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산·호수가 큰 밑천 ‘속초’
바다·산·호수가 큰 밑천 ‘속초’
  • 배석환
  • 승인 2021.08.25 19:01
  • 호수 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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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속초

■ 1998년 속초

‘속초(束草)’라는 명칭은 영금정 옆에 솔산이 건재해있던 그 옛날, 바다에서 이 포구를 건너다보면 솔산이 소나무와 풀을 묶어 세워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한국전쟁 때 북에 고향을 뒤로하고 피난길에 나선 실향민들이 ‘아바이 마을’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인구의 급속한 팽창을 보였고 이러한 실향민 1세대 들과 속초 토박이 어업인들이 부지런히 바다에 나가서 조업을 한 덕에 속초 수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속초 토박이 어업인 김택진 씨에 따르면 피난 온 남정네들이 출어하는 어선에 대고 아쉬운 소리 몇 마디만 하면 까탈부리지 않고 배에 자리 하나를 내주었다고 한다. 

그 아낙네들 역시 그물에 생선을 떼어내는 일이나 그물 손 보는 일자리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으니 속초는 실향민들의 ‘임시 삶터’로 삼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을 것이다.

여름이면 속초항이나 동명항·대포항 등 속초에서 어항으로 소문난 포구에서는 본격적인 오징어철에 접어들어 오후 두세시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출어하는 어선수가 늘고 있다. 냉동배와 장기·당일발이 오징어배가 뒤섞여 바다로 나가는 행렬이다.

하지만 수요일 동명항의 활어위판장에는 텅빈 듯 허전하다. 다른날 같으면 정치망이나 주낙 등에서 잡힌 활어와 자망발이로 잡아낸 선어 위판에 떠들썩 해야 할 위판장이다. 이유는 ‘수요 조업 휴무제’ 때문이다. 

수요 조업 휴무제란 강원도 유자망협회와 강원도 어민들이 주축이 되어 연안자원 보호와 활어 물량 조정을 통한 어가유지를 목적으로 7월 1일부터 매주 수요일은 스스로 조업에 나서지 않는다는 ‘약속’이다. 

해상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1월부터 3월까지 제외하고 나머지 아홉달 동안 실시하는 이 수요 조업 휴무제에도 먼저 참여한 이들은 속초 어업인들이다. 

속초시 유자망협회에 소속 120명의 어업인들은 지난 6월부터 이 일의 시험 실시에 들어갔는데 활어물량 조절과 함께 평일에도 일정 수준의 어가 조절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얻고 본격적인 실시에 나선 것이다.

이러한 어업인들과 함께 수산관련 공무원은 물론 속초수협 직원들도 어자원 확대에 나서면서 어업인들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강원도수산양식시험장에서 올해 생산해낸 넙치와 조피볼락 치어 중 일부를 지원받아 인공어초 투하지역에 방류를 시작했다.

또한 속초 수협은 수요 조업 휴무제와 같은 어민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는 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그 계획 중에는 ‘종합수산센터’도 포함돼 있다. 현재 매립 중에 있는 속초항 남항 매립지를 대상지로 하여 냉동·냉장시설과 대형활어판매장은 물론 어업인 복지시설 등을 신설한다는 것이다.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364호(1998년 8월 1일 발행)

■2019년 속초

강원도를 대표하는 관광도시 속초. 그만큼 찾는 이가 많기에 다양한 먹거리가 즐비하다. 그 중 속초하면 떠올려지는 수산물이 있으니 도루묵과 양미리다. 양미리는 동명항 부근의 비교적 가까운 연안에 어장이 형성되어있는 반면 도루묵은 고성군과 양양군과 인접한 바다에 어장이 형성되어 30여 분 정도 바다를 달려야 한다. 도루묵은 생김새가 작은 명태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맛을 지니고 있다. 노력한 일이 수포로 돌아갈 때 ‘말짱 도루묵’이라며 놀려 대곤 하지만 겨울이면 산란을 위해 동해안을 찾아오는 고마운 어종이다. 

도루묵 조업은 새벽 4시 30분 속초항에서 조업허가를 받은 어선들이 일제히 출발하며 시작된다. 어획량이 급격히 줄었다가 최근 몇 년 사이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업에는 그리 많은 인원이 필요치 않다. 감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감처럼 그물을 따라 도루묵이 촘촘하게 매달려 있지만 곧바로 분리 작업이 이뤄지지 않기에 갑판 위에 그대로 쌓이기 시작한다. 그 길이만 1km 정도이니 어느새 배안이 도루묵으로 풍어를 이룬다.

갑판에 수북하던 그 물을 다시 선착장으로 끌어 올리며 도루묵을 분리하기 시작한다. 바다로 쏟아져 들어갈 때는 순식간이었는데 아침 해가 떠오른 후에도 작업은 계속되었다. 잠시 일손을 멈추는 시간은 아침밥으로 허기를 달래는 시간뿐이었다. 분리된 도루묵을 살펴보며 알이 들어찬 일정한 크기 이상의 상품만 따로 모아 속초수협위판장에 보낸다. 나머지는 사료용으로 가져가거나 일반 음식점에서 필요한 만큼 구매한다. 

양미리는 동명항 부근에 어장이 형성되기에 전날 그물을 설치하고 새벽에 그물을 끌어 올린다. 그물에 걸리는 양이 워낙 많기에 분리작업에만 상당한 인원이 투입된다. 필요한 양만큼 어획하기 때문에 하루 운항 횟수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또한 낮이 되면 양미리가 먹이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새벽에 조업이 끝난다.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548호(2019년 3~4월호)

■2021년 속초 어업 현황

바다는 물론 호수와 산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속초는 강원도를 대표하는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곳이 수산물산지거점유통센터(FPC)다. 유통체계 개선을 통한 양질의 수산물 제공을 목표로 지난 2013년 12월 착공해 2015년 4월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주요시설로는 위판장 1동, 직판장 1동, 가공시설 1동, 폐수처리시설 1동으로 나뉜다. 2018년 가공물량 176톤에서 2019년 255톤으로 큰폭 상승했으며 지속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위판사업은 지난해 전체 위판량이 6929톤 정도이며 위판금액은 350억8000만원 가량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위판량은 2561톤, 위판금액은 127억6900만원으로 붉은대게와 활오징어가 주요 경매품목이다. 지난해 붉은대게 위판량 723톤으로 위판금액은 67억6300만원이며 활오징어는 위판량 332톤, 위판금액 34억5400만원 가량이다. 또한 도루묵 위판량은 289톤, 위판금액은 8억4000만원이며 양미리는 위판량 610톤, 위판금액 11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속초시수협은 어업인들의 노고로 어획된 수산물의 품질 경쟁력을 높여 어가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기존 선어위판장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0월 20일 공사를 마치고 운영중이다. 수산물 위판장 시설은 가로 49.5m, 세로 8m의 면적 396㎡(지상1동) 규모로 가림막을 설치함으로써 비·눈이 올 경우 수산물 품질 유지 및 위판 작업시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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