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안전부가 최근 내놓은 2020년 재해연보에 따르면 자연재해로 인한 우리나라의 10년간 연평균 피해액은 4천 400억 원 규모로 이에 대한 복구 비용은 연 평균 1조 1700억 원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태풍, 해일, 호우, 홍수, 대설, 한파, 고수온, 적조 등의 자연재해로 전 산업에 걸쳐 경제적 비용과 재정적 비용이 매년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상기후 현상은 해를 거듭할수록 빈번히 발생하며 특히 수면에서 생물을 어획, 양식, 채취하는 우리 수산업에서 자연재해 피해 규모를 더욱 키우고 있다.
기온과 수온 상승으로 매년 여름철마다 불청객으로 찾아오는 고수온과 적조로 인한 양식장 피해는 지속되고 있다.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장 피해규모는 2017년부터 지난 5년간 피해 어가 수 1720개소, 폐사 8800만 마리, 피해액 913억 원에 이른다. 주로 부산, 울산, 경남, 경북, 전남, 충남, 제주 등 양식 주요생산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적조는 고흥, 여수, 완도, 통영, 남해 등 전남과 경남 양식장 밀집지역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피해액은 44억 원 규모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북극 이상고온에 따른 제트기류 약화와 기압계 정체로 폭염일수가 증가하여 평년 대비 수온이 1도씨 상승하고 적조생물 유입을 예측하고 있어 고수온과 적조 피해에 대한 우리 양식어가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고수온과 적조로부터 양식 수산물 피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기반으로 대책과 지원 방안이 신속히 마련돼야 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이와 관련하여 해양수산부는 지난 6월, 2022년 고수온·적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고수온과 적조로부터 양식수산물 피해를 보다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눈에 띄는 개선사항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올해부터 2025년까지 19억 원 예산으로 수온예측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실시간 수온 관측망을 기존 140개에서 올해 20개를 추가운영하고 50명의 시민 적조감시단과 신고웹 운영, 무인선박 감시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고수온·적조에 대한 예찰·예보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고수온 내성품종 및 신품종 양식방법별 현장적용 연구와 다국어 양식생물 매뉴얼을 제작·배포 등 기술보급을 지원한다.
이와 더불어 피해복구 및 경영안정 지원을 강화한다. 양식장 내 2차오염 예방을 위해 어류폐사체 처리를 지원하고 재해보험금, 재난지원금 등 복구비 조기·수시 지급을 통해 피해어가의 신속한 경영재개를 지원할 방침이다. 피해정도에 따라 이미 대출받은 어업경영자금의 상환기한 연기와 이자감면, 긴급경영안정자금 등 추가 간접지원도 이뤄진다.
수협중앙회 역시 정부와 함께 고수온과 적조 재난피해에 선제적 대응에 나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6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지도 부대표를 총괄반장으로 종합상황, 유통, 금융, 장비지원반 등 4개반으로 구성된 대책반을 구성하는 대응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중심으로 피해예방 대책 수립, 피해예방 교육 홍보, 재난대응 매뉴얼 수립, 피해상황 집계, 그리고 피해복구와 구호활동을 지원한다.
이와 관련해 수협중앙회는 지난 6월 28일 해양수산부 어촌양식정책관 주재로 소집된 2022년 고수온·적조 대응 대책협의회를 통해 주요 건의사항을 정부에 전달했다. 먼저 정확한 피해원인 규명과 적절한 보상을 위해 합동피해조사반의 폐사원인 결과보고서가 구체화 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적조 피해조사 시 최종 사료급이일을 기재토록해 적조경보 발생시 먹이공급을 금지하는 적조대응 사육관리 매뉴얼을 양식어업인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또한 어업인의 방제활동에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어업인 방제활동 지원금 증액을 건의했으며, 고수온·적조로부터 피해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어류 면역력 강화를 위한 수산용 구충제 사업 지원을 건의했다.
또한 수협중앙회는 적조 발생에 대비하여 예찰·방제 등 관계기관 역할에 따른 신속하고 체계적인 현장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매년 실시하는 경남·전남 적조 방제 모의훈련을 지원하고 있으며 앞으로 정부와 회원조합 등 유관기관과 유기적인 협조체계를 구축해 우리 양식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할 계획이다.
이처럼 고수온·적조로부터 양식어업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힘을 모으고 있는 만큼 우리 양식어업인들은 정확한 피해규모와 신속한 복구비 산정이 가능하도록 양식 입식신고를 보다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양식재해보험의 적극 가입으로 고수온·적조피해를 사전에 대비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아쉽게도 지난해 말 기준 양식재해보험 가입률은 29.7%에 머무르고 있다. 이처럼 보험료 부담으로 가입률이 저조한 실정을 감안하면 현재 50%의 순보험료 국고지원율의 상향 조정 역시 필요하다.
양식어업 생산량의 비중이 어선어업 생산량을 추월하고 있는 수산업 구조 상 양식어업의 위기는 곧 우리 수산업의 근간이 무너지는 것과 마찬가지라 봐도 무방하다. 고수온·적조로 인한 우리 양식어가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와 수협중앙회가 고심 끝에 내놓은 대책과 양식어업인들의 노력이 함께 빛을 발하는 올해 여름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