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만의 알짜 소득 ‘미더덕’
진동만의 알짜 소득 ‘미더덕’
  • 배석환
  • 승인 2021.06.02 18:51
  • 호수 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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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미더덕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 한 ‘어민’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96년 발행된 제334호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1999년 미더덕 양식

경남 마산시 진동만 청정해역에서는 지금 미더덕 채취가 한창이다. 수하연을 끌어올리면 알토란같은 미더덕이 물줄기를 힘차게 내뿜으며 줄줄이 올라온다. 미더덕은 매년 12월부터 채취가 시작돼 이듬해 7~8월이면 끝이 나는데 최근에는 양식방법이 개선돼 10월까지 채취하기도 한다.

미더덕은 전국 출하물량의 95%(오만당이 제외)가 이곳 진동만에서 생산되고 있다. 어른 엄지손가락만 한 미더덕의 출하량은 의외로 높아 지난해(1998년)에는 280만톤 생산에 42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처럼 미더덕이 어업인의 소득증대에 큰 몫을 하고 있지만 지난해까지만 해도 패류양식장의 해적 생물로 취급돼 양식품종으로 면허가 나지 않아 생산어민들의 어려움이 많았던 품목이기도 하다.

70년대 초 진동만의 피조개 채묘시 부산물로 생산되기 시작해 양식 방법의 개발과 판로 개척으로 수요가 늘어났고 여기에 자연산 우렁쉥이의 생산감소와 진동만 일원의 피조개 채묘 부진으로 종패 확보가 어려워지자 대체 양식품종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미더덕은 채취 후 가공(껍질제거)해 출하한다. 미더덕 양식어장 하나에 최소 5~6명이 가공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인원은 대략 600여명 정도. 미더덕 생산이 이 지방의 유휴노동력 활용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애기다.

생산이 시작되는 1~2월이 가장 비싼데 이때 서울도매가격이 ㎏당 7000원 정도가 되고 3월에는 5000원, 생산량이 많은 4~6월까지는 2500원 선으로 싸진다. 이후 물량이 줄어드는 7~8월이 되면 3000원~3500원 정도로 약간 올랐다가 가을이 되면 5000원 정도로 값이 오르는데 이때는 냉동 미더덕을 주로 출하한다.

미더덕의 우수성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대전, 대구, 광주, 부산 지방으로 나가는 것이 매일 18톤 정도가 되고 서울로도 12톤 정도가 나가는 등 소비지가 점차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진동만에서도 미더덕 생산이 가장 많은 고현 포구에는 해상 작업장에서 가공한 미더덕을 입항 즉시 출하할 수 있도록 선도유지에 힘쓰고 있다.

직접 손으로 일일이 까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미더덕이지만 이제 미더덕은 이곳 어업인들의 어두운 얼굴을 환하게 밝혀 줄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해적생물로 또 불법어획물로 취급돼 오던 미더덕이 금년부터 정식 양식품종으로 인정받음으로써 미더덕 양식사업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374호(1999년 6월 1일 발행)

◆ 2015년 미더덕 양식

미더덕 마을이라 불리는 창원시 고현마을 진동선착장. 봄부터 초여름까지 진동만에서 자라는 미더덕을 실어나르는 차들도 북적인다. 미더덕 조업은 새벽부터 시작된다. 이곳 진동항 앞바다에 떠있는 부표들은 대부분 미더덕을 생산하기위한 양식장이다.

제법 가까운 곳에 위치한 부표들은 종패를 기르기 위한 것들이고 상품가치가 있는 다 자란 미더덕은 수심이 15미터 이상 되는 곳에서 자라기 때문에 배를 타고 30여분 정도 바다를 달려야 한다.

새벽임에도 바다는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미더덕을 세척하는 기계음이다. 예전에는 미더덕을 채취하고 다시 진동항으로 돌아갔지만 지금은 무동력선(바지선)에 장비를 갖추고 양승부터 세척까지 한번에 이뤄진다.

바지선 한가운데 자리한 기계장치가 작동을 하고 바다 아래 설치됐던 그물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작은 솔방울처럼 생긴 모양새의 미더덕은 우리가 음식점에서 먹기만 했던 모습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손질전이라 그런지 먹음직 스럽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다.

작업은 혼자서도 가능할 정도로 자동화됐다. 기계안에 그물이 들어가면 미더덕이 분리되고 일정량이 쌓이면 세척통으로 이동시켜 세척에 들어간다.

하지만 불과 10여년 전만 하더라고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남성 어업인들이 그물을 끌어올리면 여성 어업인들이 분리하는 작업을 맡았는데 6명 정도의 인원이 필요했다고 한다. 새벽에 나가 밤늦도록 작업을 해야 했기에 무척 고단한 작업이었다.

※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524호(2015년 3~4월호)

◆ 2021년 미더덕 양식 현황

미더덕은 그 풍미와 감칠맛 때문에 해물육수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하지만 실제 미더덕은 가격이 비싸 일반음식점에서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다. 대신 미더덕과에 속하는 ‘오만둥이’가 사용된다. 

오만둥이는 세척 후 별다른 손질 없이 바로 식용이 가능하지만 미더덕은 대부분 껍질을 벗겨내고 사용한다. 이 때문에 가격이 비싸지고 판매량도 제한적인 것이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에 새벽부터 조업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귀한 대접을 받던 미더덕은 지난해 기록적인 피해를 입힌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자 진동만 일대에 이상조류 현상인 빈산소수괴(산소부족 물 덩어리)가 나타나면서 미더덕이 대량 폐사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더욱이 미더덕 양식장에 미더덕을 기르고 있다는 입식신고를 하기 전에 폐사가 되면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어가들이 속출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산물 소비가 줄어들면서 미더덕 양식어가에 막대한 피해를 가져왔다.

올해는 예년 수준의 생산량을 보이고 있다. 김형수 고현어촌계장에 따르면 미더덕 한줄(200미터)에서 평균 200가구(1가구 40㎏) 정도가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는 50가구가 생산되는 것에 비해 월등히 많은 양이다. 

또한 지난해 ‘2020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에서 전국 수산물 브랜드 부문 대상을 차지하면서 진동만에서 나오는 미더덕의 품질을 인정받게 됐다. 1999년 이전 해적 생물로 취급받았던 미더덕이 이제 창원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이러한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창원시와 진동어촌계가 공동마케팅을 추진하면서 올해 그 어느 때 보다 높은 출하량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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