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수산업 잠재력 지닌 ‘충남 당진’
무한한 수산업 잠재력 지닌 ‘충남 당진’
  • 배석환
  • 승인 2021.07.14 19:47
  • 호수 5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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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충남 당진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 한 ‘어민’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96년 발행된 제334호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1998년 당진

경기도 바다에서 충남 바다로 막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당진군. 바다로나 뭍으로나 충남의 초입이기는 하되 워낙 외진데다 가는 길마저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닌 당진군은 그만큼 성장이 더딜 수 밖에 없었다. 

해안선 길이는 156㎞로 충남에서는 서산시 다음으로 긴 해안선을 지니고 있지만 수산업 발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한 듯 하다. 넉넉한 갯벌과 섬마을을 중심으로 굴이며 바지락 같은 패류 양식이 성했고 온갖 어류를 대상으로 한 어선 어업세도 이웃한 어촌들 못지 않은 때도 있었다.

그러나 1981년 완공된 삽교방조제, 1984년 대호방조제를 비롯해 대규로 임해공업단지 조성은 당진군 수산업의 퇴조를 가져오는 원인이 됐다. 또한 이러한 공사들로 인해 해양생태계가 변하면서 어업세 약화가 현실로 이어졌다. 그럼에도 끝내 바다를 떠날 수 없었던 어업인들은 오늘도 여전히 바다에 기대어 살고 있다.

◆실치회의 장고항

장고항은 실치회로 유명하다. 값비싼 회 대신 온갖 야채와 양념에 버물여낸 이 실치회를 관광객들이 별미 삼아 먹어보더니 썩 괜찮아 지금은 장고항을 대표하는 먹거리다. 본래 실치는 서산 삼길포를 중심으로 해선망 어업이 성행하다 대호방조제가 들어서자 해선망 어선들이 장고항쪽으로 이동하면서 실치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어선감축으로 더이상 해선망 어선들은 찾아볼 수 없고 작은 어선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 새우젓의 성구미

성구미포구는 낭장망 어업이 잘 알려져 있다. 아홉척의 낭장망 어선이 젓새우를 본격적으로 어획하는 9월이면 포구에 발 디딜틈 조차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다. 또한 설날 연휴가 끝나면 실뱀장어 잡이 그물을 싣고 나가 4월초까지 잡아내며 실뱀장어가 뜸하다 싶으면 금어기를 빼고 새우잡이를 하니 작은 포구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성구미 어업인들이 살만한 이유는 바다에서 나오는 풍요로운 수산물이 그 첫 번째 이지만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아내되는 이들의 내조 때문이다. 남편들이 잡아낸 잡어며 꼴뚜기를 성구미 포구 한쪽에 좌판을 벌여놓고 즉석에서 썰어 관광객의 입맛을 다시게 하니 그 수입이 짭짤하다.

◆ 서해안의 해 뜨는 마을 왜목포구

당진군 어업인들은 고기잡이가 수입의 전부가 아니다. 인근의 뛰어난 경관 덕에 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적지 않다.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이 그 좋은 예라 하겠다. 

이 마을은 일명 해가 서쪽에서 뜨는 곳으로 알려지면서 서해안에서 해 뜨는 광경을 신기해하며 몰려드는 이들로 북적인다. 왜목포구에서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까닭은 이 마을에서 길게 휘돌아 나가는 해안선이 동쪽을 향해 돌출해 있고 그 바다 너머로 같은 아산만에 들어 있는 경기도 화성군 땅까지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기사 발췌 : 우리바다 제363호(1998년 7월 1일 발행)


■2021년 당진

◆ 새로운 출발선에 선 장고항

어촌계원이 600여명, 150여척의 어선이 등록된 장고항은 여전히 당진을 대표하는 항구다. 봄에는 투명한 속살이 드러나는 실치를 잡기 위해 장고항 앞바다에 설치된 40여개의 낭장망에 어선들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드나든다. 찾는 이가 많아서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은 그때마다 달라진다. 이 실치가 어촌계원들 한 해 소득 80%정도를 책임진다. 

봄 실치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봄꽃게, 그리고 간재미 등이 많이 나온다. 그리고 여름으로 접어들면 바지락이 지천이다. 장고항 끝자락 노적봉 뒤편으로 펼쳐진 바지락양식장은 장고항어촌계원임을 알려주는 빨간색과 파란색 조끼를 입고서야 들어갈 수 있다.

한 망태(10㎏)에 4만원에서 6만원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대부분 개인간 거래이기 때문에 그때 필요한 양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 것이다. 올해는 나오는 양이 1/3정도 줄었다고 한다. 보통 물때에 맞춰 하루 6시간 정도 채취를 하는데 4~5년 전에는 평균 다섯 망태 이상을 했지만 올해는 세 개 정도 하면 많이 한 날이라 한다. 

장고항은 현재 많은 부분이 탈바꿈 중이다. 해양수산부가 추진하는 어촌뉴딜 300 사업에 선정되면서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중이다. 이 사업이 마무리되면 위판장이 없는 당진시에 위판장이 들어설 예정이라고 한다.

◆ 여전히 명맥을 이어가는 성구미포구

성구미포구
성구미포구

낭장망 어선들이 잡아온 수산물로 가득했던 성구미포구는 현재 그 이름만 있을 뿐 공사장으로 변했다. 좌판이 늘어서 있던 해변은 이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그럼에도 어선들은 여전히 바다에 나가서 조업을 한다. 

성구미포구를 중심으로 어업활동을 하고있는 가곡어촌계는 현재 어업인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조업을 할때만 이곳으로 모인다. 예전 포구는 출입을 할 수 없어 배만 정박해 있고 남쪽으로 500여미터 떨어진 곳에 새로운 부잔교가 완공될 예정이다. 달라진 것은 포구의 위치뿐 31척의 어선과 180여명의 가곡어촌계원들이 봄에는 주꾸미, 꽃게, 간재미를 어획하고 가을에는 새우, 대하 잡이에 나선다. 80년대까지 부족할 것 없이 풍요로웠던 바다는 매립공사로 인해 급속도로 어장이 파괴됐고 지금은 21㏊에 달하는 어업면허지에서 풍족하지는 않지만 어업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 관광어촌의 상징 왜목마을

왜목마을
왜목마을

어촌마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이 즐비한 왜목항, 7월 금어기가 시작되니 그나마 항구를 드나들던 어선들도 모두 휴식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왜목마을은 언제나 부산하다. 평일임에도 쉴세 없이 관광버스가 드나든다. 

아름다운 해변과 서해안에서 보기 드문 깨끗한 해수로 인해 해수욕장이 개장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본격적인 피서철에 접어든 모습이다. 특히 왜가리가 목을 길게 빼고 있는 모습을 닮은 마을 지형을 상징하는 왜가리목 조형물이 해변 한가운데 우뚝 서있어 왜목마을을 상징하는 새로운 관광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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