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바다’ - 조업현장
다시보는 ‘우리바다’ - 조업현장
  • 배석환
  • 승인 2021.02.03 20:18
  • 호수 57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귀족 어패류 ‘가리비’

우리바다는 지난 1963년 12월 대어민 지도를 목적으로 창간 한 ‘어민’이 그 시작이다. 이후 1975년 1월 ‘새어민’으로, 1996년 5월 ‘우리바다’로 제호를 변경했다. 지난해 웹진으로 전환해 제564호를 마지막으로 발행이 중단됐다. 어업in수산은 1996년 발행된 제334호부터 순차적으로 기사를 발췌해 어촌·어업인의 이야기를 실었던 우리바다를 매월 2회에 걸쳐 재조명한다.
 

△ 동해안의 새 명물 ‘큰가리비’

큰가리비(참가리비)는 강원도 강릉과 함북·나진 등 북녘에서는 ‘밥조개’로, 속초지역에서는 ‘밥죽’이라는 구수한 토종식 이름으로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300여종 정도가 분포·서식하는데 우리나라 산 가리비 중 가장 큰 종인 큰가리비는 활짝 펼쳐놓은 부채의 모양새를 하고 있다.

납작하면서도 넉넉한 패각에는 21~26조의 방사늑이 골지어 있고 따로 유영능력이 없는 대신에 물 속에서 도약하는 힘이 대단해 머금었던 물을 제트식으로 분사하면서 그 반동으로 한 번에 1미터가 훨씬 넘게 전진한다.

한해성 패류로 현재는 강원 북부의 고성군 연안에서부터 경북 울진군의 해역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양식돼오면서 양식 어민들에게 적잖은 소득을 안겨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40여년 전부터 양식을 시작해 이제는 고급수산식품으로 자리를 굳혔고 그 요리 종류만 해도 수백 가지에 이르고 가리비 요리책자가 서점 진열대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중국이나 프랑스 등 음식 문화가 발달한 나라에서는 고급 음식점의 간판 메뉴로 등장할 만큼 위상 정립이 돼있기도 하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소량이 생산되면서 해물탕의 한 소재로 이용되거나 그냥 맛뵈기식의 횟감 따위로 상에 오르는 등 별다른 자리매김 없이 소비되다가 본격적인 가리비 양식이 시작된 1989년에 들어서야 강원 연안에서 자연채묘를 통해 6000만 마리의 치패를 생산하면서 부흥기를 맞이했다.

이때부터 동해안 어민들은 가리비에 대한 양식 가능성을 기대하기 시작했고 수산연구기관과 선구자적인 일부 양식 어업인들에 의해 본격적인 양식기술 개발과 더불어 산업화의 길로 접어들게 됐으며 비로서 ‘밥조개에서 양귀비의 혀’로 격상됐다.

△ 가리비 생활사와 그 양식방법

강원도 연안의 가리비는 3월 상순 경부터 생식소가 발달하기 시작하다가 3월 하순에서 5월 상순 경에 산란이 이뤄진다. 이때 산란횟수는 2~3회 정도이며 산란 후 부유유생 기간은 30~40일 정도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리비의 자연채묘는 5월 중순에서 6월 중순까지 이뤄지며 8월에서 10월까지 중간육성 과정을 거쳐 이듬해 5월쯤에는 각장 5~7㎝의 크기까지 성장을 한다. 유생 부착으로부터 상품화에 적당한 10㎝의 가리비로 성장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1개월로 잡고 있다.

연구결과 유생분포 밀도가 높은 휴전선 이남의 고성군에서 주문진 연안 사이의 북한 한류 영향권 안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으며 경제성 확보가 가능한 자연채묘 수역은 강릉 금진연안을 경계로 한 북쪽해역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1994년 가리비 양식 생산량은 수하양식에 의한 어미 가리비가 588톤이고 치패생산량은 약 2억3000만 마리로 금액으로 따지면 어미 가리비는 32억원, 치패생산은 64억원으로 조사됐다. 

※ 새어민 제34권 제333호(1996년 1월 20일 발행) 발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