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등록제가 필요한 이유
낚시 등록제가 필요한 이유
  • 배석환
  • 승인 2021.10.27 18:02
  • 호수 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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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이야기방

"바다는 음식물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이*희 독자

낚시는 남자들이 즐기는 취미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관심을 두지 않았고 지인들이 같이 가자고 해도 배멀미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자신이 없어서 항상 약속이 있다고 핑계를 대곤 했습니다.

그러다가 몇 달 전 처음으로 낚싯배를 타게 됐습니다. 모든 것이 서툴렀기에 새벽부터 시작했던 낚시를 오전이 지나서야 겨우 릴을 감을 줄 알아 혼자서 하게 됐습니다. 

무척이나 떨려서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그 와중에 뭔가 물었는지 묵직한 느낌이 들어 소리를 쳤습니다. 어찌나 호들갑을 떨었는지 모두들 저에게 집중을 했고 감아올린 낚시에는 우럭 한 마리가 걸려 있었습니다. ‘아! 이맛에 낚시를 하는구나’라고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첫 낚시에서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인지 이제는 제가 앞장서서 낚시를 가자고 조르기 시작합니다. 

계절별로 다른 생선을 잡을 수 있고 싱싱한 생선을 바로 먹을 수 있기에 주말이 기다려지고 평일에도 틈만 나면 낚싯배를 알아보는 제가 신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음식물 쓰레기입니다. 보통 새벽에 출항해 오후 서너시면 돌아오는데 점심은 항상 선상에서 먹었습니다. 

이 점심 식사 후 나오는 많은 음식물쓰레기를 아무런 죄책감 없이 바다에 그냥 버리는 겁니다. 낚시하는 재미에 빠져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문제가 이제 조금씩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겁니다. 

분리수거해 다시 가져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음식이라 물고기들이 먹을 수도 있고 환경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더욱이 주위 많은 낚시배들이 전부 음식물쓰레기를 바다에 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바다는 음식물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낚시배는 주말에만 운영하는 것도 아니기에 매일 음식물쓰레기가 수백척의 낚시배에서 버려진다고 생각하니 뭔가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런 잘못된 관습에 대해 단속할 마땅한 근거가 없으면 낚시를 허가제로 바꿔 철저하게 바다 환경을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때문에 바다가 죽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음식물쓰레기로 황폐화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쌓여가는 바다쓰레기 낚시 등록제로 줄여야 한다"

서울 동대문구 독자

산을 좋아해서 등산을 꾸준히 다녔는데 더이상 무릎이 버텨주질 못해 낚시에 취미를 가지게 됐습니다.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기에 처음에는 무척 답답했습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은 공기마시며 즐기는 낚시가 그리 싫지만은 않았습니다.

무릎이 좋지 않다보니 선상에서 하는 낚시보다는 갯바위나 방파제에서 간단하게 낚시를 즐기는 편입니다. 요즘에는 2인용 텐트도 마련해서 ‘차박’을 같이 하면서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주말이면 태안이나 강화도로 출발해 한적한 바다 한 켠에 텐트를 치고 낚시를 시작합니다.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엄청나게 증가한 탓에 늦게 도착하면 낚시를 던질 자리조차 찾기 힘든 지경입니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정말 낚시를 즐기는 이들이 넘쳐납니다.

문제는 저녁이 되면서입니다. 보통 낮에는 다들 낚시에 집중을 하는데 저녁에는 거하게 술을 마시는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저수지나 조그만 강가에서는 소음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다들 서로 조용하게 밤낚시에 임하는데 바닷가는 조금 다릅니다.

노래를 부르는 이들도 있고 폭죽을 터트리는 이들도 있기에 조용하게 낚시를 즐기는 것이 매우 힘듭니다. 물론 매너를 지키며 낚시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물고기가 미끼를 물어 낚시대가 휘어지고 있는데도 신경쓰지 않는 이들이 허다합니다. 아침이 되면 소음이 사라진 대신 쓰레기가 넘쳐납니다. 부탄가스통부터 음식물쓰레기까지 도무지 처리할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로 쌓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낚시 동호회분들이 간혹 정부나 지자체에서 낚시를 즐기는 이들을 위해 방파제마다 분리수거통, 화장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궐기대회를 하자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헛웃음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물론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이긴 하지만 낚시를 즐기는 우리들의 인식변화가 먼저입니다. 아무리 청소를 하고 무단투기로 단속을 한다 한들 너무도 많아진 낚시 인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정 시설을 갖추고 허가된 장소에서만 즐기게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어떨가 싶네요. 더불어 낚시 면허제를 적극 도입해 일정 수준의 교육을 이수한 자에게 한해서 허가를 내줘 쌓여가는 쓰레기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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