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 상호금융, 어촌지역 가난 물리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수협 상호금융, 어촌지역 가난 물리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
  • 김병곤
  • 승인 2022.08.24 22:02
  • 호수 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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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자금 100억 원 조성과 어업인들 저축의식 고취에서 출발
고령층 많은 어촌지역 금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 위해 주력
지역 밀착 금융창구 역할 상호금융 양적·질적 성장세 뚜렷
신용조합 결성은 어업인 스스로 잘살아 보겠다는 희망 결정체
1969년 6월 100억 자체자금조성 어민궐기대회 모습
1969년 6월 100억 자체자금조성 어민궐기대회 모습
상호금융 영업점이 48년만에 500호점이 탄생했다
48년만에 상호금융 500호점이 탄생했다

수협의 상호금융은 어촌지역의 처절한 가난을 물리치기 위해 시작됐다. 60년대 어촌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낙후됐고 버림받은 곳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업인들은 늘 생사의 그늘에서 위협받았고 기약 없는 미래에 바다만 바라보며 천시와 멸시를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어촌의 희망이 시작된 것이 협동조직과 수협의 신용협동조합 결성이었다. 1968년 12월 5개년 계획으로 자체자금 100억 원 조성을 선언하면서 출발했다. 자체자금 조성의 방안으로 수협기금 규약을 제정했다. 이 규약에는 전국 2349개 어촌계와 134개 어협에 신용조합을 만들어 전 어업인들의 자체 저축 운동을 일으키고 수출 김(해태) 대전(代錢)에서 5%를 적립키로 했다. 또 모든 수산물 위판대금에서 1%를 적립하고 모든 수신창구의 자조저축과 수협 및 각 조합의 잉여금 증대, 정부로부터 대출금을 보조받아 모두 100억 원의 자체자금을조성키로 했다. 수협은 자금부족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어업인 지원과 어촌 사회 재건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는 판단하고 자체자금 조성에서 활로를 찾았던 것이다. 자체자금은 수협의 수신창구를 통해 조성되는 어업인과 일반인 예금, 공제료, 조합원 출자금, 잉여금 등을 합한 전체 금액이다. 목표를 100억 원으로 책정한 것은 계획 수립 연도인 1968년 총 수신 운용규모가 110억 원이었고 외부재원 의존도가 87%에 달하고 있어 적어도 공급재원 기준 80%이상을 자체조달 재원으로 충당해야만 했다. 1969년 9월부터 회원조합을 거점으로 신용조합 결성에 들어간 결과 목표연도인 1973년 총 2730개의 신용조합이 조직됐다. 당시 회원조합 수가 88개인 것을 감안 할 때 조합당 평균 31개의 신용조합이 설립된 것이다. 이로써 100억 원 자체자금조성은 목표인 1973년보다 1년 앞당겨 1972년 달성하고 외부자본 의존도를 낮추고(1974년 58.5%) 어업인들의 저축의식을 높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수협 상호금융은 어업인들의 생산자금 공급확대와 수협 자체자금 조성, 저축장려를 통한 어업인들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하고자 출발했다. 상호금융은 조합원의 영세한 자금을 예탁받아 이를 조합원에게 융자함으로써 조합원 상호 간의 원활한 자금 융통을 꾀하는 호혜 금융의 일종이다. 수협 상호금융은 어업인들을 위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수익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와 궤를 같이하면서 1972년 8월 수협 상호금융 업무 근거가 명시(신협법 제95조 제1항)되면서 1974년 6월 10일 제주시수협과 한림수협에서 회원조합 상호금융 업무를 본격적으로 개시했다. 그해 47개조합에서 67개 점포를 개설하고 13억 원의 예탁금으로 상호금융이 시작됐다. 1980년대들어 점포수를 늘리고 연평균 35%의 예금을 늘려왔다. 90년대 들어서는 매년 30여개의 점포수를 늘렸다. 92년 예탁금 1조 원을 달성하고 2009년 10조 원, 2017년 20조 원에 이어 지난 2021년 3월25일자로 30조 원을 돌파했다. 상호금융 영업점도 1980년 5월 100호 영업점을 개점(죽왕수협 본점)하고 1991년 1월 200호(울산수협 우정지점), 1997년 1월 300호(울릉군수협 범어지점), 2008년 9월 400호(인천수협 검단지점)영업점 개점에 이어 지난 19일 500호 영업점 (보령수협 남당항지점)이 개설됐다. 최초로 영업점을 개설한 이래 48년 만에 500번째 영업점의 탄생이다. 이는 수협이 고령층이 많은 어촌지역 어업인과 주민들의 금융서비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주력해왔기 때문이다. 2008년 400개였던 수협 상호금융 영업점이 14년간 100개로 증가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지방은행이 오프라인 영업점을 줄이고 있는 것과 반대로 수협은 어촌지역에 고령층이 많고 이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이용에 제약이 있다고 판단, 오히려 대면방식의 오프라인 영업점을 늘려왔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어가인구 9만 3800여 명 가운데 60세 이상은 5만 4800여 명으로 전체 어가인구의 60%에 육박하고 있다. 상호금융업의 설립 취지를 살려 지역 어업인이 금융 혜택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해서 점포수가 증가해 온 것이다. 지역 밀착 금융창구 역할을 수행한 수협 상호금융의 양적·질적 성장세도 뚜렷해지고 있다. 수협 상호금융은 전월말 기준 예탁금 35조 원, 대출금 29조 원으로 규모면에서 지방은행 수준으로 크게 성장해왔다. 특히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26억 원으로 2020년(1335억 원) 대비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제 상호금융은 회원조합의 핵심수익원으로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상호금융에 대한 감독을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제2금융권을 같은 시각에서 볼 것이 아니라 협동조합의 상호금융이 갖고 있는 특수성을 파악하고 그 출발이 어디에 있었는가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수협의 신용조합 결성운동은 어업인 스스로 만들었고 예치된 돈으로 언젠가 잘살아 보겠다는 자신감과 희망의 결정체였음을 금융당국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상호금융사업 주요연혁

○ 1972. 08.   수협 상호금융 업무 근거 명시(신협법 제95조 제1항)

○ 1974. 06.   회원조합 상호금융 업무 개시(제주시수협)

○ 1980. 05.   수협 상호금융 100호 영업점 개점(죽왕수협 본점)

○ 1984. 02.   전국 수신점포 상호적금 업무 개시

○ 1991. 01.   수협 상호금융 200호 영업점 개점(울산수협 우정지점)

○ 1993. 10.   종합온라인시스템 오픈(공제,카드,여신,외환)

○ 1997. 01.   수협 상호금융 300호 영업점 개점(울릉군수협 범어지점)

○ 1998. 01.   상호금융 예탁금자보호제도 시행

○ 2000. 07.   회원조합 신용사업 업무조정(제1금융업무 폐쇄)

○ 2001. 02.   상호금융사업을 신용사업에서 지도관리사업으로 변경

○ 2002. 01.   조합자금부 신설

○ 2002. 09.   차세대 온라인 시스템 개시

○ 2006. 01.   조합금융리스크관리실 신설

○ 2007. 01.   상호금융 CEO협의회 제1차 대표자회의 개최

○ 2008. 09.   수협 상호금융 400호 영업점 개점(인천수협 검단지점)

○ 2008. 12.   상호금융 수신 10조원 달성

○ 2010. 01.   회원조합 외환업무 개시(진해시수협, 제주어류양식수협)

○ 2011. 09.   상호금융 FB CLUB 발대식

○ 2011. 09.   차세대전산시스템 'Nextro' 오픈

○ 2012. 12.   마케팅역량 강화 프로그램(SSP) 도입

○ 2013. 02.   상호금융 5개년 계획 목표달성 시상식 개최

○ 2013. 08.   현대저축은행 & ㈜ KT ens와 업무협약 체결

○ 2013. 12.   상호금융여신금리시스템 구축

○ 2014. 09.   스마트폰뱅킹 가입 상품 출시

○ 2014. 09.   여신신상품 ‘비주거용 건물 중도금 대출’ 출시

○ 2015. 01.   개인여신 신용평가시스템(CSS) 오픈

○ 2016. 11.   상호금융 수신 20조원, 여신 15조원 달성

○ 2017. 12.   수신신상품 ‘바다야!고맙다 Sh적금’ 출시

○ 2018. 11.   상호금융 신청사기방지 시스템 구축완료

○ 2018. 12.   상호금융 수신 25조 원, 여신 19조 원 달성

○ 2019. 09.   디지털 문서관리 시스템 시행

○ 2019. 12.   상호금융 수신 27조 원, 여신 20조 원 달성

○ 2020. 12.   비대면전용상품 출시(Sh오픈뱅킹우대적금)

○ 2021. 12.   상호금융 수신 32조 원, 여신 28조 원 달성

○ 2022. 08.   수협 상호금융 500호 영업점 개점(보령수협 남당항지점)

2021년 3월 상호금융 예탁금 30조 원 달성 당시 기념촬영
2021년 3월 상호금융 예탁금 30조 원 달성 당시 기념촬영
500호 상호금융 개점식 장면
500호 상호금융 개점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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