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의 횟감 ‘우렁쉥이’
서민들의 횟감 ‘우렁쉥이’
  • 배석환
  • 승인 2021.03.03 20:40
  • 호수 57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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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바다’ - 우렁쉥이(멍게)

1996년

우렁쉥이는 극지방에서 적도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바다에서 1500여종 쯤 분포, 서식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서른 다섯 종이 흩어져 살고있는 것으로 수산계 학자들이 밝히고 있다. 이들 중 우렁쉥이·미더덕·오만둥이·개우렁쉥이 정도가 우리네 먹거리로 이용되고 있다.

우렁쉥이는 ‘암수한몸’으로 위장 곁에 정소와 난소가 나란히 붙어있다. 울퉁불퉁한 겉껍질 돌기중 원뿔모양의 돌기가 아닌 원통형에 가까운 두 개의 수관 입수공과 출수공이 있는데 산란시에는 이 중 출수공을 통해 실을 뽑아내듯 정액을 유출한다. 이때는 두 개의 수관 모두를 급격하게 수축시키면서 체내의 압력을 이용해 알과 정자를 약 50㎝쯤 길게 분출, 수정을 마친다.

평상시에는 입수공으로 먹이와 바닷물을 들이마시고 출수공은 한 것 빨아들였던 물과 함께 체내 배설물을 방출하는 역할을 한다. 이 수관들은 물속에서 육상으로 끌여올려지는 등 급작스런 환경변화나 사람의 손길이 닿으면 머금었던 물을 힘차게 내뿜기도 한다. 이런 습성으로인해 서양에서는 ‘바다의 물총’이라 불리기도 한다.

+△ 쉽지 않은 우렁쉥이 양식 동·남해안 어업인들 성공적 정착

자연산 우렁쉥이는 공업화가 가속화되던 1970년대 초쯤에 바다가 오염되면서 그 자취를 완전히 감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양식방법이 개발·보급되면서 동·남해안에서 활발히 재취되고 있어 지금도 여전히 우렁쉥이의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여름철 수온이 섭씨 25도를 넘지 않는 외양성 바다에서 주로 우렁쉥이 양식이 이뤄지고 있는데 특히 조류소통이 좋고 태풍 따위의 영향을 적게 받으면서도 진주담치나 따개비 같은 해적생물이 적은 곳이 최적지라 할 수 있다. 

양식장은 멀리서 보면 그 모양이 굴양식장과 흡사해 일반인들은 구별하기 어렵다. 종묘를 양성하는 동안 너무 밀식을 한다거나 수온 등이 맞지 않으면 비정상적으로 성장해 가끔 역삼각형이나 길쭉하기만 한 것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적정양식과 4년생 출하원칙을 지키는 어업인들이 많다.

우렁쉥이는 원형에 가까울수록 육질이 좋고 수율도 높다. 투명하면서도 붉은 빛을 강하게 띨수록 저잣거리에서 상품이라 여기는데 특히 늦봄부터 제맛이 들기 시작해 여름철이면 글리코겐 함량이 겨울에 비해 7배쯤 높아지는 등 영양가와 함께 그 맛에서도 절정에 이른다. 

해삼·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식품’으로 다량의 글리코겐을 함유하고 있으며 아미노산 균형도 고르다. 더불어 당질, 칼슘, 철, 인 등도 다른 바다먹거리에 뒤지지 않는다. 

※ 글/사진 새어민 제34권 제335호(1996년 3월호) 발췌

 

2016년

△ 바닷속에 잠겨있는 청초한 붉은 수산물 ‘멍게’

경상남도 통영은 우리나라에서 수하식 멍게 양식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곳이다. 보통 채취는 아침 일찍 시작된다. 멍게를 선별하는 바지선에 집결해 길잡이 역할을 하는 예인선과 후미에 멍게 더미를 매달 수 있는 작은 선박을 연결해 양식장으로 향한다. 

예인선에 있던 이종만 신나리수산 대표가 오래된 목조 선박으로 옮겨 타더니 긴 갈고리로 멍게가 가득 달려 있는 줄을 끌어당긴다. 바다 수면 아래 잠겨 있던 청초한 붉은 색으로 치장을 한 멍게가 한 가득 달려 올라온다. 그리고 곧바로 목조 선박에 매달아 버린다. 너무 무거워서 선수위로 끌어 올리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작은 선박이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됐다.

더 이상 멍게 더미를 매달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찼다. 선박을 예인선에 연결시키고 다시금 처음 출발 장소인 바지선으로 향한다. 그 짧은 거리를 한 시간 가량 소비하고서 처음 장소인 바지선에 도착했다. 그날 채취한 멍게가 곧바로 상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바지선과 연결된 작은 물속 저장 공간에 다시 매달에 둔다. 
“겉보기에는 깨끗한 멍게처럼 보이지만 펄이 묻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 동안 매달아 두어 펄을 제거하고 최상의 상태로 만든 다음 분리 작업을 시작합니다” 이 대표의 말이다.

이틀 정도 매달아 둔 멍게 더미가 바지선에 구비된 탈락기에 연결돼 끌려 올라 온다. 멍게 한줄은 무게만 100kg 정도라고 한다. 서로가 다닥다닥 붙어 있던 멍게들이 탈락기를 통과하자 낱개로 분리되기 시작한다. 작업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분리된 멍게가 쌓이자 곧바로 바지선의 널찍한 작업공간에 뿌려진다. 대기하고 있던 어업인들이 다시 멍게를 분리한다. 뭉쳐져 있는 것은 다시 분리하고 더불어 크기에 따라 분리하는 것이다. 분리된 멍게는 곧바로 수조차에 옮겨 담는다. 이 멍게들은 봄의 향기를 가득 머금고 전국으로 팔려나간다.


△ 알멍게? 활멍게? 우렁쉥이?

멍게는 본래 ‘우렁쉥이’라 불린다. 그런데 가장 많은 양을 채취하는 남해안에서 우렁쉥이를 멍게라 불렀고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서 언제부터인가 멍게라 칭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멍게는 일반 소비자가 접하는 방식에 따라 ‘알멍게’와 ‘활멍게’로 분류하기도 한다. 알멍게는 딱딱하고 돌기가 나있는 멍게껍질을 제거한 후 부드러운 멍게 속살만을 따로 모아둔 멍게를 알멍게라 부른다. 대부분 크기가 작은 멍게가 알멍게로 탈바꿈 된다. 활멍게는 우리들이 흔히 보아온 모습이라 생각하면 된다. 야구공 크기 정도의 붉은 멍게로 껍질을 제거하지 않은 멍게를 통칭한다.

※ 글/사진 우리바다 제531호(2016년 5~6월호) 발췌


우렁쉥이 양식의 변화

우렁쉥이 양식은 1970년대 자연산 우렁쉥이의 폐사가 급속하게 진행되자 해양수산부를 비롯한 연구기관이 강원도에서 양식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동해를 비롯해 남해 일대에 확산되면서 대규모 양식이 자리 잡았다.

새어민 제335호(1996년 3월호)에 기록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우렁쉥이 양식은 강원·경북 등 동해안 일부 해역과 전남 바다에서 718㏊쯤이고 통영을 중심으로 거제·남해·양산·고성·울산 등 남해안 어업인들에 의해 875㏊ 등 전부 1593㏊에 달하는 바다에 3만1850대에 이르는 연승수하식 우렁쉥이 양식장이 설치돼 있다고 기록했다. 이는 1㏊당 생산능력이 227톤으로 우리나라 우렁쉥이 생산능력은 연 3만6150톤쯤에 이르는 것으로 이 당시 양식시설과 생산량으로 따져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한다.

양식방식은 연승수하식으로 장방형의 긴 줄을 띄어서 바다에 고정시킨 후 긴 줄 사이로 수하식 지승을 달아 우렁쉥이를 양식하는 방식이다. 3년~4년 정도 자란 뒤 채취하는데 어업인들이 긴 줄에 달라붙어 있는 우렁쉥이를 일일이 하나씩 제거해야만 했다.

2016년 우렁쉥이 양식은 연승수하식 방식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다만 수작업으로 우렁쉥이를 분류했던 방식에서 기계를 통해 분류하는 방식으로 변화해 같은 시간 대비 생산량이 대폭 증가했다. 따라서 1996년에 비해 양식 면적이 줄어든 반면 생산량은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렁쉥이 생산량은 3만1353톤으로 생산금액은 600억8100만원으로 조사됐다. 2017년은 다시 줄어들어 2만6273톤으로 떨어졌다가 2018년 다시 3만7312톤으로 증가됐다. 지난해의 경우 3만605톤의 생산량을 보였고 631억8400만원의 생산금액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해양수산부통계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우렁쉥이 생산 양식장 면적은 총 2488㏊로 강원도가 946㏊, 전라남도 47㏊, 경상북도 765㏊, 경상남도가 668㏊ 등으로 조사됐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9년은 총 면적이 1175㏊로 2016년에 비해 절반가량 감소했다. 현재 가장 많은 생산량을 보이는 지역은 통영으로 전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통영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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