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 감칠맛은 그대로 짜지 않은 ‘꽃게 알젓’
꽃게 감칠맛은 그대로 짜지 않은 ‘꽃게 알젓’
  • 배석환
  • 승인 2022.06.22 20:33
  • 호수 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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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암꽃게 알만 분리…냉장고에서 2일간 숙성

특별한 날에 먹는 수산물 중 하나인 꽃게. 단단한 껍질 안에 들어 있는 대부분의 내용물을 싹싹 긁어먹기에 점잖게 먹기 힘들지만 그만큼 맛있기에 비싼 가격임에도 찾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꽃게는 다양한 조리법이 있지만 그중 꽃게 알로 만든 ‘꽃게 알젓’은 귀한 손님상에만 올렸던 음식이다.
암꽃게 한 마리에 얼마 나지 않는 알로 만들었기에 가격이 비싸 꽃게 알젓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젓갈은 아니다. 또한 꽃게를 반으로 잘라 알만 분리해 내는 것 역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기 때문에 꽃게가 많이 나오는 산지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꽃게 알은 생으로 먹었을 때는 주위의 내장과 별다른 식감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삶았을 때는 팍팍하게 씹히기만 하고 별다른 맛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인지 꽃게 알젓은 살아 있는 꽃게를 바로 손질해서 알만 따로 사용한다.
싱싱한 암꽃게의 껍질을 벗긴 다음 노란빛을 띠고 있는 알만 조심스레 빼내야 한다. 
이러한 모습은 성게의 우니를 따로 빼낼 때와 비슷하다. 노란 알은 얇은 막으로 덮여 있는데 이를 걷어 내야 식감도 좋고 젓갈 양념이 잘 스며들 수 있다.  
골라낸 알에 소금을 짜지 않게 슴슴한 맛이 나도록 넣어야 한다. 다른 수산물 젓갈 담는 형식으로 염도를 높이면 짠맛 때문에 꽃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맛을 잃어버린다. 곱게 다진 마늘과 생강도 알맞게 넣어 주는 것이 좋다. 이는 꽃게 잡냄새를 없애고 구미를 돋구어 줄 뿐 아니라 방부제 역할 까지 해줘 알젓이 쉽게 상하는 것을 방지해 준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파나 고춧가루는 넣어선 안된다. 파를 넣으면 맛이 변해 오래 보관할 수가 없고 고춧가루의 경우 맛이 텁텁해 꽃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감칠맛이 사라진다.
소금과 곱게 다진 생강, 마늘을 넣어 버무린 꽃게 알젓을 적당한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이틀 정도 넣어두면 적당하게 발효되는데 꽃게가 가지고 있는 감칠맛과 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다만 수산물이다 보니 비릿한 맛을 싫어하는 경우 발효 시간을 하루정도 짧게 하면 비린내가 덜 난다고 한다.
냉장고에서 잘 보관하면 20일 정도 두고 먹을 수 있다. 다른 발효 젓갈처럼 짜지 않기에 짠 음식을 싫어하는 현대인들의 기호에도 안성맞춤이다. 밥반찬으로 먹을 때만 조금씩 덜어서 기존 양념게장처럼 다양한 양념을 더해 먹어도 좋다. 

입맛이 없을 땐 따끈한 쌀밥 위에 한 점 올려 진 젓갈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어업in수산에서는 우리 전통 식품인 밥도둑 젓갈을 매주 재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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