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골 가득히 소득 올리는 ‘소래포구’
갯골 가득히 소득 올리는 ‘소래포구’
  • 배석환
  • 승인 2021.05.18 20:17
  • 호수 58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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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소래포구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 한 ‘어민’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96년 발행된 제334호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최근 우리바다 기사와 비교함으로써 어촌·어업인의 변화된 생활상을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1997년

소래포구는 수도권에 인접한 어항으로 물때에 맞춰 갯골을 따라 드나드는 어선들의 모습을 아직 자연 그대로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래서 그것이 훌륭한 볼거리가 되고 또 볼거리가 소득을 올리는 원천이 된 전형적인 어항이다.

소래포구는 ‘젓새우가 많이 나는 곳’, ‘생산자와 직거래를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소래포구에는 휴일은 말할 것 없고 평일에도 발디딜 틈 없이 인파가 몰린다. 소래항을 찾는 사람들이 적게는 하루 3000여명 많을 때는 3만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소래포구는 이제 전국적으로 알려진 ‘관광 명소’가 됐다. 여기에는 지금은 다니지 않지만 수원, 인천 사이를 연결하는 수인선 협궤열차도 한 몫을 했다. 소래포구의 주생산물은 젓새우다. 그러나 지금은 꽃게를 비롯한 각종 활선어와 젓갈, 패루 등 소래포구에서 판매되고 있는 각종 수산물은 50여종을 넘어서고 있다.

소래포구의 태동은 196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실향민들이 범선(무동력선) 10여척으로 연안에서 새우잡이를 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후 1972년 새마을 운동이 확산되면서 물량장, 선착장 등 생산 기반 시설이 확충되면서 어선수도 80여척으로 늘어났다.

이후 80년대 들어 어선수가 160여척으로 늘어났고 지금은 200여척의 어선들이 덕적도, 이작도 등 서해 특정 해역을 주 조업 구역으로 해 선단 조업을 하고 있다.

소래포구에서 판매하는 젓새우나 꽃게 등의 수산물은 선도가 좋고 알이 꽉찬 것으로 유명하다. 일일 조업으로 어획해 당일 판매하기 때문이다. 10여년 전 만해도 소래 어촌계에서 직접 수산물의 위판업무를 보았으나 위판물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부터 1986년 인천수협에서 위판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현재 소래위판장을 통해 계통출하되는 물량만 연간 1700여톤, 85억원에 이르고 있다. 단일 최대거래 품목인 젓새우 취급물량은 직거래되는 양까지 더해 2000여톤 정도이며 금액으로는 60억원 가량이다. 

또한 소래포구의 수산물과 관련된 경제 규모는 대략 1000억원대를 육박하고 있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전익수 소래어촌계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소래포구 역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외국산 수산물의 수입으로 내국 수산물의 가격 폭락이 발생하고 있으며 육지에서 흘러 들어온 각종 쓰레기가 조업 시 그물에 함께 혼획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업 어선의 증톤 문제도 조업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재 이곳 낭장망어선은 8톤 이하로 어선 규모가 제한돼있다. 

※ 기사발췌 : 우리바다 제349호(1997년 5월 1일 발행)

◆ 2015년

다소 늦은 오전 11시에 시간에 경매가 시작된다. 연중 시간이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서해안에 위치한 특성상 어선들이 들어 올 수 있는 물때가 있기에 유동적이다. 특히, 소래포구는 그 위치가 오로지 한길로만 드나들 수 있기에 경매시간이 다른 곳보다 늦다.

또한 근처 어시장에서 대부분 경매가 끝난 수산물을 가져가기 때문에 손님들이 가장 많은 시간대를 맞춰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레에 담긴 꽃게 상자가 위판장 밖에까지 줄지어 늘어서 있다. 상자는 이미 꽃게 들이 나오지 못하게 끈으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다. 9명의 중도매인들이 박세창 경매사의 손짓만을 주목한다. 경매가 시작되었다. 특유의 성대를 울리는 목소리로 가격 흥정이 시작된다. 오랜만에 보는 수신호 경매다. 

꽃게와 더불어 소라, 아나고 등도 중간에 경매가 진행된다. 아나고는 경매가 끝난 즉시 손질에 들어간다. 근처 음식점에서 바로 손님상에 선보이기 때문이다. 1차 경매가 끝이 났다. 물이 들어오는 시기라 조업을 나선 어선들이 적어서인지 30분도 안돼서 위판장이 한산해 졌다.

다음 경매 품목이 들어차기까지 잠시 휴식을 갖는다. 물론 이 시간에는 일반인들이 위판장을 가로질러 어시장으로 곧장 향할 수 있다. 어시장은 방금 경매가 끝난 수산물들이 곧바로 진열된다. 젓새우를 비롯해 꽃게, 소라 등 다양한 수산물들이 소비자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 기사발췌 : 2015년 우리바다 11~12월호

◆ 2021년 종합관광지로 탈바꿈한 소래포구

소래포구는 지금도 여전히 포구 선착장으로 수산물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서 있다. 언뜻 80년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주위 환경은 급변했다. 소래포구역이 생기면서 과거 협궤열차가 다니던 구간은 지하철이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마천루같은 아파트 단지들이 빼곡히 들어서 대도시 버금가는 유동인구 때문에 실제 소래포구를 왕래하는 인구는 과거보다 몇 배 늘었다고 한다. 또한 소래역사관, 생태공원, 신식으로 리모델링 한 어시장 등은 소래포구를 명실상부 수도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포구로 만들고 있다.

하지만 조업환경은 아직도 불편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여전히 물때에 맞춰 위판을 해야하고 포구로 들어올 수 있는 물길이 좁아 어선들의 왕래가 원활하지 못하다.

고철남 소래어촌계장에 따르면 현재 140여척 정도의 어선이 소래어촌계에 등록돼 있지만 실제 소래포구 위판장에서 경매를 하는 어선들은 40~50여척 정도라고 한다. 특히 통발어선의 90% 정도는 주위 다른 위판장에서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물때에 맞춰 위판이 가능하기 때문에 조업을 중단하고 위판장으로 향하면 그만큼 손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 소래포구 위판량이 많았던 이유는 의무상장이라는 제도 하에서 가능했던 것이지만 현재는 임의상장으로 일정 수량 이외는 다른 곳에서 판매가 가능해져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다고 한다. 젓새우 역시 소래포구 위판장에서 하루 어획되는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는 대부분 소비자와 직거래 형태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소래포구 어촌계는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다양한 수산물판로개척을 통해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어촌계회원들이 당일 어획한 수산물만 판매하는 직판장을 어시장에 만들면서 어가 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는 것. 외부 수산물 판매를 엄격히 제한하기 때문에 믿고 구매할 수 있어 소래포구를 찾는 이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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