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돋우는 생선 ‘조기’
기를 돋우는 생선 ‘조기’
  • 배석환
  • 승인 2021.09.08 18:05
  • 호수 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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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수산물

인간의 수명은 점차 늘어나 100세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는 의료 기술의 발달도 있지만 다양한 먹거리가 풍부해져 사람에게 필요로 하는 여러 영양성분 섭취가 용이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적으로 장수하는 나라 또는 지역의 공통점은 수(水)가 좋고 과(果), 채(菜), 수산물이 많이 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즉, 건강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웰빙 트렌드에 적합한 식재료가 바로 수산물이다. 

수산물은 고협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에 효과적인 EPA, DHA 등 고도불포화지방산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생선 지방인 오메가-3는 심장병 발병률을 크게 낮춘다.

하지만 유익한 영양소들이 풍부한 수산물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에 수협은 건강에 좋고 영양가 풍부한 우리 수산물을 소개하고자 한다. 

조기(助氣)는 힘이 나게 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주자학의 ‘이기설’에 기(氣)가 만물의 요소로 등장하는데 지구상의 수많은 어류 가운데 기(氣)와 관계되는 식품은 거의 없으나 유독 조기만은 기를 돋우는 생선이라고 전한다.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조기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생선이다. 참조기는 황해의 대표 어종으로 황해에 접해 있는 우리나라와 중국이 최대 생산국이다. 조기류 가운데 가장 맛이 뛰어나며 머리 상단부에 돌(다이아몬드형 유상돌기)이 있는 고기라해서 ‘석수어(石首魚)’ 또는 ‘석어’로 불렸으나 중국에서 불리는 ‘종어’라는 이름이 구전되면서 조기가 됐다는 유례가 있다. 

▲ 성분 및 영양특성

조기가 제사상에 오르는 것은 그만큼 맛이 뛰어나며 몸에 이롭기 때문이다. 다른 생선에 비해 비린내가 거의 없는 데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식이나 원기회복에 최적의 식품이다. 

따라서 건강에 좋으며 기운을 북돋아 주는 흰살생선의 대표 어종인 조기는 살이 부드럽고 맛이 담백하여 선물용이나 관혼상제에 빠지지 않는 생선이다. 

몸에 이로운 생선이라는 이름처럼 조기는 죽을 쑤거나 굽거나 맛이 매우 좋은 물고기이다. 동의보감에서는 ‘조기는 맛이 달고 위장 기능을 도와주며 소화 작용이 뛰어나다’라고 기록돼 있다. 한방에서는 배탈이나 설사하는데 배가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소화불량에 순채와 함께 끓여 먹었다. 또 대가리 속의 돌 같은 뼈는 갈아서 결석증을 치료하는 데 이용됐다.

▲ 생산

일반적으로 참조기를 조기라 부른다. 조선총독부 ‘통계연보’에 의하면 1915년부터 1945년까지 30여 년간 조기 생산량이 전체 수산물의 2~3위를 차지했을 만큼 조기는 우리 국민들이 평소 즐겨 먹었던 생선이다.

5월 중순에 주산란장인 연평도 근해에서 안강망·유자망의 어장이 형성돼 성황을 이루다가 산란을 마친 어군은 8~9월에 수온이 높아지면 외해로 이동하면서 북상한다. 

10~11월에 수온이 낮아지면 남하하기 시작해 서해안의 중부이남에서 월동장에 이르기까지 산발적으로 어장이 이뤄지고 그 후 12월까지 대흑산도 근해에서 안강망·기선저인망·유자망 등에 어획된다.

영광군수협 굴비가공장
영광군수협 굴비가공장

▲ 굴비

우리나라에서 조기의 가공품으로 가장 대표적인 것은 굴비다. 제철은 9월~2월이며 대량 어획된 것을 보관하기 위해 염건품의 가공법이 발달했다. 참조기를 소금으로 간해서 말린 것을 ‘굴비’라 한다. 

굴비의 주생산지는 전남 영광으로 조선시대 이자겸이 난을 일으켰다가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양 당해 정주(영광 법성포)에서 해풍에 말린 굴비를 맛보고는 그 맛에 반해 ‘ 자기는 비굴하지 않다’는 뜻을 담아 ‘정주굴비’라는 이름을 붙여 임금께 진상했다는 데서 이름을 얻었다고 전해진다.

굴비의 일반성분을 살펴보면 수분이 32.6%, 단백질이 44.4%, 지방이 15.2%, 탄수화물이 0.4%, 회분이 7.4%를 차지하고 있다. 소금이 가미된 것을 고려하면 굴비의 주성분은 단백질이다.

내장도 제거하지 않고 원형 그대로 염장을 해 말리는 공정을 거치게 되면서 자가소화효소나 내염성 세균이 생산하는 효소 등에 의해 육단백질의 분해가 이뤄진다. 이때 영양손실은 다소 진행되나 유리아미노산 함량은 증가돼 생조기와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내게 된다. 

※자료제공 : 수협 경제기획부, 참고 :  한국 수산물 명산품총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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