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부시리’·‘가을 잿방어’·‘겨울 방어’ 이제 알고 먹자
‘여름 부시리’·‘가을 잿방어’·‘겨울 방어’ 이제 알고 먹자
  • 배석환
  • 승인 2022.07.06 20:13
  • 호수 6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 어종 모두 농어목 전갱이과 맛과 생김새 닮은 꼴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농어목 전갱이과에 속하며 생김새는 물론 그 크기까지 닮은 방어, 부시리, 잿방어. 기름기 가득한 찰진 속살에 고소한 맛까지 비슷해 일반 소비자들은 세 가지 모두 같은 어종이라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방어, 부시리, 잿방어는 엄연히 다른 어종이다. 
방어는 온대성 어류로 가을과 겨울은 남하해 제주해역 부근에서 서식하고 봄과 여름에는 북상한다. 반면 부시리와 잿방어는 아열대 어류로 수온이 20℃ 이상 되는 바다에 서식한다. 
방어가 겨울에 맛있는 이유는 저수온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몸 안에 지방을 축적하고 봄에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부시리의 경우는 아열대성 어류라 여름에 가장 활발하게 먹이 활동을 해서 여름철에 가장 맛있고 겨울에도 맛의 변화가 크게 없다. 잿방어는 부시리와 같은 아열대성 어류로 우리나라 남쪽에서 일부 어획되고 대부분 일본 남부해안에 서식한다. 여름부터 왕성한 먹이 활동을 시작해 가을부터 겨울까지 가장 맛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소방어, 중방어, 대방어로 나눠 판매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크면 클수록 맛있기에 대방어 가격이 가장 비싸다. 생김새가 방추형이라 방어라 불리게 됐다는 설과 예부터 방어가 많이 나왔던 울산 방어진 명칭과 관련있다는 등 방어라 불리게 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정확한 어원을 찾기 힘들다. 
일부 지역에서는 알방어라는 명칭도 사용하는데 이는 소방어 정도의 크기를 부르는 말이며 표준명은 아니다. 돼지방어라는 명칭도 있는데 알방어와는 반대로 대방어 이상의 크기로 가장 큰 방어를 지칭하며 주로 방어가 가장 살찌는 겨울에만 일부 음식점에서 마케팅 차원으로 사용하는 명칭이다. 
부시리는 여름이 제철이다. 간혹 여름에 방어를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느꼈다면 부시리를 먹었을 확률이 높다. 부시리라는 명칭은 방어를 가리키는 일본어 ‘부리’에서 유래됐을 것이라는 설과 순우리말 ‘부사리(잘 들이 받는 버릇이 있는 소)’에서 변했을 것이라는 설이 있다. 수산시장에서는 히라스라고 더 많이 알려진 생선인데 이는 부시리가 일본어로 ‘히라마사’로 부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히라스로 전해졌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워낙 활방어의 인기가 높아 겨울철 활방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지만 일본의 경우 선어를 선호하기 때문에 사시사철 맛이 비슷한 부시리를 더 선호한다고 한다. 방어와 너무도 흡사해 전문가조차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꼬리지느러미 모양, 위턱과 아래턱이 겹치는 주상약골 생김새, 몸통 중앙 노란색 측선을 보고 구별한다고 하지만 크기에 따라 달라지고 활어냐 선어냐에 따라 빛깔도 틀려 구분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 어종 중 가장 생소한 잿방어는 방어와 비교해 잿빛이 더 돌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방어와 부시리 보다 더 크게 자라는 대형어종으로 쫀득한 식감이 특징이다. 여름철부터 맛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가을에 제철로 겨울까지 그 맛이 이어진다. 하지만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된 양식산으로 60㎝ 크기 정도가 많은데 맛있는 잿방어는 1m 이상이 돼야 한다고 한다.
선호하는 맛에 따라 세 어종은 각각 특장점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유독 겨울철 방어 선호도가 높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방어와 부시리, 잿방어를 같은 어종이라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경우 여름에 맛있는 부시리조차 맛이 없을 것으로 여겨 겨울까지 방어를 기다리곤 한다. 
이는 그다지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여름 부시리는 겨울 방어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미식가들의 평이다. 그런데 여름 부시리는 겨울 방어보다 가격이 낮다. 공급은 많은데 수요가 적어 가성비가 좋은 생선이 여름철 부시리다. 겨울철 방어의 높은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여름철 부시리를 공략하는 것이 더 현명할 선택일 것이다. 또한 겨울철에 먹는 방어는 방어가 아닐 확률도 높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겨울철에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시리가 방어로 둔갑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름에는 부시리, 가을 잿방어, 겨울철은 방어를 먹으면 그토록 바라던 기름지고 고소한 맛을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입안 가득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참고 : 국립수산과학원

▲ 방어
몸은 긴 방추령으로 약간 납작하다.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는 거의 같은 크기며 제1등지느러미는 작다. 입은 큭고 비스듬히 찍어져 있다. 위턱 뒤끝의 위부분은 뾰족하게 모서리가 각져 있다. 뒷지느러미 앞쪽에서는 2개의 분리된 작은 가기가 있고 몸 전체에 작은 둥근 비늘이 덮여 있다.

▲ 부시리
가슴지느러미는 배지느러미보다 짧다. 몸은 긴 방추형이고 납작하다. 주둥이 길이와 두 눈 사이의 길이가 같고 위턱의 맨뒤끝 모서리는 둥글며 동공의 앞가장자리 아래에 달한다. 배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는 황색이지만 뒷지느러미 막은 약간 검다. 옆줄에는 모비늘이 없으며 성어는 꼬리자루에 옆쪽으로 작은 피부 융기가 있다.

▲ 잿방어
몸은 방추형으로 짧고 통통하며 체고가 높은 편이다. 위턱 뒷끝 부분은 눈의 중앙 아래에 도달하며 뒤끝 윗부분은 둥글다. 뒷지느러미 앞쪽에는 2개의 분리된 가시가 있으며 뒷지느러미 기저 길이는 등지느러미 연조부보다 훨씬 짧다.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 뒤쪽에는 토막지느러미가 없고 옆줄에는 모비늘이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