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바다 울산 방어진항
살아있는 바다 울산 방어진항
  • 배석환
  • 승인 2021.08.11 18:38
  • 호수 5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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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울산 방어진항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 한 ‘어민’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96년 발행된 제334호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2002년 방어진항

한반도의 동남단에 위치한 항구도시 울산은 70년대 공업도시로 탈바꿈 되면서 인구 100만에 이르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북으로는 신라 천 년의 고도 경주가 자리하고 동으로는 수산자원의 보고 천혜의 동해바다가 펼쳐져 있다.

시내 중심부에는 울산시민의 젖줄인 태화강이 흐르고 강 하류에 면한 울산만에는 울산항, 온산항, 방어진항이 연이어 있어 예로부터 이들을 통해 국제교역을 담당하던 해상교통의 관문 구실을 해왔다.

특히 방어진은 일제 강점기부터 청어, 정어리, 고래 등 수산물이 풍부해 경남의 어업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울산 경제를 책임질 만큼 번성했다. 하지만 울산이 공업도시로 탈바꿈되면서 점차 중심에서 밀려나게 됐다.

이렇게 화려했던 지난날의 추억을 뒤로하고 오늘날 방어진은 새날을 위한 준비에 분주하다. 이른 아침 힘차게 물살을 가르며 질주하는 어선들의 깃발이 해풍에 나부끼고 물오른 활어가 위판장에 펄떡인다. 갑판에선 검게 그을린 어업인의 얼굴에 웃음이 묻어나고 좌판 아낙의 호객하는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이제 포구는 숨을 쉬고 질긴 생명의 유기체가 된다.

방어진항에 자리한 울산시수협 위판장은 서편에 활어위판장이 자리하고 큰 건물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 선어위판장이 떨어져 있다. 활어위판장은 소형어선들이 드나들고 아침 6시경에 위판을 하며 선어위판장은 주로 저인망어선 등 큰배들이 들어오며 9시 반경에 위판을 시작한다.

방어진 연안은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천혜의 어장으로 각종 수산물이 풍부해 멸치, 갈치, 방어, 삼치, 숭어, 학꽁치 등이 많이 난다. 가을에는 오징어가 찾아와 어업인들의 소득에 일조하고 포구 동쪽 방파제는 철따라 농어, 숭어, 감성돔 등이 많이 잡혀 연중 낚시꾼들의 낚시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방어진에서 제 맛을 볼 수 있는 수산물 요리는 고래고기와 도루묵이다. 고래고기는 이웃한 항인 장생포가 워낙 유명하지만 방어진 역시 고래가 많이 들어오던 항구다. 또한 도루묵은 강원도 바다에서 많이 나오지만 방어진항에도 여러 도루묵 전문점들이 들어서 있을 정도로 그 맛이 일품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412호(2002년 8월 발행)

■2017년 방어진항

산업도시로 알려진 울산. 그래서 사람들은 울산의 바다를 저평가 하지만 조금만 들어다보면 그 매력을 이제야 느끼는 것을 탄식할 것이다. 방어진항도 그러하다. 보통의 항구는 밤이 되면 침묵에 들어간다. 헌데 방어진항은 바다로 나가는 길목 초입에 외로이 떠있는 작은 섬 ‘슬도’ 덕분에 야간이면 사람들의 발길이 더 늘어난다.  슬도는 섬을 이루고 있는 바위 대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다. 그 구멍사이로 바닷물이 드나들 때 특유의 소리가 나는데 사람들은 그 소리가 거문고 타는 소리와 같다고 생각했나 보다. 그래서 슬도(瑟島)라 부른다. 슬도교 입구에는 특이한 조형물이 있는데 아기고래를 업은 어미고래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한다. 과거 방어진항은 포경기지였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 등대를 지나쳐 항구 깊숙이 들어간 어선들은 울산수협 방어진항 위판장에서 엔진을 식힌다. 이미 많은 수산물들이 위판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활어는 없고 대부분 선어들이다. 더운 날씨 때문에 수산물이 상할까봐 얼음을 가득 올려놓았다. 온도 차이 때문에 위판장 여기저기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7시가 되자 ‘자망 경매’가 시작된다는 안내방송이 들려온다. 삼십여 명 정도 되는 중도매인들이 나란히 줄지어 서있고 최성식 경매사가 금일 경매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끝마친다. 경매의 흥을 돋우는 소리와 함께 가격이 정해지기 시작한다. 수신호로 진행되는 경매는 인기있는 어종과 그렇지 않은 어종의 차이가 확연했다. 

“울산에서는 아무래도 가자미가 가장 인기 있는 어종입니다. 찾는 이가 많으니 가격도 좋은 편입니다. 보기에는 같은 가자미처럼 보이지만 배 부분이 깨끗하고 흰색을 띈 것을 더 선호합니다” 최 경매사의 설명이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니 다 같은 가자미지만 울산에서는 용가자미, 수가자미, 유가자미 등으로 나누어서 불린다. 종류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고 한다.
1시간 정도가 흐르니 위판장을 메우고 있던 수산물들이 주인을 만나 어디론가 실려가 다시 한산해 졌다. 하지만 곧바로 그 자리를 다른 수산물들이 메웠다. 이번에도 선어들이다. 냉동차들이 들어서고 그 안에서 수산물들이 나온다. 배에서 바로 내리는 것이 아니라 조금 의아하다. 경매양이 많이 몰려 한꺼번에 하다 보니 미리 냉동시켜 나온 수산물의 경매는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537호(2017년 9~10월호)

■2021년 방어진항 현황

울산 수산업 중심지에서 이제 방어진항은 관광항구로 거듭나고 있다. ‘방어진항 관광 어항 마스터플랜’이 추진되면서 선상 레스토랑, 중앙광장, 소공원 등이 조성되는 것은 물론 방어진을 상징하는 다양한 조형물이 항구 전체에 조성된다. 특히 올해 3월 준공한 방어진항 야간 조경은 울산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을 정도다.

수산업도 과거 명성을 이어 나가고 있다. 현재 방어진항에 등록된 어선은 근해자망, 권현망, 연승, 채낚기, 저인망 등 총 227척이 방어진위판장을 통해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 

매년 다양한 수산물이 집결하고 있는 가운데 방어진항을 대표하는 어종은 용가자미다. 캐릭터가 만들어질 만큼 방어진의 마스코트 역할도 하고 있다. 이러한 용가자미의 경우 올해 한달 평균 위판량은 71만톤 정도다. 이밖에도 복어, 오징어, 대구 등의 위판량이 상위에 놓여 있다.

2019년 위판량은 5814톤 가량으로 위판금액은 233억8100만원 정도이며 2020년은 위판량 7533톤, 금액은 약 289억4000만원이다. 올해는 7월까지 위판량 4981톤, 위판금액 172억1900만원으로 지난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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