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어자원, 그래도 여전히 강화도는 ‘새우젓섬’
줄어드는 어자원, 그래도 여전히 강화도는 ‘새우젓섬’
  • 배석환
  • 승인 2021.12.08 18:21
  • 호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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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강화도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한 ‘어민’지(誌)가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75년 발행된 ‘새어민’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1995년 강화도

강화도는 우리나라 국운을 위협하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의 주무대였고 그때마다 끈질긴 투쟁으로 제몫을 다해내느라 온땅과 사람들이 수난을 당했던 곳이다. 그래서 그 옛날 강화도의 이름은 ‘갑비고차’였다. 1895년 고종때 이르러서야 오늘날처럼 강화군으로 불렸다.

한때 연평도 조기파시부터 신안 임자도의 새우젓파시까지 뱃길을 잡았던 강화어업인들은 이제 강화근해와 옹진쪽 장봉도 어장 등에서 맴돌 뿐이다. 

그래도 그 바다에서 새우젓을 잡아 올리고 황복, 밴댕이를 생산해내며 더욱 억척스럽게 바다를 헤집고 다닌다. 예전만은 못하지만 연 2000톤의 새우젓이 생산되는 만큼 서울·경기 사람들은 강화도를 여전히 ‘새우젓섬’으로 부르고 있다.

‘강화새우젓’은 주로 해선망 어선과 낭장망어업으로 생산한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가 11월이면 끝을 맺는다. 최근에는 밴댕이가 잡혀 올라오는데 밴댕이젓과 함께 서울 등 외지에서 온 관광객에게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으며 ‘밴댕이회’로 팔려나간다. 

또다른 강화도의 특산수산물은 바로 ‘황복’이다. 참복과에 속하는 어종으로 배쪽에 노란색을 띠고 있다. 

그 값이 만만치 않아 대도시 횟집에서는 그저 품위유지를 위한 진열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을 정도다. 강화도 황복은 교동어장과 창후어장에서 어획되는데 나날이 어획량이 줄어들어 황복잡이 어업인들은 그물을 올릴 때마다 조바심을 낸다. 

자연이 준 그대로를 믿고 바다에 기대어 사는 강화어업인들에게는 갯벌도 바다 못지않게 소중한 자원이자 보고라 하겠다. 그런데 그 자연에 순응하면서 살아온 어민들과는 생각이 개발지상주의자들은 강화의 넓디넓은 갯벌의 간척·매립을 계획하고 있다. 강화군이 인천광역시로 편입된 이후 수도권 일대의 잠재적인 관광 수요를 감당한다는 명목하에 대규모 간척·매립이 시작되는 것이다. 길상면 일대 공유수면을 매립해 조성되는 간척사업으로 총 170만여 평의 갯벌이 도시민들을 위한 해양관광 휴양지로 변할 예정이다.

이러한 변화가 그리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이미 관광 어촌으로 변신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대명리어촌계와 석도모 매음어촌계를 통해 알수 있다. 대명리어촌계의 경우 34명의 어촌계원들이 낭장망·유자망 어업을 하는 한편 간이 직판장을 마련, 배이름과 같은 간판을 내걸고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횟감을 팔거나 강화 특산수산물을 값싸게 제공하는 등 관광어촌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사발췌 : 새어민 제326호(1995년 6월 발행)

■ 2014년 강화도

강화만과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바로 마주보고 있는 강화도의 특성상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여러 지역이 존재한다. 따라서 강화도의 현대화는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딘 편이다. 동막해변이 있는 강화도 남쪽 지역에는 펜션단지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반면 북쪽지역은 문화재에 접근자체가 제한적이라 관광객조차 많이 찾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단점이 장점으로 변하기도 한다. 지금은 잘 찾아볼 수 없는 옛날 시장 골목길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이다. 고려궁지와 용흥궁, 강화산성 등 문화재들이 강화도 특유의 원색 양철지붕이 그대로 보존된 집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강화도는 엄밀히 말해 강화대교와 초지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섬이었다. 그래서 대부분 주민들이 어업활동에 종사했기 때문에 지금도 12개의 어촌계가 활동을 하고 있다. 강화읍에 위치한 경인북부수협은 이러한 어촌계의 소득증대 사업을 지원하고 어업인들 애로사항을 해결해 주고 있다. 

지난 2013년 8000만 원 가량을 지원했고 올해는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편성했다. 강화군의 아름다운 바다는 이러한 지원을 바탕으로 어업인들의 노고로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외지 사람들이 강화도에 오면 유명한 해수욕장이나 마니산에 많이들 가는데 실제로 강화는 선착장이 있는 바다가 제일이다. 아름다운 낙조는 물론 일출도 볼 수 있고 어시장에서 싸고 맛있는 수산물도 먹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가 없다. 특히 새우젓과 밴댕이는 꼭 먹어봐야 하는 특산물로 추젓으로 만든 새우튀김이라든지 밴댕이회는 다른 곳에서 보기 드문 음식이다.

사면이 바다이기에 강화도의 맛집은 대부분 선착장에 위치하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이 새우젓갈로 유명한 외포리 선착장과 밴댕이가 맛있는 선수 밴댕이 마을, 싱싱한 횟감이 풍부한 선두어시장이다.

새우젓은 강화의 깨끗한 갯벌 덕분이다. 전국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강화군을 대표하는 특산물이다. 외포리 선착장에는 이러한 새우젓을 사시사철 구매할 수 있는 대단위 젓갈 시장이 위치해 있다. 

성질이 급해 쉽게 죽어버리기 때문에 예전에는 횟감으로 인기가 없었던 밴댕이가 강화군 후포항의 선수 밴댕이 마을에서는 극진한 대접을 받는다. 꽃피는 봄에 제철인데 고소한 맛과 연한 식감이 일품이다. 

겨울철이면 싱싱한 숭어회를 찾는 이로 북적이는 선두어시장은 각종 신선한 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맛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의 일몰은 강화군에서도 손꼽히는 장관을 연출하기에 시간대를 잘 맞춰 간다면 눈과 입 모두 호사를 누릴 수 있다.

※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517호(2014년 1~2월호)

■ 2021년 강화도

주5일제가 정착되면서 강화도는 수도권 당일 여행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바다에서 즐길 수 있는 체험은 물론 등산까지 한 번에 가능하기 때문에 가족 단위 여행객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특히 그동안 배편으로만 가야했던 석모도와 교동도가 다리로 이어지면서 강화도를 찾는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강화군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업인들도 덩달아 바빠지고 있다. 늘어난 여행객들의 수요에 맞게 더 많은 수산물을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강화군 소재 어촌계는 총 14개다. 이들 어촌계에 속해있는 어촌계원 수는 404명(2020년 12월 기준)이다.

이들 어촌계가 가장 많이 생산하고 있는 품목은 단연 새우젓이다. 9월초부터 11월 중순까지 나오는 새우젓은 외포항 위판장 한 곳에서 가격이 결정된다. 지난해 위판량은 8691드럼(1드럼 200㎏)으로 금액으로는 108억 원 가량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6449드럼, 위판금액은 63억 원 정도다. 새우젓 위판량이 줄어든 대신 생새우가 생산량이 늘었다. 생새우는 지난해 7334가구(1가구 20㎏)가 위판됐는데 올해는 8531가구가 생산됐다. 이밖에도 밴댕이를 비롯해 주꾸미 등 다양한 어종이 어획되는데 밴댕이의 경우 따로 수협에서 위판을 하지 않고 전량 후포항에 위치한 밴댕이 음식점 거리에서 소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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