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지켜온 문화유산 ‘곰소 천일염’
대를 이어 지켜온 문화유산 ‘곰소 천일염’
  • 배석환
  • 승인 2021.12.08 18:33
  • 호수 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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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중요어업유산

글 싣는 순서 

1. 제주 해녀어업
2, 보성 뻘배어업
3. 남해 죽방렴어업
4. 신안 천일염업
5. 완도 지주식 김 양식업
6.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7.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8.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채취어업
9.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채취어업
10. 부안 곰소 천일염업
11. 신안 흑산 홍어잡이 어업

어촌사회의 고령화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소중한 어업문화 중 상당부분이 젊은 계승자를 찾지 못해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따라서 사라져가는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보존 함은 물론 이를 통해 어촌 방문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통해 어업문화 보전에 나서고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이라 함은 오래 기간 동안 형성·진화해 왔으며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적 어업활동 시스템으로 어촌 경관·문화 등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의미한다. 현재 제1호로 지정된 ‘제주 해녀어업’을 시작으로 11개 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이러한 국가중요어업유산을 조명함으로써 소외되고 있는 어업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전라북도 부안군 곰소 천일염업은 변산반도 국립공원과 습지보호지역, 람사르 습지로 관리되는 청정해역에서 햇빛과 바람을 이용한 친환경 자연방식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천일염을 생산하는 전통어업이다. 역사성과 유산으로서 문화와 가치, 주변경관, 생태친화성, 지역주민 참여의지 등 전반적인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지난 9월 제10호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최종 지정됐다.

▲ 지역경제 주축 

곰소염전이 소금을 생산한 기록은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택리지’ 등에 곰소만 사람들이 소금을 구우면서 삶을 영위했다는 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후 일제감정기 조선총독부 지형도에 다수 염전이 분포돼 있는 기록으로 미뤄 볼 때 오래전부터 자염을 생산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

곰소염전이 현재의 모습을 갖춘 것은 1946년 개발되면서 부터다. 전체 면적은 57만 8142㎡으로 현재 남선염업 주식회사가 4대째 가업을 이어오며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규모는 1630톤, 20여 가구가 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남선염업은 안정적인 식량 공급과 식량 자원화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2014년 석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곰소 천일염은 간수에 함유돼 쓴맛을 내는 염화마그네슘의 함량이 적어 쓴맛이 덜하고 짠맛 보다는 단맛이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중이 1.8% 정도인 바닷물을 끌어 올려 26.5%의 비중에서 소금을 생산하고 비중이 높으면 간수를 배수하기 때문에 다른 염전의 소금과는 달리 간수 제거를 위해 장시간 묵힐 필요가 없다.

특히 소금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5월 중순에는 인접한 내변산의 소나무 군락지에서 바람을 타고 불어온 송화가루가 소금 결정지에 눈송이처럼 내려앉아 송화가루가 포함된 소금이 생산된다. 

이러한 천일염을 기반으로 곰소만 일대에는 대규모 젓갈 판매단지가 들어서 있고 각종 젓갈을 이용한 김치, 게장 등을 판매하고 있어 지역 경제의 중심에 서있다. 따라서 곰소염전을 지속하는 것은 사기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 주변 경제를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정책이다.

▲ 미세플라스틱 제로화 실현

청결한 소금 생산을 위해 주변 지역 환경오염원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75년간 대를 이어온 염전 생산으로 무분별한 난개발이 자연스레 방지되면서 주변 생태계 보호 역할을 했다. 바닷물을 끌어 들이기 위한 인공습지는 다양한 생물에게 서식공간을 제공해 생태계 보전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 

현재 망둥어, 칠게, 농게, 그리고 다양한 철새 등 24종의 생물종과 7종의 염생식물, 26종의 바닷새가 삶의 터전으로 삶고 있는 곰소만은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습지 보호지역임은 물론 인근 갯벌은 람사르 습지로 지정돼 있어 생태계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한 전국 최초 미세플라스틱 제로화 실현을 위해 지난해 7월 친환경 정화 특수필터를 사용해 깨끗한 바닷물을 유입시켜 관리하고 있다. 

값싼 중국산 소금의 수입으로 상당수 염전이 더 이상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랜 전통을 고수하며 반세기 넘게 고품질의 천일염을 생산하고 있는 곰소염전. 변산반도의 아름다운 경관을 품은 이곳이 염전 고유의 전통과 문화가 원형 그대로 보존되기 위해 우리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료제공 : 부안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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