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온숙성으로 만든 감칠맛 ‘가자미식해’
실온숙성으로 만든 감칠맛 ‘가자미식해’
  • 배석환
  • 승인 2022.04.06 21:07
  • 호수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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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식 전통 명맥 이어가는 이금선 수산식품명인

식품명인 지정 제도는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발전을 위해 식품 제조·가공·조리 등 각 분야의 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1993년 9월에 처음 시행됐으며 그 중 수산전통식품 분야에 해당되는 수산식품명인은 1999년 11월 김광자 씨(숭어 어란)가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10명이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다양한 수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식품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주원료 사용해 예부터 전승되는 우리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는 수산식품명인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 수산물의 우수함을 알리고자 수신식품명인을 소개한다.

우리나라 전통 수산발효식품인 젓갈은 수산물을 소금에 절여 삭힌 발효성 가공식품으로 여기에는 식해도 포함된다. 식해는 염장어류에다 밥 등의 전분질과 기타 부원료를 함께 혼합해 발효시켜 만든다. 만들기 시작한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조선중엽에 쓰여진 ‘주방문’, ‘음식보’에 어류를 발효시킨 식해에 관한 기록이 나와있다.  가자미, 넙치, 명태 등의 생선을 사용하고 있고 지방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와 담그는 방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식해는 동해 해안가 지방에서 주로 담궈 먹는데 동해에서 식해가 발달한 이유는 서해의 경우 가자미나 넙치 등과 같은 어류를 겨울에는 어획하기 힘들기 때문에 고염장을 통해 오랜 기간 저장이 가능한 젓갈이 상대적으로 발달했고 동해는 연중 어획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기 보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보존 기간이 짧은 식해가 발달하게 된 것이다.

특히 수산물의 자가소화발효에 농산물의 젖산발효를 더해 독특한 풍미와 맛을 내는 가자미식해는 우리의 전통 발효식품이자 지켜나가야 할 유산이며 여러 식해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식해다. 동해안을 기반으로 둔 여러 해안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데 함경도에서 만든 가자미식해를 알아준다. 

▲ 함경도산 좁쌀로 가자미식해 담궜으면

함경도식 가자미식해는 가자미를 소금에 잠길 정도로 절인 후 세척하는 탈염 과정을 거쳐 계절과 온도에 따른 배합을 해야 부패하지 않고 잘 익은 가자미식해를 맛볼 수 있다. 직접 손질하고 소금에 절여 고슬고슬 지은 밥과 함께 묵혀 놓았다가 귀한 날, 귀한 손님에게 내어놓기도 하고 고향을 그리며 정성껏 담아 밥상위에 올렸다고 한다.

이금선 수산식품명인의 가자미식해 역시 이러한 함경도식 가자미식해의 전통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명인의 노하우는 시어머니로부터 전수 받았다. 실향민인 시어머니의 엄격한 가르침을 따라 그 어느 과정하나 허투루 하는 일 없이 삶의 반절이 넘는 20여 년을 가자미식해를 담그는데 매진했다.

제철 국내산 물가자미를 사용해 계절에 따라 혼합방법과 숙성방법을 변화시키는 전통방식을 고수하는 명인의 가자미식해. 발효 젓갈을 만들 때 저온 숙성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매김 했지만 명인의 경우 가자미식해를 실온숙성(20~24℃)을 통해 만든다. 이러한 방법은 매우 까다롭고 배합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수산물인 가자미와 좁쌀, 무 등과 같은 농산물이 발효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산식품명인의 반열에 올랐지만 여전히 자신의 가자미식해가 아쉽다는 명인. 식해의 재료는 전부 국내산을 쓰지만 좁쌀의 경우 함경도산을 쓸 수 없고 전통방식에서 사용됐던 자염을 지금은 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가자미식해를 찾는 이가 줄어들어 행여 사라질까 걱정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자식과 동료들에게 전수하고 있는 이금선 명인. 그녀의 집념이 있는 한 가지미식해의 명맥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것이다.

※ 자료제공 : 한국수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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