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어머니 ‘해녀’
바다의 어머니 ‘해녀’
  • 배석환
  • 승인 2021.10.06 20:18
  • 호수 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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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중요어업유산

글 싣는 순서

1. 제주 해녀어업
2, 보성 뻘배어업
3. 남해 죽방렴어업
4. 신안 천일염업
5. 완도 지주식 김 양식업
6. 무안·신안 갯벌낙지 맨손어업
7. 하동·광양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
8. 통영·거제 견내량 돌미역 재취어업
9. 울진·울릉 돌곽 떼배 채취어업
10. 부안 곰소 천일염업
11. 신안 흑산 홍어잡이 어업
 

어촌사회의 고령화로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는 소중한 어업문화 중 상당부분이 젊은 계승자를 찾지 못해 사라지거나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이에 사라져가는 어촌의 고유한 문화를 발굴·보존 함은 물론 이를 통해 어촌 방문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국가중요어업유산 지정을 통해 어업문화 보전에 나서고 있다. 국가중요어업유산이라 함은 오래 기간 동안 형성·진화해 왔으며 전승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전통적 어업활동 시스템으로 어촌 경관·문화 등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의미한다. 현재 제1호로 지정된 ‘제주 해녀어업’을 시작으로 11개 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어업in수산’은 이러한 국가중요어업유산을 조명함으로써 소외되고 있는 어업의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자 한다.

기계 장치 없이 맨 몸과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의한 호흡조절로 바다에 들어가 해산물을 채취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여성을 ‘해녀’라 부른다. 여성이 가질 수 있는 직업중 가장 고단한 직업군인 해녀. 아무런 장비 없이 오로지 맨몸으로 바다와 수 시간동안 싸워야 하기에 보통의 인내와 체력으로는 쉽게 적응하기 힘들다. 그래서 그녀들의 삶은 육지에서의 생활보다 더 외롭다.

이러한 해녀가 바다에서 하는 일을 ‘물질’이라 하는데 바다를 단순 채취 대상으로 인식하지 않고 끊임없이 가꾸어 공존해왔다. 물질은 ‘삼국사기’, ‘고구려본기’에 섭라(제주)에서 야명주(진주)를 진상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삼국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해녀들은 물질 과정에서 획득한 지혜를 세대를 거쳐 전승해 왔으며 수산물의 채취를 통해 가정경제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해녀의 발상은 제주도로 보고 있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또한 우리나라 전 해안에 걸쳐 물질을 하는 해녀들의 호흡법, 채취도구가 비슷한 이유를 두고 여러 설이 있지만 제주도 해녀들이 육지로 오게 돼 터전을 잡아 우리나라 해안에 해녀들이 아직도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유력하다.

제주 해녀어업은 국가무형문재 제132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돼있다. 제주에 등록된 해녀는 2020년 기준 총 8992명으로 이중 현직해녀(물질작업을 현재 하고 있는 해녀)는 3612명으로 2019년에 비해 200여 명 정도가 감소했다. 제주시 구좌읍은 현직해녀가 가장 많이 활동하고 있는 곳으로 873명의 현직해녀가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다.

◆ 숨비소리

해녀들이 잠수한 후 물 위로 나와 숨을 고를 때 내는 소리로 마치 휘파람을 부는 것처럼 들린다. 이는 약 1분에서 2분가량 잠수하며 생긴 몸속의 이산화탄소를 한꺼번에 내뿜고 산소를 들이마시는 과정으로 해녀들은 이러한 숨비소리를 통해 빠른 시간 내에 신선한 공기를 몸 안으로 받아들여 물질을 지속한다.

◆ 물질도구

현재 해녀가 물질을 할 때 입는 옷은 고무재질로 두께를 달리하며 계절에 맞게 입는다. 하지만 과거 해녀들은 면으로 제작된 작업복을 입고 물질에 임했다. 이를 ‘물옷’이라 하는데 하의에 해당하는 ‘물소증이’와 상의에 해당하는 ‘물적삼’,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물수건’으로 이뤄져 있다. 물의 저항을 최소화해 물속에서 활동하기 좋으며 옆트임이 있어 체형의 변화에도 구애받지 않고 신체를 드러내지 않아도 옷을 갈아입을 수 있다. 

그 밖에 도구로는 물안경, 테왁망사리, 빗창, 까꾸리 등이 있다. 물안경은 현대 들어서 보급됐으며 테왁은 일종의 부표로 해녀들이 물질할 곳까지 이동할 때 물에 빠지지 않게 해주며 망사리를 부착해 채취한 수산물을 가라앉지 않게 보관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항해중인 어선들에게 물질을 하고 있다는 표시 역할도 한다. 

빗창은 전복을 떼어내는 데 쓰이는 철제 도구이며 까꾸리는 바위틈의 해산물을 채취할 때나 물속에서 돌멩이를 뒤집을 때, 물밑을 헤집고 다닐 때 등 가장 많이 사용하는 도구다. 

한편 국가중요어업유산의 지정은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30조의 3에 따라 해양수산부장관은 어업인이 해당 지역의 환경·사회·풍습 등에 적응하면서 오랫동안 형성시켜 온 유형·무형의 어업자원 중에서 보전할 가치가 있는 어업자원을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지정절차는 지자체에서 해양수산부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단계결 평가(1차 서류평가, 2차 현장 평가, 3차 최종평가)를 실시한 뒤 해양수산부가 ‘농어업인삶의질특별법’시행규칙 제2조의12에 따라 지정서를 발급한다. 지정서를 발급받은 지자체는 국가중요어업유산의 보전 및 활용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해양수산부가 승인하면 3개년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참고 : 해녀박물관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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