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멸치젓과 조기 ‘추자도’
소문난 멸치젓과 조기 ‘추자도’
  • 홍보실
  • 승인 2022.01.26 20:44
  • 호수 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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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추자도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한 ‘어민’지(誌)가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75년 발행된 ‘새어민’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1996년 

추자도는 제주와 전라도 사이를 옮겨 다닌 까닭에 ‘제주속의 다도해’라는 별명못지 않게 ‘제주속의 전라도’라 부르는 이도 적지 않다. 실제 추자 사람들이 쓰는 말이나 생활관습, 음식에 이르기까지 제주보다는 전라도에 가깝기도 하고 생필품의 많은 부분을 목포 등 남도지방에서 들여다 쓰고 있기도 하다.

과거 추자도는 농사를 짓는 방법, 그물을 만들어 고기를 잡는 어로법 등이 뒤떨어져 있었는데 풍파를 만나 추자도에 머물게 된 최영 장군이 어망편법과 어로법을 세세히 가르쳐 주었고 추자 어업인들은 이제 우리나라 어느 바다에서건 ‘어업장인’ 소리를 들을 정도가 됐다. 이러한 추자도의 수산업을 살펴보자면 먼저 그 힘들다는 멸치잡이부터 눈여겨 봐둬야 한다.

멸치철 초저녁이 되면 추자 어업인들은 멸치잡이에 나선다. 추자도의 멸치잡이는 일명 ‘챗배’라 불리는 분기초망어법으로 잡아낸다. 이 챗배에는 어선의 오른쪽에 커다란 통나무가 ‘V’자 모양으로 벌려져 있고 그 통나무에는 코가 촘촘한 그물이 너울대며 달려있다.

먼저 어장에 도착하면 어로장은 배의 이물 끝에 엎드려 전구가 달린 장대를 이리저리 이동시키며 멸치떼를 찾는다. 멸치떼가 발견되면 어로장은 불빛을 그물쪽으로 이동시키면서 멸치떼가 그물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를 한다. 이때부터는 그야말로 ‘멸치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멸치떼가 놀라 수면 위로 뛰어오르도록 하기 위해 열 서너 명의 어업인들이 발을 구르고 징이며 꽹과리를 두드리기도 한다.

이렇게 힘들게 잡아내는 멸치는 그저 추자도를 소문난 멸치젓 생산지로 생색만 내게 할 뿐 그리 큰 돈벌이는 안된다. 대신 추자도를 기름지게 하는 것은 바로 조기와 방어, 그리고 삼치라 하겠다.

추자 근해에는 조기, 방어와 삼치떼가 나기 시작하면 이때부터 추자 어업인들은 200여 척의 채낚기 어선과 46척의 유자망 어선, 20여 척의 연안 자망어선에 제각기 나눠 타고 진짜 돈벌이에 나선다. 삼치와 방어는 10월 초면 전남쪽 바다인 ‘복상여’ 부근에서 채낚기에 입질을 시작하다가 12월이면 넉넉한 어장을 형성하고 이듬해 1월께에 이르러 상·하추자 앞 바다에서 나기 시작하면 실제 조업은 끝이 난다. 

삼치와 방어를 잡는 채낚기 어업인들은 보통 새벽녘에 출어해 직구도 등 인근 섬 부근에서 모조미끼를 단 낚시줄을 적당한 수심까지 풀고 배의 속력을 올려 이들을 유인해 낚아낸다. 이렇게 잡은 삼치와 방어는 추자수협의 위판을 거쳐 삼치는 일본으로 수출되고 방어는 제주나 완도 등지를 통해 뭍으로 팔려나간다.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344호(1996년 12월 발행)

■ 2017년 

추자도는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일컫는다. 부근에 4개의 유인도와 38개의 무인도가 있는데 이 모두를 포함해 추자군도라 부른다. 섬의 크기로 보면 하추자도가 2배 정도 크다. 하지만 인구수는 상추자도가 더 많다. 각종 관공서와 편의시설이 상추자도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추자도의 신양항은 주로 제주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이 입항을 하고 상추자도의 추자항이 다른 여러 지역에서 출발하는 배들이 입항하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다. 

추자도 골목 곳곳에 커다란 드럼통을 자주 볼 수 있다. 쿰쿰한 냄새로 미루어 보아 젓갈이다. 제주의 젓갈이라면 단연 멸치젓이다. 제주 흙돼지 삼겹살과 찰떡궁합으로 알려지면서 인기 만점인 젓갈이다.

추자도는 멸치가 많이 난다. 여기서는 ‘멜’이라 부른다. 여름부터 시작해 가을까지 제법 굵은 크기의 멸치가 나온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멸치 구이도 맛볼 수 있다. 추자도 부근에서 잡힌 멸치는 유난히 감칠맛이 난다. 산란기에 맞춰 추자도를 찾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멸치젓갈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된다. 안타까운 점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추자도 멸치젓갈 중에 상당 부분이 추자도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고 한다. 수요는 많은데 판매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이 부족해서 추자도에서 멸치만 잡고 다른 곳에서 젓갈이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추자도에는 어선들이 밤샘 조업을 통해 어획한 수산물들을 경매하는 추자수협위판장이 있다. 그래서 꼭두새벽인 4시에도 항구에는 여러 부산한 움직임을 볼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어선이라도 고요한 바다 위의 엔진소리는 선잠을 깨우기에 충분하다. 유난히 밝은 빛이 빛나는 곳으로 발걸음이 향한다. 위판장이다. 참조기 경매가 이루어지고 있다. 

굴비의 고장인 전라남도 영광에서 자취를 감춘 참조기가 어찌 된 일인지 최근 몇 년간 추자도 연근해에서 잡히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해마다 참조기가 나오기 시작하는 가을이면 참굴비축제가 추자도에서 열린다.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한 축제는 이제 추자도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상추자도는 마을이 추자항을 중심으로 한 곳에 모여 있는 반면 하추자도는 서로 떨어져 있다. 예초리마을은 상추자도와 하추자도를 운행하는 마을버스의 종점이다. 전형적인 작은 어촌마을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거친 파도 때문에 물보라가 들이치는 포구에서 마을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주먹만 한 홍합이다. 
자연산이다 보니 우리가 알고 있는 홍합과는 크기와 빛깔이 다르다. ‘섭’이라고도 불리는 토종 자연산 홍합은 바다 환경이 좋은 곳에서만 볼 수 있다. 크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양식으로 적합하지 않아 대부분 해녀들이나 머구리 어선들이 채취한다. 

커다란 알맹이 하나를 깨끗이 씻어 건네신다. 바다에서 갓 잡아 올린 것이니 아직 짠 맛이 가시지 않아 약간 미간이 찌푸려지다 쫄깃함과 마지막에 밀려드는 단맛과 감칠맛이 지금까지 먹어왔던 홍합과는 완전히 다르다. 

※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540호(2017년 11~12월호)

■ 2022년 

추자도는 지형적 특성상 대부분의 주민들이 농업보다는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러한 추자도 어업을 책임지고 있는 곳이 추자도수협이다. 1919년 추자도 어업조합 설립이 그 시작인 추자도수협은 지난해 기준 354명의 조합원이 활동하고 있으며 위판장 2개, 상호점포 1개, 바다마트 1개, 가공시설 1개, 제빙냉동공장, 1개, 급유소 1개, 양식장 4개를 포함하고 있다.

어촌계는 대서, 영흥, 묵, 신양, 예초어촌계가 있으며 이러한 어촌계원들이 운행하고 있는 어선수는 총 493척이다. 10톤 미만의 어선이 462척, 20톤 미만 7척, 30톤 미만 12척, 50톤 미만 6척, 100톤 미만이 6척이다. 지난해 위판물량은 1581톤이며 금액으로는 65억 9600만 원 가량이다. 가장 많은 위판량을 보인 어종은 참조기로 660톤 정도가 위판됐으며 다음으로는 삼치가 186톤, 방어 55톤의 위판실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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