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만들어낸 손맛 ‘제주 옥돔’
시간이 만들어낸 손맛 ‘제주 옥돔’
  • 배석환
  • 승인 2022.02.16 19:41
  • 호수 6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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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섶간 방식 개발 ‘이영자 명인’

글 싣는 순서
 
① 김광자(숭어 어란)
② 이영자(제주 옥돔)
③ 정락현(죽염)
④ 김윤세(죽염)
⑤ 김정배(새우젓)
⑥ 유명근(어리굴젓)
⑦ 김혜숙(참게장)
⑧ 이금선(가자미식해)
⑨ 김천일(마른김)
⑩ 김헌목(멸치액젓)

식품명인 지정 제도는 우수한 우리 식품의 계승, 발전을 위해 식품 제조·가공·조리 등 각 분야의 명인을 지정해 육성하는 제도다. 1993년 9월에 처음 시행됐으며 그 중 수산전통식품 분야에 해당되는 수산식품명인은 1999년 11월 김광자 씨(숭어 어란)가 처음 지정된 이래 현재까지 10명이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다양한 수산식품들이 쏟아져 나오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식품시장에서 국산 수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예부터 전승되는 우리 고유의 맛을 지켜나가고 있는 수산식품명인들을 조명함으로써 우리 수산물의 우수함을 알리고자 수신식품명인을 소개한다.

귀한 대접을 받는 생선은 그 생김새와 맛이 남다르다. 대표적인 것이 돔 종류인데 특히 옥돔은 제주 근해에서만 잡히며 제주에서는 옥돔을 생선 중 으뜸으로 여긴다. 이러한 연유로 옥돔만을 생선이라 부르고 다른 바닷고기는 고유 이름을 붙여 부르고 있다고 한다. 

화려한 생김새에 걸맞게 ‘玉(구슬 옥)’자가 붙어 예부터 귀한 대접을 받아온 옥돔은 심해성 백신어(白身魚)로 살이 단단하면서도 지방이 적고 단백질이 풍부해 담백하고 깊은 맛이 난다. 몸길이가 30~50㎝가량으로 제주도 근해에서 주로 잡히는데 그중 마라도 인근에서 주낙으로 한 마리씩 정성을 다해 낚는 것을 최고로 쳐준다.

이마가 툭 튀어나온 잘생긴 생선이라 해 옥두어라고도 불리며 꼬리는 화려한 무지갯빛을 띠고 몸통 옆에는 다홍색 선이 뚜렷하게 있다. 크기가 클수록 맛있고 살이 탄력 있는데 신선한 옥돔은 비늘이 선명하면서도 눈이 맑은 것을 고르면 된다.

제주인들은 제사 음식, 중요한 손님이 왔을 때 마른 옥돔을 구워서 내거나 때로는 생옥돔을 끓인 국을 상에 올리곤 한다. 이에 가정에서는 질 좋은 건조된 옥돔을 미리 구입 해서 보관해 둔다. 건조 옥돔은 비늘과 내장을 제거하고 전통방식에 따라 해풍에 건조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옥돔 자체의 기름이 스며 나와 생선 표면에 피막이 형성돼 수분을 유지하고 영양소를 그대로 간직하게 된다.

하지만 수분이 많은 옥돔의 특성상 당일 잡은 싱싱한 옥돔이 아니면 건조 시 부패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염장을 해서 건조 시켰다. 바로 이 염장 기술이 맛있는 건조 옥돔을 만들어내는 핵심이다. 염장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살의 으스러짐이 적고 담백함과 감칠맛이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 옥돔 상태에 따라 다른 섶간

이영자 명인(수산식품명인 2호)은 옥돔을 다루기 시작한 1974년부터 4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옥돔에 전통 염장 방식인 ‘섶간(손질된 옥돔 하나하나에 천일염을 쳐서 말리는 방법)’을 함으로써 명품 옥돔을 만들어 오고 있다. 또한 섶간을 할 때 사용하는 천일염 역시 매입 시점부터 가로적재를 통해 균일한 입자를 유지하고 5년간 간수를 뺀 것만 사용한다.
특히 명인의 섶간 방식은 적당량의 천일염을 주먹 안에 쥔 채로 옥돔 살 위에 부드럽게 문지르듯 흩뿌려 간을 맞추는데 생선의 크기와 수분의 정도마다 천일염의 양을 다르게 조절한다. 이는 명인의 만의 특기이자 비법으로 다른 사람들이 쉽게 흉낼 수 없는 시간이 만들어낸 손맛이다.

섶간을 통해 간을 맞춘 옥돔은 0~5℃의 냉장실에서 12시간 숙성시킨다. 그 후 냉풍건조장에서 7시간 가량 다시 건조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옥돔은 살이 쫀득해져 쉽게 으스러지지 않고 감칠맛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옥돔으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 자료제공 : 한국수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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