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큰한 감칠맛 일품 ‘소라젓’
달큰한 감칠맛 일품 ‘소라젓’
  • 배석환
  • 승인 2022.05.04 19:44
  • 호수 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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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쫄깃한 속살과 전복내장의 하모니"
4~5일 숙성…젓갈 보다는 무침 비주얼

제주 잔칫상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음식 중 하나가 소라젓이다. 짜지도 맵지도 않기에 젓갈이기 보다는 무침에 가까운 겉모습을 가지고 있다. 

패류젓갈과는 달리 대부분이 소금물에 염장해 저장한다. 1주일 정도만 지나도 소라 고유의 맛에 젓갈의 향미가 더해진다.

이러한 소라젓은 소라가 나오는 해안가 지역에서는 대부분 만들어 먹었다. 김치에 넣어서 같이 버무려 먹었거나 발효시키지 않더라도 무침으로 많이 먹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젓갈로도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제주도 소라젓이 유명한 이유는 뿔소라를 비롯해 다양한 소라들이 나오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지역에서는 소라와 소금이 주 재료지만 제주의 경우 전복내장이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맛의 깊이가 다르다. 실제 서귀포의 경우 지역특산물 브랜드로 육성도 하고 있다. 

과거 해녀들 숫자가 많았을 때는 소라젓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그만큼 어획되는 소라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소라 어획량이 줄어들어 해녀들이 채취한 소라 대부분이 수협 위판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해녀들이 개인적으로 만들거나 소라젓을 전문적으로 만들고 있는 업체 제품이 아니면 보기 힘들다고 한다.

▲ 육질부 얇게 썰어 염장

소라의 담갈색, 녹색의 내장부를 제거한 뚜껑살과 몸통살을 주로 이용한다. 살아있는 소라의 껍질을 깨고 육질부를 골라내는데 소라의 육질부는 곧바로 소화기관인 내장, 생식소와 연결이 돼 있는어 이를 분리해야한다. 내장부위는 조직감이나 향미가 젓갈의 소재로는 부적합하다. 이 내장부위는 따로 보관해두었다가 먹은 음식 소화에 애를 먹는 이들의 소화를 돕는데 활용한다.

일단 껍질에서 떼어낸 속살은 바닷물이나 담수를 이용해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를 껍질 부스러기와 기타 분비물을 제거한다. 

상품용으로 내놓는 젓갈은 소라의 육질부를 통째로 25~30% 염장한 뒤에 발효시키면 되지만 일반 가정에서 먹는 것들은 그 속살을 얇게 저민 듯 썰어 소금과 전복내장을 섞어 적당량 버무려 둔다.

충분히 맛이 드는데 15~20℃를 유지하는 음지에서 4~5일 정도만 기다리면 된다. 먹을 때마다 빨갛게 약이 오른 붉은고추와 풋고추, 참깨, 다진마늘, 참기름 등을 넣고 함께 버무려 상에 올린다.

오랜 기간 숙성을 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소라의 꼬독꼬독하고 쫄깃한 식감은 물론 향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참기름과 갖은 양념이 들어가기 때문에 짠맛보다는 달큰한 감칠맛을 느낄 수 있다. 

입맛이 없을 땐 따끈한 쌀밥 위에 한 점 올려 진 젓갈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어업in수산에서는 우리 전통 식품인 밥도둑 젓갈을 매주 재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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