이 번식하는 곳에서 자라며 서식장의 수심은 간조선 부근에서부터 수심 약 10m 되는 곳까지다. 
둥근전복(까막전복)은 국내 전복류 중에서 가장 넓은 분포지를 보인다. 양식에 적합한 참전복이 나오기전까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복류였다. 장타원형의 외형을 가지고 있으며 어린 개체의 패각은 얇으나 성체는 두껍고 단단하다.
달걀모양의 말전복(시볼트전복)은 나선상의 갈빗대 무늬가 돌출돼 있다. 겉면은 검은 빛깔을 띤 갈색이고 납작한 경우도 있어 시볼트전복으로도 불렸다. 한국해협과 거문도 북쪽을 동서로 달리는 경계수역을 중심으로 한 남쪽 연안과 제주도 연안에 분포한다. 외양의 암초지대로 해조류 특히 갈조류가 많은 곳에서 주로 서식한다.
왕전복은 제주도와 독도 연안 수심 10~20m 정도의 암반에서 발견되는 대형 전복류다. 패각 표면의 굵은 주름으로 인해 거칠어 보이고 전체적인 외형이 말전복과 쉽게 구별이 되는 형질이지만 패각 외부 표면이 회조류들에 의해 덮혀져 있기 때문에 이를 제거하지 않고는 쉽게 구별이 되지 않는다.
제주 특산물인 오분자기는 생김새가 참전복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그 크기가 작아 오분자기를 아직 덜 자란 참전복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참전복과 다른 종으로 더 많은 출수공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제주에서 해녀들에 의해 채취되기 때문에 자연산 전복을 오분자기로 부르기도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것이다. 지금은 남획으로 인해 오분자기를 구하기 매우 어려워 양식 전복인 참전복 중 작은 크기의 것들이 오분자기를 대신하고 있다.

▲자연산 양식산 구분 말고 싱싱한 전복을 고르자
해산물 소비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우리나라. 특히 자연산 해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비싼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자연산을 찾는다. 이는 양식사료보다 자연에서 먹이를 섭취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 더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도 일부 존재할 것이다. 
하지만 전복의 경우 양식이라 할지라도 사료가 아닌 자연산 미역이나 다시마 등이 먹이로 사용되기 때문에 자연산 전복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실제 한국식품저장유통학회지에 실린 자료에 따르면 자연산 말전복과 양식산 참전복을 육과 내장으로 분리해 실험한 결과 조단백질 함량은 자연산 말전복에 비해 양식산 참전복에서 더 높게 나타났고 오메가-3 지방산인 EPA와 DHA의 함량은 자연산 말전복의 육에 양식산 참전복의 육보다 더 높은 함량을 나타냈다. 한쪽이 우월하게 영양성분이 높은 것이 아니란 뜻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싱싱한 전복을 선택하는 것이다. 수산시장에 판매되고 있는 전복의 경우 수조에 담겨져 있는데 언뜻 보기에는 전부 살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죽은 전복과 살아있는 것이 혼합돼 있다고 한다. 전복은 뒤집어서 알맹이 부분을 눌러 보면 움츠리고 몸을 꿈틀거리는 것이 싱싱한 것이다. 또한 수조 벽에 단단하게 붙어 있고 서로 단단하게 붙어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 청산도 전복  양식장
▲ 청산도 전복 양식장
▲ 전복을 크기별로 담고 있는 모습
▲ 전복을 크기별로 담고 있는 모습
▲ 금오도 해녀들이 채취한 전복
▲ 금오도 해녀들이 채취한 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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