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닮은 갈치 부드러운 속살의 반전 매력
칼을 닮은 갈치 부드러운 속살의 반전 매력
  • 배석환
  • 승인 2022.08.17 18:09
  • 호수 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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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갈치? 먹갈치? 흑갈치? 모두 같은 어종…서식환경 어획방법 차이
국내산 투명한 동공 은빛 지느러미…수입산 노란빛 동공·지느러미
창립 50주년 기념 사진 공모전 수상작(갈치이야기, 이대유)
창립 50주년 기념 사진 공모전 수상작(갈치이야기, 이대유)

몸이 길고 납작하게 생겼고 바닷속에서 꼿꼿하게 서있는 모습이 칼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어 ‘칼을 닮은 물고기’라 불리는 갈치. 우리나라 국민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어종으로 은빛으로 빛나는 몸통을 별다른 손질 없이 구워먹거나 조림으로 요리해 먹는다.
갈치는 전 세계적으로 3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식이 확인된 갈치는 갈치, 동갈치, 동동갈치, 물동갈치, 남방홍갈치 등이 있다. 이중 식용으로 사용되는 어종은 갈치로 농어목 갈치과에 속한다.
최대 2m까지 자라는 갈치는 크면 클수록 맛있는 어종이다. 또한 어린 갈치의 경우 풀치라 부르며 간장에 조려 먹기도 하는데 실제 이러한 풀치는 어족자원보호를 위해 소비되서는 안된다. 주요 서식지는 동중국해와 우리나라 전 해역, 일본 등으로 일본에서 어획되는 갈치와 우리나라 연안에서 나오는 갈치는 같은 종으로 알려져 있다. 
심해 어종으로 수심 100m 정도의 모래와 펄이 섞인 곳에 살고 주 산란기인 8월에 연안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밤에 표층까지 떠올라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습성이 있는데 이때 남해,제주 등지에서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지 않아도 방파제에서 낚시로 갈치를 잡을 수 있다. 
식욕이 왕성해 멸치, 오징어, 새우 등 닥치는 대로 잡아먹으며 심지어 같은 갈치끼리도 잡아먹는 습성이 있다. 이러한 습성을 이용해 갈치잡이 어선에서는 주 미끼인 꽁치가 떨어졌을 때 임시방편으로 상품 가치가 낮은 갈치를 잘라 미끼로 사용하기도 한다.
선상에서 바로 잡은 갈치는 회로도 먹을 수 있는데 이때 갈치 몸통의 은빛을 내는 은색 가루를 제거하지 않으면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 은색 가루는 구아닌으로 립스틱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기도 한다.  
갈치의 매력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속살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을 가졌다. 저장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도 소금에 절여서 내륙에 판매될 만큼 우리나라 국민의 갈치 사랑은 지극하고 수요 또한 많아 시골 오일장은 물론 대형마트까지 안파는 곳이 없다. 
그런데 같은 갈치임에도 판매되고 있는 갈치의 명칭이 차이가 난다. 어떤 갈치는 우리가 자주 봐왔던 은빛이 나기 때문에 은갈치, 어떤 갈치는 약간 검은 빛이 돌아 먹갈치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름도 다르고 외관상 보여지는 비주얼이 차이가 나기 때문에 다른 종의 갈치라 생각 하지만 앞에서 언급했듯 우리나라에서 식용으로 어획되는 갈치는 한 종이다.
명칭이 다른 이유는 어획하는 방법과 서식지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은갈치는 낚시로 한 마리씩 잡기 때문에 몸에 상처가 날 확률이 낮다. 긴 장대를 이용해 낚시처럼 줄에 낚싯바늘을 매달고 미끼로는 주로 꽁치를 사용하는데 보통의 낚시와 다른 점은 낚싯줄에 일정 간격을 두고 낚싯바늘을 매달며 맨 끝부분에는 무거운 추를 매달아 둔다. 이 추를 잡고 선상에서 바다를 향해 던져 갈치가 걸리길 기다렸다가 올린다. 보통은 한 마리씩 올라오지만 갈치가 많으면 여러 마리가 같이 올라 온다.
먹갈치의 경우는 그물로 잡는다. 정치망이나 자망을 이용해 대량으로 어획하는 것이 은갈치 어획과 다른점이다. 낚시로 잡는 것보다 비교적 수심이 깊은 곳에서 잡고 서남해에서 주로 이러한 방법으로 갈치를 어획한다. 은갈치와 비교해 먹이와 수심이 다르기 때문에 검은 빛이 돈다. 
서식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맛에도 약간의 차이가 난다고 하지만 일반인이 구분해 낼 만큼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다. 은갈치가 많이 나오는 제주지역에서는 은갈치가 맛있다고 하고 목포나 부산처럼 먹갈치가 많은 지역에서는 먹갈치를 더 알아준다. 
은갈치와 먹갈치 이외도 간혹 수산시장에서 흑갈치라 칭하는 갈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서식 환경의 차이 때문에 검은빛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보이기 때문이지 다른 종은 아니다. 그럼에도 갈치잡이를 오래 한 어업인들 사이에서 먹갈치와 확연하게 차이가 날 만큼 먹물을 칠한 듯 진한 갈치가 있었다는 설도 존재한다. 실제 유럽의 이베리아 반도 국가들이 어획하는 갈치는 누가 봐도 진한 먹물을 뒤집어쓴 비주얼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농어목 갈치과와 같은 종이다. 다만 서식환경의 차이가 많이 나는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어획된 적은 없다.
은갈치와 먹갈치는 우리나라에서 어획되는 국내수산물이기 때문에 기호에 따라 선택을 하면된다. 문제는 외국산 갈치가 최근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나라 갈치와 섞여 판매되고 있다는 것이다. 주로 세네갈이나 파키스탄에서 수입되고 있는 갈치는 생물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명칭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수입산 갈치는 품질 유지를 위해 급냉을 하지만 장거리 이동을 하기 때문에 국내산과 비교할 만큼의 선도는 아니다. 국내산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눈과 혀, 지느러미 색을 봐야 한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어획되는 갈치는 동공이 투명하며 무색에 가깝다. 혀는 검은색을 띠고 있고 지느러미는 은빛이 돌고 선도가 좋은 것들은 푸른빛도 살짝 돈다. 
이와 달리 수입산 갈치는 동공에 노란빛이 돈다. 선도가 좋지 않을수록 노란빛이 강해진다. 혀는 흰색에 가깝고 지느러미는 노란빛을 띤다. 먹기 좋게 토막 낸 갈치의 경우는 더 구별이 힘들기 때문에 꼼꼼하게 살펴본 뒤 토막을 내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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