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맛 좌우하는 쌍둥이 ‘미더덕·오만둥이’
국물맛 좌우하는 쌍둥이 ‘미더덕·오만둥이’
  • 배석환
  • 승인 2022.05.11 19:07
  • 호수 6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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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질 벗겨 바로 먹어도 맛있는 ‘미더덕’
오독오독 씹는 식감 일품 ‘오만둥이’

같은듯 다르고 요리해 놓으면 더 구분이 힘든 것이 수산물입니다. 또 시장이나 식당에서는 무슨 뜻인지 알다가도 모를 말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합니다. 어업in수산이 소소한 수산 상식을 매주 알려드립니다.

푸짐한 해물찜·탕 주인공은 꽃게나 낙지 등 가격이 높은 수산물이다. 하지만 그 맛을 좌우하는 수산물은 바로 미더덕과 오만둥이다. 

특유의 향과 시원한 감칠맛은 수산물 요리를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준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미더덕과 오만둥이를 구분하지 못한다. 미더덕이란 명칭은 익숙하지만 오만둥이는 다소 생소한 느낌이다. 

이는 음식점에서 오만둥이를 더 많이 사용하지만 미더덕으로 명칭을 혼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생김새도 비슷하고 요리가 돼서 나오면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오만둥이는 미더덕보다 저렴하지만 맛과 식감은 뒤떨어지지 않음에도 과거에는 굴이나 전복양식에 방해가 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형태학적으로 보면 미더덕은 오만둥이보다 더 긴 타원형으로 한쪽 끝에 자루가 달려있다. 도토리를 연상하면 쉽게 떠오를 것이다. 대부분 겉껍질을 벗겨낸 황갈색의 매끈한 상태로 유통된다. 반면 오만둥이는 자루가 없고 몸 전체가 밝은 황갈색이며 표면에는 오돌토돌한 돌기로 덮여있고 불규칙한 주름이 있는 형태로 별도 처리 없이 그대로 유통된다. 

생긴 것도 비슷하지만 영양성분도 무척 흡사하다. 미더덕과 오만둥이 모두 칼로리가 낮고 비타민 B의 일종인 엽산, 비타민 C·E, 철분 등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다. 또 불포화지방산인 EPA, DHA 등과 함께 카로티노이드계 항산화 물질 그리고 타우린, 아스파라긴산 등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 미더덕

미더덕
미더덕

미더덕은 물의 옛말인 ‘미’에 ‘더덕’이 합쳐져 물에서 나는 더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실제 생김새도 작은 더덕과 닮은꼴이다. 또한 먹는 방법도 비슷하다. 

더덕은 겉면 이물질을 제거한 뒤 바로 씹어 먹거나 칼로 껍질을 벗겨 먹는데 미더덕도 칼로 껍질을 벗겨 먹는다.  ‘신티올’이라는 불포화 알코올 성분의 향이 시원한 맛을 내 해산물 요리에 필수 재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미더덕이 식용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1999년 양식허가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생산에 들어갔고 이전에는 일부 남해안 지역에서만 먹었을 뿐 대부분 폐기됐다. 3~5월이 제철이며 황갈색이 선명하고 크기는 작되 몸통이 통통하고 향이 강한 것이 좋은 미더덕이다. 미더덕 속은 그대로 사용하면 내장과 함께 바닷물 체액으로 인한 짠맛 때문에 요리 맛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칼로 껍질을 갈라 내장을 제거해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준 후 식용하는 것이 좋다.

▲ 오만둥이

오만둥이
오만둥이

오만둥이는 ‘오만 곳에 붙어서 산다’라는 의미다. 지방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여럿인데 ‘오만득이’, ‘만디’, ‘만득이’ 등으로 다양하다. 미더덕과 달리 체액이 적지만 맛과 향은 엇비슷하다. 대신 가격이 싸고 독특한 식감이 때문에 미더덕을 대체해 요리에 사용되기도 한다. 

주 생산철은 9~12월이지만 연중 생산될 만큼 양식이 까다롭지 않다. 껍질이 단단하며 탄력이 있으면서 알이 굵고 크기가 큰 것이 향도 강하고 맛도 좋다. 요리에 사용할 때는 소금을 넉넉하게 뿌린 후 솔 등을 이용해 박박 문질러 껍질에 붙은 이물질을 씻어내고 맑은 물로 서너 번 헹궈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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