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째 이어온 차별화된 ‘마른김’
3대째 이어온 차별화된 ‘마른김’
  • 배석환
  • 승인 2022.04.13 18:35
  • 호수 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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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배합기술로 세계시장 도전 김천일 수산식품명인

글 싣는 순서 

① 김광자(숭어 어란)
② 이영자(제주 옥돔)
③ 정락현(죽염)
④ 김윤세(죽염)
⑤ 김정배(새우젓)
⑥ 유명근(어리굴젓)
⑦ 김혜숙(참게장)
⑧ 이금선(가자미식해)
⑨ 김천일(마른김)
⑩ 김헌목(멸치액젓)

식품명인 지정 제도는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발전을 위해 식품 제조·가공·조리 등 각 분야의 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1993년 9월에 처음 시행됐으며 그 중 수산전통식품 분야에 해당되는 수산식품명인은 1999년 11월 김광자 씨(숭어 어란)가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10명이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다양한 수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식품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주원료 사용해 예부터 전승되는 우리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는 수산식품명인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 수산물의 우수함을 알리고자 수신식품명인을 소개한다.

김이 문헌상으로 처음 등장한 것은 삼국유사로 ‘신라시대부터 김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경상도지리지에는 ‘김이 많이 붙은 나무토막이 떠내려오는 것을 보고 김을 뜯어 먹으니 매우 맛이 좋아 그 후 죽목을 수중에 세워 인공적으로 김을 착생시켰다’고 쓰여져 있다. 이러한 사실로 미뤄보아 김은 오래전부터 양식을 해왔던 수산물이며 죽목은 전통 김 양식 방식인 지주식의 시발점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주식 김 양식은 바다에 물이 빠지면 갯벌 바닥에 지주를 세운 다음 그물망을 지주에 끼워 그물망에 김이 부착되도록 하는 방식이다. 주로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남해안에 적합한 기술로 환경적 요인이 크게 작용해 물이 빠지는 시간에는 바닷물 속의 영양분을 흡수할 수 없어 성장이 더딘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방식이 부유식이다. 부유물로 로프를 고정시키고 김을 부착시키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물에 잠겨있어 영양분 공급이 수월하다. 또한 지주의 높이에 관계없이 깊은 바다에서도 양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동해에서도 양식에 성공했다. 현재는 지주식의 경우 완도, 고흥 등에 일부 남아있고 대부분 부유식으로 전환됐다. 

부유식 혹은 지주식으로 생산된 물김은 바로 먹기도 하지만 이는 일부 산지에서 통용되는 조리방법이고 우리네 식탁에 올라오는 대부분의 마른김은 물김을 세척해 말려서 만든다. 이때 사용되는 물김의 배합 방식에 따라 마른김의 품질이 달라진다. 

▲ 김 양식부터 유통까지 원스톱

김천일 수산식품명인이 생산하고 있는 마른김은 3대째 이어져 내려온 지주식과 부유식 물김 생산기법을 토대로 독자적인 배합기술을 활용해 차별화된 맛을 보여준다.

명인의 마른김은 조부인 김장수씨의 지주식 김 양식이 그 시작이다. 전남 완도에서 김 양식을 시작한 1세대로 이 기술을 명인의 아버지가 이어받았다. 이후 부산 수산과학원에서 부유식 김 양식 방법을 교육받은 아버지가 완도 조약도에서 처음으로 부유식 김 양식에 성공했고 김천일 명인이 대를 이어 전수받은 양식 기술로 마른김을 생산하고 있다.

김천일 명인의 마른김은 물김의 바닷물 세정방법과 민물 세정방법을 혼합한 세정방식을 응용했다. 민물 세정 최종단계에서 자외선 살균기를 이용한 특수공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세균 잔류량이 거의 제로에 가까워 유통기한을 훨씬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김 고유의 맛과 향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특히 김의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김 양식에서 제조, 가공, 유통까지 처리하는 원스톱 공정을 갖췄다. 완도 청정해역에서 철저한 관리를 통해 생산된 물김이 입고되면 해수탱크에 넣어 물김이 엉키지 않게 저어주며 세척한다. 이물질을 제거한 물김은 생산될 김 종류에 따라 0.5~1㎝로 잘게 절단해 원초를 만든다.

원초는 민물을 섞어 2~3시간 정도 숙성시켜 수분을 제거하고 사각틀에 맞춰 김 형태로 찍어낸다. 마지막으로 김을 건조 시킨 뒤 불량여부 검수를 하고 100장 단위로 묶어 포장하면 명인표 마른김이 완성된다. 

민족 고유의 색을 보여주며 전통적 방법대로 만드는 ‘에스닉푸드’가 각광을 받고 있는 현대 식품 시장에서 김은 전통 가치를 되살리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식품 트렌드에 적합한 수산물이다. 김에 대한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젊은 세대들도 편리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제품화함으로써 김 가공품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고 있는 김천일 명인의 도전이 기대된다.

※ 자료제공 : 완도물산영어조합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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