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맛의 기억을 남게 하는 맛집
잊을 수 없는 맛의 기억을 남게 하는 맛집
  • 김병곤
  • 승인 2011.02.10 10:52
  • 호수 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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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흥 도양 ‘성실 산장어 숯불구이’

전남 고흥군은 삼면이 바다로 비옥한 땅과 청정바다가 유명하다. 더구나 바닷물에서 건져 올린 풍성한 수산물들은 생활의 활력을 불러 주기에 충분하다.

고흥에는 9味(미)가 있다. 9미는 고흥에서 생산되는 전어, 참장어, 삼치, 서대, 낙지, 굴, 매생이, 붕장어, 유자향주를 말한다. 유자향주를 빼면 모두 해산물이다.

이 가운데 참장어와 붕장어가 있다. 그래서 고흥에 와서 장어요리 한 번 맛보고 가지 않으면 후회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고흥군에는 장어요리 집들이 즐비하다. 고흥군 도양읍에만 해도 20여 곳의 장어집이 있다. 이 가운데 거금도 선착장 앞에 있는 ‘성실 산장어 숯불구이’는 별미집으로 소문나 있다. 고흥군수협 조합원인 신대식씨(68)가 직접 낚시해온 산 장어를 손님 식단에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식당은 부인과 아들 신형렬씨(37)가 운영하고 있다. 8년전 골목안에 작은 식당을 열어 신씨가 직접 운영했지만 4년전 도시에 살고 있는 아들을 불러 가게를 늘려 현재의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성실 산장어 숯불구이’집은 상호와 같은 성실(誠實)을 무기로 하고 있다.

또한 주방 앞에는 ‘처음 맛 그대로’라는 문구를 붙여 놓았다. 항상 노력하는 자세로 처음 맛 그대로를 보여주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담아 놓은 것이다.

주로 여름철에는 참장어(하모)요리를 주 메뉴로 하고 있다. 여름철에 한정해서 잡히고 있는 참장어는 최고의 영양과 담백한 맛을 낸다. 장어의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다음 회칼로 잘게 썰어서 내놓은 참장어회는 아주 고소하다. 하지만 장어를 살짝 익혀 양념장에 찍어 먹는 장어 샤브샤브는 이 집만의 자랑이다.

특히 일년 내내 이 집에서 선보이고 있는 붕장어요리는 잊을 수 없는 맛의 기억을 남게 한다. 고흥산 붕장어는 청정해역에서 서식하고 사시사철 대량으로 잡혀 가격도 저렴하다. 붕장어는 주로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먹는다.

즉석에서 잡은 붕장어에 소금을 뿌려 숯불에 구운 다음 양념장을 찍어 먹으면 붕장어 살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또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굽게 되면 양념이 살에 베어 그 향이 더욱 깊다. ‘성실 산장어 숯불구이’집에서는 양념구이는 주방에서 직접 구어서 내 놓는다.

또한 원래 장어탕은 참장어를 재료로 쓴다. 전통 장어탕은 된장국에 시래기를 듬뿍 넣고 참장어를 푹 고아서 한여름 보양식품으로 애용해왔다. 그러나 이 곳에는 붕장어로 장어탕을 끓인다. 한겨울에는 장어탕의 맛이 으뜸이다. 소금구이나 양념구이를 다 먹고도 한 그릇을 뚝딱 할 정도로 맛이 일품이다.

이처럼 ‘성실 산장어 숯불구이’집은 일반 음식점에서 느낄 수 없는 깊은 맛을 자랑하고 있다. 고흥군에서 선정한 9미 맛집으로 선정돼 입소문을 통해 외지에서도 많은 손님이 찾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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