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 조기 상환 어업인·수산업 지원 대폭 상향”
“공적자금 조기 상환 어업인·수산업 지원 대폭 상향”
  • 배석환
  • 승인 2021.12.29 18:20
  • 호수 6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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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택 수협회장, MBN 출연 수협의 역할·비전 설명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군급식 조달 방안 변경 강력 대응 시사
전국 200여 개 위판장 디지털 접목…유통구조 획기적 변화 모색

바다환경 파괴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 등 수산업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에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어려움에 처한 어업인들의 현실을 알리고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지난 25일 MBN 토요포커스에 출연해 ‘풍요롭고 살기 좋은 어촌을 꿈꾸다’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 내년이면 수협이 60주년을 맞이한다. 현재 수협 현황은

수협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인 어업인들이 힘을 합쳐서 만든 협동조합이다. 현재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조합원들이 전국에 15만여 명 정도 있으며 이들이 각 지역별로 어촌계를 2000여개 가량 조직하고 있다. 

이 어촌계를 기초조직으로 해서 91개 회원조합과 중앙회를 구성해 어업인과 수산업을 위한 여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업으로는 어업인들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지도업무와 교육업무를 지원하며 수산물유통과 금융, 어선안전조업 등 어업인에게 꼭 필요한 필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들에게는 양질의 수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유통구조 개선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 2019년 취임 이후 2년간 어떤 성과가 있었나

코로나와 일본 원전 오염수 문제 등 여러 가지로 어업인이나 수산업이 힘들기 때문에 우리 수협이 어떻게 해야 더 많은 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절박한 심정으로 고민하고 있다. 

근본적으로 수협이 좀 더 수익을 많이 내야 하고 그 이익을 기반으로 어업인들을 지원하는데 더 많이 투입해야 한다. 따라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조직 구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취임한 이후 우리 수협은 매년 사상 최대수익 기록을 경신하며 수익성이 좋아졌다. 이에 따라 여유자금을 어업인 지원에 투입하고 있고 그 규모도 매년 두 배 정도씩 늘려갈 수 있게 돼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어업 생산량이 많이 줄었는데 어느 정도로 줄었는지 그리고 생산량 감소 이유는 뭔지

과거 우리바다는 말 그대로 고기떼가 넘쳐나는 풍요로운 어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잡을 것이 별로 없는 텅빈 바다로 변하고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연근해 어업 생산량은 지난 3년 동안 평균 100만 톤에 한 참 못미치는 저조할 기록을 보이고 있다. 1970년대만 해도 200만 톤 가까이 어획할 수 있었던 우리바다에서 어획량이 반토막 난 환경이 돼버린 것이다.

이러한 원인을 따져보면 지난 수 십 년간 대규모 개발이 계속해서 반복되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갯벌을 메우는 간척사업부터 바닷모래 채취, 최근에 급속히 추진되는 해상풍력발전사업까지 이 모두가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

▲ 해상풍력개발과 관련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같은데 어떤 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어업인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해상풍력 확대정책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업인들이 고기를 많이 잡는 곳을 피해서 개발하거나 환경영향평가를 더욱 철저하게 검증한 뒤 신중하게 진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해상풍력진행 절차를 보면 어장으로써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는 결론이 난 곳까지도 해상풍력시설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이렇게 일방적이고 한쪽으로 치우친 개발이 이뤄지면 어업인들과 수산업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감당하라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따라서 해상풍력을 포함한 개발행위에 어업인들의 의견을 듣고 조율하는 과정이 반드시 전제돼야 하고 제도적으로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 IMF여파로 지원받은 공적자금으로 인해 어업인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수협이 은행사업을 하는 것은 은행업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어렵고 힘든 어업인을 지원해주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그런데 IMF 사태로 공적자금을 지원받고 난 뒤부터는 은행에서 번 돈을 공적자금 상환이나 자본을 확충하는 것 말고는 다른 용도로 전혀 쓸 수 없게 막혀버렸다. 

벌써 20년이 넘게 수협은행 본연의 기능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어업인들은 너무도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이에 따라 하루빨리 공적자금을 상환해 수협은행에서 나오는 수익을 어업인들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2028년까지 예정된 상환 일정을 내년 중으로 앞당겨서 공적자금을 모두 갚을 예정이다.

▲ 올해 4월 일본이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대응 방안은

우리 어업인들은 동일본지진이 발생한 직후에 겪었던 최악의 수산물 소비 절벽을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에 퍼지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수산물 소비가 급감했다. 전문가들과 정부가 국내수산물이 안전하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객관적으로 설명해도 소용이 없었다.

만약 일본 정부가 발표한 대로 원전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한다면 이와 같은 상황이 되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어업인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고 수협도 일본 대사관을 통해 해양방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는 우리 어업인의 입장을 확실하게 전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양방류를 강행한다면 세계협동조합연맹 회원단체들과 국제 연대를 통해 압박하고 강력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 최근 국방부가 밝힌 군급식 경쟁조달 방식이 국내 수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수협과 국방부는 지난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계약을 맺고 어업인이 생산한 국내 수산물을 공급받아왔는데 이는 우리 수산업과 어업인을 국가가 보호하고 육성하겠다는 뜻이 담긴 정책이다. 

그런데 최근 국방부가 밝힌 경쟁조달 방식은 최저가 입찰로 수산물을 구입해 장병들에게 수산물을 공급하는 것인데 이는 가격이 월등히 저렴한 수입 수산물만 대거 납품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국방부가 시범적으로 실시한 경쟁조달 결과를 보면 약 75% 수산물이 수입산으로 대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우리 수산업과 어업인은 더 이상 보호받을 수 없고 군장병들도 수입 수산물을 먹어야 하는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 코로나19로 위축된 수산물 소비심리를 타개하기 위한 소비 활성화 방안은

코로나로 인해 소비패턴이 온라인으로 쏠리면서 수산물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 때문에 우리 수협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유통구조 혁신을 꾀하고 있고 얼마 전 라이브쇼핑 판매시스템을 갖추고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온라인으로 수산물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공영홈쇼핑과 협력해서 TV 시청 중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자체 온라인쇼핑몰인 수협쇼핑을 통한 기획판매 확대 등 온라인을 통한 다양한 판매방식을 시도해 나가고 있다.

▲ 홈쇼핑에 직접 출연하셨는데 소감은

올해 수협이 처음으로 라이브쇼핑 판매를 시작했고 어업인과 국민 모두를 함께 응원해보자는 취지로 ‘만원의 행복’이라는 수산물 꾸러미를 판매했는데 그 방송에 출연했다. 어느 정도 호응이 있을지 예상하지 못했는데 생방송 시작 5분 만에 준비한 물량 1000세트가 매진됐고 추가로 1000세트를 판매했는데 그것도 모두 완판됐다.

구성상품이 고등어, 오징어, 멸치, 미역 이렇게 들어있었고 가격도 굉장히 저렴했기 때문에 큰 호응을 받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우리 수협은 저렴하면서도 품질 좋은 수산물들을 많이 공급할 계획이다.


▲ 수산물 수출 활성화에도 힘쓰고 있는데 우리 수산물 수출 현황은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산물 수출 규모는 약 3조 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할 정도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 수협도 자체 수출한 수산물 규모가 매년 큰 폭으로 성장 중인데 더 큰 성장을 위해 최근 미국 현지에 다녀왔다.

현지 바이어들과 유통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좋은 맛과 품질에 비해 제품의 포장, 상품 디자인, 마케팅 등이 현지인들이 원하는 것과 다소 거리가 있어 향후 이런 점들을 보완해 해외 수출 시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 수협의 디지털 전환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수협은 디지털 기술을 십분 활용해 수산물 산지를 직접 찾아가지 않아도 가장 싱싱하고 가장 저렴하게 가정에서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유통 플랫폼 구축을 내년에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91개 회원조합과 중앙회가 네트워크로 연결돼 있고 전국 200여 개 위판장에서 매일 싱싱한 수산물의 거래가 이뤄지는 강점을 갖고 있어 라이커머스와 같은 디지털 환경에 접목하면 수산물 유통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2022년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지

무엇보다 공적자금을 앞당겨 상환하고 이를 통해 어업인과 수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매년 2000~30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로 어업인들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잡은 전체 수산예산 규모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 앞으로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수협은 어업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따라서 수협을 통해 정당한 가격을 받아 수산물을 내다 팔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역할이고 중요한 책무다. 저는 어업인들이 목숨 걸고 잡은 모든 수산물이 제대로 값을 받아 어업인 몫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맡은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수협 회장으로서 어업인이 수산물을 잡기만 하면 그 이후부터는 수협이 책임져주는 그런 조직으로 만들고 싶고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수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질 좋은 수산물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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