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 쓸모없는 땅에서 세계유산으로 탈바꿈
‘갯벌’ 쓸모없는 땅에서 세계유산으로 탈바꿈
  • 배석환
  • 승인 2021.08.18 21:26
  • 호수 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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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목록 등재
해양생물 삶의 터전…어족자원 보호에도 중요한 역할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져 무분별한 개발로 사라져 가고 있는 갯벌에 대한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우리나라 갯벌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달 26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제4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갯벌’을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이번에 세계유산 등재된 갯벌은 △서천갯벌(충남 서천), △고창갯벌(전북 고창), △신안갯벌(전남 신안), △보성-순천갯벌(전남 보성·순천) 등 총 4개로 구성된 연속유산으로 5개 지자체에 걸쳐 있으며 모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 갯벌의 가치

우리나라 갯벌은 그동안 개발논리에 파묻혀 그 가치가 저평가 됐다. 바닷물이 밀려나면 드러나는 쓸모없는 땅이라는 시각 때문에 방조제를 쌓아 무분별하게 개발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갯벌은 바다생태계를 유지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연안해양생물의 70%가 서식하고 있으며 육지로부터 흘러들어오는 폐수를 정화시켜 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치를 알고 있는 유럽 선진국들은 이미 1980년대부터 간척사업을 금지하고 갯벌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갯벌은 멸종위기종인 철새를 비롯해 해양 무척추 동물 등 희귀종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철새 이동로에서 핵심 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승용차 11만대가 내뿜는 규모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서울대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물론 연간 수십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 서천갯벌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천갯벌은 서해안에 위치한 충남 서천군 서면과 장항읍 송림리 일대의 연안습지이며 금강하구에 인접한 갯벌이기도 하다. 넓적부리도요 등 바닷새 23종의 터전이며 갈대, 천일사초, 해홍나물 등 다양한 염생 식물과 사구 식물 44종 등이 서식하고 있다. 

또한 펄과 모래가 적절히 조합을 이루고 있어 다양한 저서생물과 풍부한 수산자원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 고창갯벌

지질학적 가치가 높은 고창갯벌은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에 있는 전형적인 내만형 갯벌이다. 또한 내륙습지와 갯벌이 연결돼 있어 다양한 퇴적물과 풍부한 영양분이 공급되는 생태계 환경을 갖추고 있다. 멸종위기 생물 3종을 포함한 다양한 생물들이 고창갯벌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다.

▲ 신안갯벌

신안 갯벌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섬이 위치한 지리적 특성 때문에 섬과 섬사이에 발달해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14종을 비롯해 5만개가 넘는 개체들이 신안 갯벌을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보성-순천 갯벌

순천만은 연안 습지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곳으로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에 깊숙이 들어간 만이다. 

총면적이 2700ha나 되고 이 중 갯벌은 2160ha에 이른다. 거대한 면적만큼 굴, 바지락, 홍합 등의 조개류와 새우, 게, 쏙 등의 갑각류를 비롯해 짱뚱어, 광어 등의 다양한 어종들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보성 갯벌 역시 순천만과 인접해 있어 장도를 중심으로 미세한 퇴적물이 집적된 특징을 보여준다.
 
한편 우리나라는 ‘한국의 갯벌’을 포함해 총 15개소의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으로 구분되는데 이번 ‘한국의 갯벌’은 2007년 등재된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14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등재되는 세계자연유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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