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주대토의 의미 새기며 혁신의 해로
[칼럼] 수주대토의 의미 새기며 혁신의 해로
  • 김병곤
  • 승인 2011.02.10 10:37
  • 호수 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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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곤 기자
신묘년(辛卯年) 토끼해가 시작됐다. 흔히들 양력 새해가 밝아오면 새로운 한해를 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음력 설날이 지나고 24절기의 첫 번째인 입춘(立春)이 새로운 해의 시작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새해가 밝으면 사람들은 저마다 그 해의 띠에 희망이 실리는 덕담을 나눈다.

우리에게 그려지고 있는 토끼는 인간세상과 이상세계 속에 늘 존재하고 있는 동물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솝우화와 전래동화, 민요, 동요, 동시, 동화 등 여러 각도에서 조명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정서 속에 가장 친근하게 자리 잡고 있는 동물 중에 하나다. 달 속에 불로장생의 약방아를 찧는 토끼를 그리며 근심 없는 세상을 꿈꾸어 왔다.

특히 토끼는 꾀와 영리함으로 귀결된다. ‘별주부전’에서 토끼는 꾀로써 강한 자를 물리쳤고 자신을 잡아먹으려는 호랑이에게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다고 속여 얼음판에 꼬리를 담그게 해  얼어 죽게 만드는 영특한 동물로 묘사 된다. 

우리 정서속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는 토끼의 영특함은‘두 마리 토끼’를 쫓는다는 말로 목표와 성과물 달성의 의미로서 현재까지 쓰여 지고 있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사자성어는 토끼의 지혜를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 꾀 많은 토끼가 굴을 세 개나 가지고 있어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는 뜻으로 교묘한 지혜로 위기를 피하거나 재난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토끼 같은 아내'로 장점을 치켜세워 대립이 아닌 타협을 우선하는 매력을 묘사했다. 또 자신이 닦아 놓은 길만 다니는 습성으로 한 가지 일에 빠지면 한눈팔지 않는 곧음의  ‘외곬수’로도 비유했다.

우리 수협사 속의 토끼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기록하고 있다. 1962년 창립된 수협은 63년 계묘년에 처음 결산총회를 했고 18억730만800원으로  여신업무를 시작했다.

특히 ‘어업in수산’의 전신이자 수산전문언론의 효시인 ‘수협소식’을 창간했다. 마치 큰 귀를 가진 토끼처럼 소식지를 통해 어업인들과 소통을 시작한 것이다. 1975년 을묘년에는 수산물 가격지지사업 시작과 공제 병원선 새 어민호가 첫 취항했다. 1999년 기묘년에는 외발산동 공판장을 준공했다.

올해는 수협 역시 가장 큰 한 획을 긋게 된다. 내년에 수협창립 50주년을 맞기 때문이다. 지나온 새로운 한 세기를 마감하고 또 다른 반세기와 수협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

그루터기를 지켜보며 토끼가 나오기를 기다린다는 한비자(韓非子)의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시대는 돌고 도는 것이 아니라 진화하는 것이다.

복고주의는 진화에 역행하는 어리석은 착각이라고 주장하면서 낡은 관습을 지키며 새로운 시대에 순응할 줄 모르는 사상과 사람에게 이 수주대토의 비유를 적용한 것이다.

토끼가 죽기를 기다리며 나무 기둥을 지키는 농부와 같은 부류에게 낡은 과거만을 고집하고 새로운 시대에 순응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한 격언이다.

다가올 수협 창립 50년, 우리 모두 지난 과거를 돌아보고 토끼의 지혜로 혁신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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