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모래채취 사실상 ‘쫑났다’
바다모래채취 사실상 ‘쫑났다’
  • 이명수
  • 승인 2021.07.21 19:01
  • 호수 59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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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EEZ 이미 종료, 서해 골재채취업계 절반 포기 동력상실
수협중앙회 ‘바다모래 대응 백서’ 발간, 동향·대응활동 등 담아

글 싣는 순서 
① 바다모래채취 현황
② 해외사례, 문제점, 향후 과제
③ 수협 활동상
 

바다모래채취가 동력을 상실했다. 

남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채취가 지난해 8월 종료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현재 서해 EEZ과 옹진군, 태안군해역에서 일부 채취가 이뤄지고 있으나 이 마저 골채업체 도산 등 중단의 길을 걷고 있다. 

수협중앙회에 따르면 서해 EEZ의 경우 허가업체에 31곳 가운데 절반수준인 15곳이 채취를 포기한 상태다. 31개업체가 참여하고 있는 해양기초자원협동조합은 청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채취 중단, 점·사용료 인상 등에 따른 수요 감소와 가격 경쟁력 상실로 바다골재업체의 경영악화가 가속화돼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채취 부진에 따른 허가량이 872만㎥에서 324만㎥으로 대폭 축소된 가운데 6월현재 채취량이 허가량의 4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점·사용료도 2017년 950원/㎥에서 2021년 6379원/㎥으로 대폭 올랐다.   

옹진군해역은 산란기 채취중단 상태에 있고 태안군해역은 허가업체 8곳 중 2개 업체가 채취를 포기했다. 

이처럼 바다모래채취가 동력을 잃은 것은 한국수산업산업총연합회(한수총) 바다모래채취 대책위원회와 수협 등 어업인을 중심으로 한 치밀하고 체계적인 채취반대 운동의 성과물로 풀이된다. 수협중앙회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바다모래 대응 백서’를 발간했다. 이 백서에는 바다모래채취 현황과 문제점, 해역별 수협의 대응활동, 언론 홍보활동 등이 기록돼 있다. ‘백서’ 주요 내용을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연혁, 현황

바다모래채취는 연안해역의 경우 인천 옹진군 해역에서 1984년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후반부터 고갈된 강모래 공급을 대체할 수 있는 골재자원으로 인식돼 인천 옹진군, 충남 당진군, 전남 신안·진도군을 중심으로 채취량이 급증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바다모래 채취로 어장이 황폐화되고 천혜의 백사장이 유실되는 등 피해가 날로 가중돼 2002년 전남 신안·진도군 일대의 바다모래 채취가 전면 중단된데 이어 2004년 2월, 인천 옹진군이 어업인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골재채취 허가를 중단했다. 

골재수급에 불안을 느낀 정부는 2004년 5월 골재수급안정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골재채취 제도 개선, 주민 지원책 마련과 더불어 EEZ에서의 골재채취 확대, 해외 모래수입 등 골재 다변화를 추진했다.2004~2008년 북한산 모래가 수입되기도 했다. 

2004년 골재파동 이후 연안에서는 인천 옹진군, 충남 태안군, 경기 안산시에서 바다모래채취가 이뤄져 왔으나 경기 안산시는 바다모래 채취사업 비리로 2014년 이후 전면 중단됐다. 

현재는 옹진군 선갑지적, 태안군 이곡지적이 바다 골재채취예정지로 지정돼 채취가 이뤄지고 있다. 

EEZ해역은 연안에서의 바다모래 채취가 환경적인 문제와 지역주민의 반대 등으로 힘들어지자 정부는 2002년 11월 골재채취법을 개정해 2004년부터 서해안과 남해안 EEZ에서 개별업체에 대한 골재채취를 허가했다. 

그러나 EEZ에서의 골재채취는 정부가 국책사업의 안정적 골재공급과 골재공영제를 목적으로 2008년 서·남해 EEZ 골재채취단지를 지정하면서 본격화됐다. 서·남해EEZ 골재채취단지는 정부의 4대강 사업으로 고갈된 강모래를 보충하기 위해 기간연장을 통해 10년 이상 지속돼 동일해역 장기채취로 회복할 수 없는 해저지형의 변화와 수산자원의 감소를 초래했다. 

그동안 어업인 중심의 대응활동이 2016년 10월부터 ‘한국수산산업총연합회 바다모래대책위’를 중심으로 본격화되면서 2020년 8월 단지지정 기간 만료로 남해 EEZ 바다모래채취가 전면 중단됐고 채취량 급감, 제도개선 등 성과를 거뒀다. 현재 서해 EEZ만 신규단지 지정을 통해 바다모래채취가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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