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곰삭힌 어른의 맛 ‘갈치속젓’ 당일바리 채낚기 갈치로 숙성해야 제맛
제대로 곰삭힌 어른의 맛 ‘갈치속젓’ 당일바리 채낚기 갈치로 숙성해야 제맛
  • 배석환
  • 승인 2022.06.08 20:50
  • 호수 6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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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각을 깨우는 젓갈
제주 성산포 위판장에 들어온 갈치 채낚기 어서
제주 성산포 위판장에 들어온 갈치 채낚기 어서

입맛이 없을 땐 따끈한 쌀밥 위에 한 점 올려 진 젓갈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어업in수산에서는 우리 전통 식품인 밥도둑 젓갈을 매주 재조명합니다.

여름철 입맛이 없을 때 젓갈은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더없이 좋은 반찬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식문화가 변하면서 쿰쿰한 냄새가 강한 젓갈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져 찾는 이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역주행을 하는 젓갈이 몇 가지 있는데 갈치속젓도 그중 한 가지다. 갈치속젓은 갈치내장으로 만든 젓갈로 1년 정도 숙성을 하기 때문에 쿰쿰한 냄새가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젓갈이다. 

그런데 갈치속젓을 밥반찬으로 먹는 제주도에서 육류를 먹을 때 갈치속젓과 함께 먹는 것을 활용한 제주오겹살 전문점들이 인기를 끌면서 젊은세대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갈치속젓의 편견을 깨고 갈치속젓을 따로 구매해 먹기 시작한 것이다.

갈치속젓은 갈치 어획량이 많았던 시절 서민들이 즐겨 먹었던 대표적 젓갈 중 하나다. 가격이 워낙 싸서 넉넉하지 못했던 때 밥반찬으로 올릴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서민 생선이었던 갈치가 1990년대부터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금치’라 불리기 시작했고 덩달아 갈치와 관련된 여러 음식도 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젓갈시장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갈치속젓도 나날이 맛보기 어려운 음식이 되고 있다. 

제대로 된 갈치속젓을 맛보려면 갈치가 많이 나오는 남해안 지방과 제주도를 찾아야 한다. 이는 갈치내장으로 담근 젓갈이기에 갈치의 선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일바리 갈치 채낚기어선이 잡아 온 갈치로 담아야 그 맛이 좋다.

 

▲ 쿰쿰한 맛을 보려면 1년 이상 숙성

새벽에 잡아 온 은빛갈치 내장 중 애를 제거하는 것으로 갈치속젓 만들기는 시작한다. 창자는 속에 들어있는 이물질을 깨끗이 제거해야 냄새가 나지 않는다. 내장을 부위별로 준비하고 나면 갈치를 토막 내 구이용으로 먹을 것은 따로 남겨두고 몇 토막 따로 모아 내장과 함께 천일염으로 염장에 들어간다. 

이때 숙성기간별로 소금농도를 달리해야 한다. 여느 젓갈 재료와는 달리 내장이 크고 양이 많기 때문이다. 쿰쿰한 갈치속젓 맛을 제대로 보려면 완전밀폐한 항아리 등 보관 용기를 응달에 두고 염도 20%로 1년 이상 숙성시켜야 한다. 

크기가 큰 갈치의 경우 내장을 따로 손질해 젓갈에 사용하지만 크기가 작은 갈치나 ‘풀치’라 불리는 갈치 치어의 경우 통째로 염장해 숙성시키기도 한다. 어느정도 숙성이 되면 끼니때 먹을 양만큼 덜어 칼로 자르거나 믹서기에 뼈째 갈아 상에 올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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