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진석화젓’
달달한 냄새가 식욕을 자극하는 ‘진석화젓’
  • 배석환
  • 승인 2022.06.15 21:27
  • 호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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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200℃에서 최소 10시간가량 달인 젓국 사용

수산물로 만드는 젓갈은 독특한 풍미 때문에 사람이 많은 곳에 가져가면 이런저런 타박을 많이 받기도 한다. 
그런데 쉽게 상하는 굴로 만든젓임에도 그 냄새가 달콤해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는 젓갈이 있으니 바로 ‘진석화젓’이다.
전남 고흥군에서 주로 만들어 먹는 진석화젓은 석화젓의 일종이다. 굴을 채취해서 알맹이만 골라내 소금에 버무려 갈무리하기까지 과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다른 점을 찾는다면 굴이 다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이른 시기에 채취해서 사용한다. 그렇다고 충남의 어리굴젓처럼 크기가 작은 것은 아니다.
굴의 크기에 따라 굴과 소금의 비율을 5:1에서 6:1 정도로 맞춰 40~50일 정도 숙성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과거 냉장시설이 여의치 않았을 때 오래 보존하기 위한 비율이고 최근에는 염도를 낮춰서 기호에 맞게 만든다고 한다.
소금에 절인 굴 알맹이는 부피가 절반가량 줄어든다. 대신에 우유빛의 액체가 생긴다. 이때 보통의 석화젓의 경우 굴 알맹이만을 골라 양념을 해서 먹고 우유빛 액체는 버린다. 하지만 진석화젓은 우유빛 액체를 체로 걸러 따로 사용한다. 이것을 젓국이라 하며 진석화젓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젓국은 달이는 과정을 거친다. 150~200℃ 정도의 온도에서 최소 10시간가량 달이는데 우유빛이던 젓국은 시간이 지날수록 짙은 장빛으로 변하고 달짝지근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때때로 밤을 세우며 오랜 시간 달이기도 하는데 젓국이 졸아들면 다시 물을 부어 적당한 농도와 빛깔을 유지한다.
시간과 정성을 들여 달인 젓국은 상온에서 그대로 식혀야 한다. 덜 식힌 젓국을 사용하면 굴 알맹이가 익어버리기 때문이다. 젓국이 완성되면 처음 염장된 굴 알맹이에 부워주기만 하면 된다. 
짙은 장빛의 젓국에 하얀색 굴 알맹이가 담겨 있는 모습이 그동안 알고 있던 석화젓 비주얼과는 사뭇 다르다. 고흥에서는 ‘꿀젓’이라 부르기도 한다. 따로 숙성할 필요 없이 바로 먹어도 되지만 밥반찬으로 먹을 때는 마늘·풋고추·양파·참기름 등 갖은 양념을 더해 먹기도 한다. 

입맛이 없을 땐 따끈한 쌀밥 위에 한 점 올려 진 젓갈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어업in수산에서는 우리 전통 식품인 밥도둑 젓갈을 매주 재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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